BookMorning (96) 썸네일형 리스트형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 _ 인어가 잠든 집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항상 생각할 거리를 듬뿍 안겨주는 작가구나 생각했습니다. 인어가 잠든 집은 불의의 사고로 사랑하는 딸이 뇌사 상태에 빠지게 된 부모의 이야기입니다. 장기기증이라는 주제와 맞물려 가족의 이야기 사회의 이야기 인간의 이야기로 점점 확장되어갑니다. 이성적으로 옳다고 여기는 것과 감성적으로 옳다고 여기는 것이 충돌을 일으킬 때 흑과 백의 논리로 무언가 판단할 수 없을 때 어떤 이야기를 해도 결론 내릴 수 없다고 생각되는데 어떻게든 결론을 내야 하는 상황이라면 우린 얼마만큼의 시간으로 그 일을 해결할 수 있을까요? 부모가 자녀의 죽음을 인정하는 것이나 자녀가 부모의 죽음을 인정하는 것은 세상 누구에게도 어려운 일이 아닐까요. 게다가 뇌사라는 단계를 접하게 된다면 수많은 갈등과 후회와 괴로움 .. [후지마루] 소설_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 길었던 휴가 기간 동안 읽으려고 빌려간 책인데 결국 휴가 끝나고 나서 가장 바쁜 시기에 읽게 되었습니다. SNS에서 지속적으로 광고가 나오니 결국 저도 궁금함에 넘어가 읽게 되더군요. 광고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체험했습니다. 시금 300엔의 사신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사쿠라 신지 동급생 하나모리를 선배 삼아 죽은 자 들의 미련을 풀어주고 편안하게 여행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죽은 자 들을 다루는 이야기들 중에 꽤 새롭게 접근한 방식이었습니다. 죽음을 마주하며 살아갈 방법을 찾아가는 사쿠라의 마음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덧 제 자신도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되더군요. 무거운 소재를 가볍게 접근하는 방식이 이야기를 읽어가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가벼운 접근이라고 해도 주제를 벗어나거나 작.. [김영하]_ 에세이, 여행의 이유 여행을 다닐 때마다 읽을 책을 가져갑니다. 쉬기 위한 여행을 하는지라 여유 있게 책 읽을 시간은 충분하거든요. 이번 여름 여행엔 기형도 님의 시집과 이 책을 가져갔어요. 아무래도 여행이라는 공통 주제가 있다 보니 이 책이 더 와 닿았습니다. 김영하 작가님의 소설은 제 취향과는 조금 달라서 많이 읽지는 못했어요. 하지만 여러 매체에서 만나는 작가님의 말솜씨는 충분히 매력적이고 저를 사로잡을만했습니다. 그저 말이 유창하다기보다 경험을 통한 지식이 풍부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에세이라는 장르에는 작가님의 그런 풍부함이 잘 드러날 것이라 기대했고, 읽어보니 기대를 충족시키고도 남는 좋은 글이었습니다. 한 문장 한 문장 작가님의 생각과 경험이 드러날 때마다 공감하고 깨닫기도 하고 나는 어떠했던가 생각.. [베르나르 베르베르] 소설_ 죽음(1,2) 베르나르의 작품은 이야기 마무리 때문에 항상 실망 아닌 실망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작이 나올 때마다 안 읽고 넘어가지를 못하네요. 사실 이 작품은 표지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구입했습니다. 제가 반짝이는 걸 참 좋아하거든요. 이 작품은 갑자기 죽음을 맞은 가브리엘 웰즈(의 영혼)와 영매 뤼시 필리피니가 누가 자신을 죽였는지를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이 지구에는 인간과 인간 수의 50%에 달하는 영혼이 함께 살고 있다는 설정이지요. 이야기를 읽다 보니 해리포터가 다니던 호그와트 마법학교가 생각났습니다. 사람과 영혼이 공존하는 공간적 배경이라 조금 어색했지만 작가는 참 많은 것에 관심을 두고 연구하는구나 놀랍기도 했습니다. 누가 자신을 죽였는지 찾아가는 과정은 가볍게 넘어갑니다. 추리 소설이 아.. [하정우] 에세이_걷는사람, 하정우 연예인이 쓴 글은 잘 읽지 않는 편입니다. 아마 이 책이 처음 아닐까 싶네요. 여러 가지 건강 문제로 제대로 된 운동을 못한 지 꽤 오래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건강악화라는 종착점에 다다르더군요. 이 악순환에서 빠져나오고자 선택한 것이 '걷기'였습니다. 우선 하루만 보 이상 걷기를 한지 한 달쯤 되었을 때 이 책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하정우 씨는 글을 매우 편하게 쓰는 사람이더군요. 자기 이야기를 술술 전해주는 재미난 사람이란 느낌이 들었습니다. 책의 1/2 정도는 걷기에 대한 생각 자신이 실천하고 있는 걷는 방법 등을 이야기해주는데, 그 이야기들을 읽고 나니 그래 이거야! 싶은 생각이 들면서 저도 당장 2만 보 걷기를 시작했습니다. (하정우 씨는 기본 3만 보더라고요) 저의 관심사와 시기 책의 내용과 .. [미야베 미유키] 소설_솔로몬의 위증(사건, 결의, 법정) 미미 여사님의 글은 워낙 유명한 작품이 많지만 저는 올해야 재미를 들린지라 몇 권 읽어보지 못했어요. 이왕 재미들린 김에 박차를 가해보고자 솔로몬의 위증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런 정보 없이 도서관 서가를 구경하다가 이 책이 꽂혀있었기에 뭐.. 두껍지만 읽을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아하하, 이 책은 세 권짜리였습니다. 서가에 두 권만 꽂혀있어서 당연히 두 권 완결 작품이라 생각했어요. 막 바빠지는 시기에 장편소설을, 그것도 세 권짜리를 뭣도 모르고 시작한 것입니다. 힘들긴 했지만 연체 안되고 제 때 제 때 잘 읽었다는 데에 묘한 성취감을 느꼈습니다. 솔로몬의 위증은 공립 중학교가 배경입니다. 등장인물도 중학교 3학년 학생들입니다. 작품의 제목을 보면서 지혜로움의 상징인 솔로몬과 '위증'이라니 묘하게 .. [후지노료코, 카네코다이치] 일드_ 동인녀(腐女子), 무심코 게이에게 고백하다 독특한 드라마를 보았습니다. 제목부터 이게 뭐지? 하는 느낌이 듭니다. 동인녀, 우리나라에서는 同人女 이런 한자를 사용하죠. 원래는 같은 생각을 가진 여성 집단을 표현하는 말이었지만 요즘은 여성 오타쿠, 특히 BL 물을 즐기는 여성분들을 비하하는 표현으로 사용되고 있죠. 일본에서는 腐女子(후죠시)라는 한자를 사용하는데 한자를 소리 나는 대로 읽으면 부녀자라고 읽게되요. 썩을 '부'자인데 간혹 우리나라에서 일반적으로 여성분들을 표현할 때 사용하는 부녀자와 혼동하여 사용되어 표현이 좀 어색하게 느껴질 때도 있었습니다. 미우라는 BL 물을 너무나 좋아하는 학생이며 안도는 게이이며 결혼한 중년의 애인이 있습니다. 서로 들키면 안 되는 정체성을 갖고 조심스레 살아가고 있었지만 어느 날 미우라가 서점에서 BL 만화.. [이기주]글의 품격_삶이 곧 하나의 문장이다 이기주 작가님의 책을 읽으면 항상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아이들은 아직 완성되지 못한 문장을 사용하고 생각지 않은 말을 던지면서도 인지하지 못하는 존재라서 평소 말과 글로 인한 스트레스가 매우 심한 편이지요. 하지만 아이들 탓을 할 수도 없고 그저 언젠간 제가 가르치는 아이들이 말을 소중히 다룰 줄 알게 되길 바라고 가르칠 뿐입니다. 이런 제게 이기주 작가님처럼 한 글자 한 글자 세심하게 골라내고 조심스럽게 사용하는 분을 만나면 마치 가문 땅에 단비가 내리는 기분이 들어 매우 행복해집니다. 글쓰기와 관련된 책들을 꽤 읽어보았지만 이 책은 과연 글쓰기와 관련된 책일까 의구심이 듭니다. 기존의 책들과는 확연히 다르고 이기주 작가님의 작품들과는 같은 뿌리를 두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누군가 나에게 세심하게 .. 이전 1 ··· 3 4 5 6 7 8 9 ··· 1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