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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Mor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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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다 슈이치 원작, 이상일 감독] 영화 분노 요시다슈이치 소설 분노를 먼저 읽었습니다.제목을 보며 누가 누구를 향한 분노일까 .. 대상이 누구일까 생각했죠.하지만 이야기는 분노란 누군가로 인해 생길 것이란 흔한 관념을 깨버리고맙니다. 원작이 워낙 뛰어나서 영화를 보면 소설과 괴리감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의미없는 우려였습니다.소설이나 영화 모두 뛰어나 충분히 빠져들 수 있었고,너무 깊이 들어간 탓에 인간이란 어떤 존재일까 생각하느라 오랫동안 우울함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이야기 속에는 세 가지의 만남이 나옵니다.작가는 세 사람 중 누가 범인이라고 결정하지 않고 글을 썼다고 했습니다.마지막에 누가 범인이 되어도 어울리도록 이야기를 진행했다고하니,누가 곁에 있는 사람을 아프게할지 왜 그리 걱정되고 불안했는지 이해가되더군요. 사랑하는 가족과, 사랑하..
[아야노 고] 영화, 그곳에서만 빛난다 홋카이도 홀릭입니다.중독자처럼 홋카이도를 찾아다니고 헤메고 다닙니다.그 중에 하코다테라는 곳을 가장 사랑하고, 언젠가 그곳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애정하는 두 배우가사랑해 마지않는 하코다테를 배경으로 영화를 찍었다는데알고나서도 안 볼 이유가 없었지요. 삶이 지옥인지, 지옥이 삶인지 알 수 없는 타츠오와 치나츠그곳에서 만난 두 사람은 한 눈에 빠져들고맙니다.서로의 상처를 알아보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랑일지 동정일지 자신의 반영을 바라보는건지 알 수 없는 모호함이서로를 바라보게 합니다. 영화를 보다보면 가슴이 죄어와 답답해집니다.차라리 펑펑 울어버릴 수 있다면 좋겠는데, 특히나 치나츠의 삶은눈물로 마주한다는 것이 사치스러울 정도입니다. 평범하게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모..
[고영성] 어떻게 읽을 것인가 독서를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은게 언제쯤이었을까? 좋아하는 책을 읽고,언니가 읽던 책을 따라 읽고,아버지께서 읽던 책을 꾸역꾸역 읽어가기 시작했었는데,독서는 성취감이기도 했고도피처이기도 했다. 이런 인간이다보니책읽기 관련 책을 읽어야겠다는 필요성을 느낀 적이 없다.이 책을 집어든 이유도 그 필요성이 아니라'고영성' 작가님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었다. 중간에 그만둘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며 읽기 시작했는데한 자 한 자 꼭꼭 씹어먹으며 끝까지 다 읽고말았다. 아, 이렇게도 쓸 수 있구나.독서법을 뇌과학과 연관지어 설명하다니!뇌과학, 관심도 많고 공부하고싶어하는 분야였는데역시 작가님 멋지다!! 혼자 감탄하며 책장을 넘기며 좋은 책 읽었다.. 뿌듯해졌다. 책을 읽고 이렇게 간단한 독후감같은 글을 쓸 때목차를 쓴 적..
[니시 가나코] 아이 i 아이 (i) 예전에 니시 가나코의 '사라바'를 인상깊게 읽었던 기억으로다시 한 번 그의 작품을 찾아보았다. 보통 일본 소설을 읽다보면자기 자신에 집중된, 시공간이 좁은 느낌이 많이 드는데작가가 살아온 생활의 범위가 넓어서인지내가 알고 있는 일본 소설들 중에는꽤 넓은 공간을 가지고 있었다. 입양된 아이 '아이'는 자신이 선택받았다는 것과자신이 살아있는 것에 감사를 넘어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었다. 이렇게까지 생각할 수 있을까? 라고 생각했지만이내 그럴 수도 있겠구나 이해하게되는 캐릭터였다. '아이'의 부모가 잘못한 것은 없다. 하지만 그들이 보지 못하고 간과한 것들이 있었다.'아이'는 그것으로 괴로워했고, 뒤틀린 시각을 가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사람들의 '선행'은 어떤 옷을 입고 있는가?나의 '선행'은..
[이시가리 미키오] 보노보노의 인생상담 보노보노의 인생상담 다양한 보노보노 시리즈들 중 한 권을 골라 읽어보았다.귀여워서.. 인생상담이란 것이 다 같은 말일테지 생각하며가벼운 마음으로 읽었는데,이 귀여운 녀석이 의외로 마음을 편하게 해주었다. 보노보노의 답변은 직접적인 해결책이 아니다.그냥 가볍게 질문 하며 휙 의견을 던질 뿐이다. 왜?이건 꼭 그래야하는거야?안하면 안되는건가?누가 그렇게 해야한다고 정한거야?인생을 꼭 열심히 살아야해? 우리를 힘들게 하는 고민들은스스로 만든 것들이 대부분이고스스로 놓아버릴 수도 있는 것들 아닌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장난같은 저 질문에계속해서 답할 수 있다면,마지막엔 각자 원하는 해결점에 도달할 것이다. 답할 수 없는 질문이라면거기서 멈추면 되는거고.. 복잡한 생각이 들 때마다 보노보노가 뭐라 질문할지 생각..
기욤뮈소 - 브루클린의 소녀 오랫만에 기욤뮈소의 소설을 읽었다. 변함 없이 그는 훌륭한 이야기꾼이었고 그의 이야기 속에는 아름다운 사랑이 있었다. '그리고 그 여자는 내게서 도망쳤다...'라는 첫 꼭지 제목을 보며 예전같이 시공간을 뛰어넘는 이야기가 나오려나 예상했지만, 작가는 생각지도 못했던 스타일로 이야기를 끌고나갔다. 이 작품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하는 두 인물의 행동 스타일을 비교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형사적으로 접근하는 전직 형사 마르크와 소설가로서 인물을 구상하듯 접근하는 라파엘. 두 사람이 안나를 찾아가는 과정이 매우 전문적이고 매우 사실적이라는 생각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다. 안나가 사라졌다는 사실에 더해 여러 사건들과 인물들이 맞물려 돌아갈 땐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였다. 기욤 뮈소의 소설이 이런 스타일이었나....
몬테로소의 분홍 벽 - 에쿠니 가오리 몬테로소의 분홍 벽 - 에쿠니 가오리 서점에서 예쁜 분홍색의 표지를 보는 순간 어! 사야겠다 생각하며 책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다가가보니 에쿠니가오리의 동화책이었어요. 정말 애정하는 작가분이라 새책이 나오면 항상 구입하는데 이런, 동화책 그것도 그림동화책을 냈으리라고는 생각치 못했습니다. 고양이 '하스카프'는 게으른 고양이 처럼 보이지만 꿈꾸는 고양이, 모험하는 고양이입니다. 책을 읽다보면 살짝 엽기적으로 보이는 행동도 참으로 우아하게 하고 말하고 생각하는 것도 정말 기품있어 보이는 고양이의 행적을 조용히 뒤따라 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게 될거에요. 종이가 매우 두껍고 그림이나 컬러도 매우 선명해서 일반 그림책과는 조금 다른 느낌입니다. 내용이 짧아서 금방 읽게 되지만 먼 여행을 다녀온 듯한 느낌..
Grit-앤젤라 더크워스(Angela Duckworth) Grit - 앤젤라 더크워스(Angela Duckworth) Grit이란 성장(Growth), 회복력(Resilience), 내재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 끈기(Tenacity)의 줄임말로 성공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투지를 나타내는 말이라고 한다. (네이버 시사상식 사전) 워낙 이쪽 분야에 관심이 있기도 했지만 저자가 학생들을 통해 중요한 것을 깨닫고 연구를 시작했다는 것을 듣고 내가 배울 것이 충분히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0년이 넘는 종단연구 결과라 신뢰감을 가질 수 있었고, 매년 만나는 학생들을 보며 그들의 GRIT을 알아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갖고 페이지를 넘기기 시작했다. 서문에서 맥아더 펠로상(일명 천재에게 주는 상)을 받은 날, 항상 엄하게 대하여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