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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 & Jour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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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프로치(approach) 노트 라이트(note lite) 사용 후기 만년필로 필사를 하고 싶어서 만년필 전용 노트를 구입했어요. 사고 싶었던 건 몰스킨이었는데 좀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가성비 좋은 제품을 먼저 써보는 게 낫겠더라고요. 가성비 좋은 만년필 전용 노트라고 많이들 추천하시길래 approach note lite 세 권 세트를 구입했고 방금 도착했어요. 가격은 인터넷 가격 16,500원입니다. 가운데가 좍 펼쳐져서 글씨 쓰기는 편할 것 같아요. 사실, 종이를 만져볼 때부터 살짝 거친 느낌이 들어서 실망했는데 만년필을 꺼내 글씨를 써보니 펜촉에 걸리는 느낌이 드네요. 뒷 장에 비치진 않아요. 뒤 비침을 최소화하려고 일본의 고품질 필기용 종이를 사용했다는데 잘 모르겠어요... 새 노트 첫 필사로 양광모 시인의 '눈물 흘려도 돼'라는 시를 써 보았습니다. 한 바닥 가..
[필사] 안도현 _ 꽃 만년필 전용 노트는 언제 도착할까요.. 얼른 새 노트에 끄적끄적 하고 싶은데 말이에요. 살아남으려고 밤새 발버둥을 치다가 입 안에 가득 고인 피, 뱉을 수도 없고 뱉지 않을 수도 없을 때 꽃은, 핀다 시인의 언어는 언제나 가슴 한 구석을 꾹꾹 누르고 지나갑니다.
토카치 천 년의 숲 - 2012년 여름 여행 외장하드 파먹기 #13 여름 여행 셋 째날은 홋카이도 가든쇼를 보기 위해 토카치 천년의 숲(十勝千年の森)에 다녀온 날이에요. 2012.08.08 천년의 숲은 위치가 애매한 곳에 있어서 토카치 시미즈 역에서 택시를 타기로 했어요. 역 앞에 대기 중이던 택시를 탔는데 기사님께서 매우 친절히 이런저런 설명도 해주시고 재밌는 이야기도 해주셨어요. 미터기는 3,000엔 이상 나왔지만 가든쇼 기간은 2,500엔을 받는다고 하셨어요. 티켓을 어쩜 이렇게 예쁘게 만들었는지 딱 제 취향이라 지금도 고이고이 잘 모셔두고 있어요. 정말 하늘의 파란색과 정원의 초록색이 모두 제게 쏟아지는 것만 같았어요. 가든이라 약간의 언덕 정도만 있어서 걷기도 너무 좋았고요 흐르는 물소리도 듣고 저 푸른 초원 위에~ 하늘 좀 보세요 이 모..
[필사] 안도현 _ 바닷가 우체국 갑자기 그런 날이 있잖아요. 뭔가 막 끄적이고 싶은 그런.. 만년필을 쓰고 싶어서 책장을 뒤져 노트를 하나 찾아냈어요. 그리고 좋아하는 시 한 편 필사해 보았답니다. 오랜만에 만년필을 쓰니 기분이 좋아요. 잉크를 더 사놔야겠네요.
구시로(Kushiro) - 2012년 여름 여행 외장하드 파먹기 #12 여름의 초록을 즐겨보고자 쿠시로를 다녀온 날 이야기입니다. 사진 중 멋지게 찍힌 것들 몇 장은 남편이 찍은 거예요. 제건 똑딱이 남편 건 데세랄이라 사진 심도가 매우 다르답니다. ㅎㅎㅎㅎ 2012.08.07 기차 타기 전 소프트크림을 먹었어요. 당시 280엔이었으니 단순히 아이스크림 가격으로만 생각하면 비싸다고 생각될지 모르겠지만 한 입 먹어보면 얼마든지 비싼 값을 치를 의지가 생긴답니다. 농후한 밀크의 고소함과 부드러움, 게다가 쫄깃한 식감까지 아... 말이 필요 없는 맛이랍니다. 쿠시로까지 타고 갈 수퍼오오조라호예요. 지정석 티켓을 꽂아놓으면 돌아다니시면서 확인하세요. 요즘은 다른 형식의 일정표를 사용하지만 이땐 이렇게 간단히 작성해서 다녔네요. 제가.. 계획표 꼼꼼히 짜 놓고..
[김훈] 소설_ 달 너머로 달리는 말 2021_4 이전에 김훈 작가의 작품 중 칼의 노래, 남한산성, 현의 노래 세 권을 읽어봤어요. 그땐 그의 화법이나 이야기 진행 방식이 꽤 마음에 들었었는데 이 작품은 결이 너무 달라서인지 읽기 힘들었고 특히 (출판사 소개에도 있듯이) 문명과 야만의 뒤엉킴에 대한 표현이 많이 힘들었어요. 소설을 읽다가 중간에 포기하는 건 난생처음이 아닐까 싶은데요 굉장히 초반에 표현에 의해 속이 너무 메스꺼워져서 덮을 수밖에 없었어요. 아마 작품 자체는 굉장히 흥미롭고 괜찮았을 거라 생각해요. 예를 들어 피가 난자하는 영화를 못보는 사람처럼 저는 이 작품을 끝까지 읽을 수가 없었던 것뿐이랍니다. 앞선 작품들과 결이 같을 것이라 생각한 것이 잘못이었던 거죠. 전 제대로 읽어보지 못했으니 출판사 블로그 관련 포스팅 페이지를..
[허수경]시_ 허수경 시선 2021_3 허수경 시인의 시를 모아 영문 번역과 함께 실어놓은 책이에요. 허수경 시인의 시를 여러 편 읽어본 건 이번이 처음인데 꽤 깊게 빠져버렸어요. 시인은 결이 참 곱고 선하고 아름답지만 그만큼 서글프고 외로운 분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비가 오는 것도 아니었는데 머리칼은 젖어서 감기가 든 영혼은 자주 콜록거렸다.' 돌이킬 수 없었다란 시의 한 부분이에요. 이 시를 읽다가 이 표현에서 벗어나질 못하겠더라고요. 시인이 어떤 생각으로 이 시구를 썼는지 알 수 없지만 어딘가 있었을 기억하지도 못하는 심연의 슬픔이 갑자기 수면 위로 튀어 올라온 것같이 뭐라 설명하기 힘든 마음이 마구 마구 흔들리더군요. 책 앞 뒤에 실린 추천사나 해설을 그리 즐겨 읽진 않아요. 하지만 이 시집에 실린 김수이 평론가님의 해설..
[마이클 샌델] 인문_ 공정하다는 착각 2021_2 무조건 믿고 사는 마이클 샌델의 책입니다. 제목을 어쩜 이렇게 잘 짓는지 제목을 마주한 순간 꼭 읽어야겠다 마음먹게 돼요. 이전 책들 제목도 정말 잘 만들지 않았나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정의란 무엇인가' '완벽에 대한 반론'(이건 못 읽은 책이네요) 이 책은 정답이 있는 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서 책을 읽는 동안 독자는 끊임없이 생각을 해야 해요. 그러다 보니 그리 두껍지 않았는데도 시간이 조금 걸리긴 했어요. 첫 장은 정치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능력주의의 실체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시작합니다. 지금의 내 위치는 과연 나 혼자의 노력과 능력으로 쟁취한 것인가? 그렇다면 아메리칸드림을 이루지 못한, 상대적으로 낮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노력하지 않아서(게을러서) 성공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