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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Morning/일본문학

[미야베 미유키] 소설_솔로몬의 위증(사건, 결의, 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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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여사님의 글은

워낙 유명한 작품이 많지만

저는 올해야 재미를 들린지라

몇 권 읽어보지 못했어요.

 

이왕 재미들린 김에

박차를 가해보고자

솔로몬의 위증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런 정보 없이

도서관 서가를 구경하다가

이 책이 꽂혀있었기에

뭐.. 두껍지만 읽을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아하하, 이 책은 세 권짜리였습니다.

서가에 두 권만 꽂혀있어서

당연히 두 권 완결 작품이라 생각했어요.

 

막 바빠지는 시기에 

장편소설을,

그것도 세 권짜리를

뭣도 모르고 시작한 것입니다.

 

힘들긴 했지만

연체 안되고 제 때 제 때

잘 읽었다는 데에 묘한 성취감을 

느꼈습니다.

 

 

솔로몬의 위증은 

공립 중학교가 배경입니다.

등장인물도 중학교 3학년 학생들입니다.

 

작품의 제목을 보면서

지혜로움의 상징인 솔로몬과 '위증'이라니

묘하게 비틀어진 느낌을 받았습니다. 

 

공립학교가 배경이고

학교폭력이란 소재가 나오다 보니

과하게 집중하여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도 어린 시절

학교폭력 피해자였고, 

 

한 5년 정도 학생인권부장 업무를 맡으며 

학교폭력 사건들과 밀접하게 지내다 보니

그저 소설 속 이야기로 볼 수는 없었지요.

 

1권 '사건'은 한 학생의 죽음과

여러 인물 소개와

이런 일이 생겼을 때 

흔히 벌어질 수 있는 사건들로

엉망진창이 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템포가 느리기도 했고

실제 상황들과 연결시키다 보니

가장 읽기 힘들었던 파트였습니다.

 

2권  '결의'는 

그 죽음은 자살인지 타살인지 

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사람은

정말 죄가 있는 건지

학생들이 직접 교내 재판을 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솔로몬은 여기서 등장합니다.

(솔로몬이 이야기 속 이름은 아닙니다.)

 

3권 '법정'은

힘들게 준비한 교내 재판이 진행되면서

여러 의문들이 해결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긴 호흡의 작품이지만

흐트러짐 없이

잘 짜여있었습니다.

역시 미미 여사님 

대단하다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읽으면서 계속 머릿속에

맴돌았던 생각은

주인공들이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들의 재판 준비는 훌륭했고

재판 과정도 참 멋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직업을 가졌는지라

중학생들이 과연 이런 재판을

진행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학생들은

매우 우수한 전교 1등 급의 

학생들이긴 합니다만

그 사실이 위화감이 느껴지는 것을

없애주지는 못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라면

충분히 받아들여질 것 같은데

중학생이라는 것은

제 입장에서 많이 아쉬운 점이었습니다. 

 

사서님과도 이런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는데

중학생이나 고등학생이나

비슷하지 않아요?라고 하셨어요.

아마 저랑은 생각이 다르신 것 같았습니다.

 

소설 속에서 현실감을 찾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일지도 모르겠지만

사건 자체가 너무 현실 속 이야기라

등장인물에게서도 그런 것들을

찾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건과 사건이 맞물려 돌아갈 때

자신을 위해 짜깁기를 하고

자신의 틀에 맞춰가는 순간이

가장 위험한 일이죠.

 

소설 속 이야기가 현실에서도 

비일비재하는 것이

더욱더 슬프고 답답하게 

느껴지던 작품이었습니다. 

 

무거운 책 덕분에

팔목에 건초염이 생겼어요.

당분간 이리 두꺼운 책은

삼가여야겠습니다. 

 

 

 

 

 

 

TMI - 1권 693페이지, 2권 668페이지, 3권 675페이지 (총 2036 페이지)

      독서마라톤에 참가했더라면 단박에 페이지 채울 수 있었는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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