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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th Hokkaido_ #12 Fratello di Mikuni 두 번째 아침 식사 2019.08.05 여행의 첫 일정으로 잡았던 Mikuni에서의 일정이 끝나는 날입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바깥 산책을 나왔습니다. 처음 맞이했던 아침은 날씨도 좋았고 1박이 남은 상태여서 기분이 많이 좋았는데 오늘은 날도 흐리고 떠나는 날이라 기분이 가라앉는 것 같네요. 차 하나 없는 도로도 한적하다기보다 조금 쓸쓸하고 언덕 위의 레스토랑도 이젠 서먹해지는 느낌입니다. 다이세츠 모리노 가든 레스토랑& 빌라(Fratello di Mikuni) 라고 쓰여있네요. 달님은 떠났는데 달맞이 꽃은 남아있습니다. 한 여름에 민들레를 만나다니 어색하지만 반갑습니다. 미쿠니에서의 두 번째 아침식사를 하러 레스토랑으로 올라왔습니다. 주차장 쪽 작은 화단에 핀 보라색 꽃이 예쁘네요. 라벤더 같아요. 비누풀이라니 이름 한 ..
[김영하]_ 에세이, 여행의 이유 여행을 다닐 때마다 읽을 책을 가져갑니다. 쉬기 위한 여행을 하는지라 여유 있게 책 읽을 시간은 충분하거든요. 이번 여름 여행엔 기형도 님의 시집과 이 책을 가져갔어요. 아무래도 여행이라는 공통 주제가 있다 보니 이 책이 더 와 닿았습니다. 김영하 작가님의 소설은 제 취향과는 조금 달라서 많이 읽지는 못했어요. 하지만 여러 매체에서 만나는 작가님의 말솜씨는 충분히 매력적이고 저를 사로잡을만했습니다. 그저 말이 유창하다기보다 경험을 통한 지식이 풍부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에세이라는 장르에는 작가님의 그런 풍부함이 잘 드러날 것이라 기대했고, 읽어보니 기대를 충족시키고도 남는 좋은 글이었습니다. 한 문장 한 문장 작가님의 생각과 경험이 드러날 때마다 공감하고 깨닫기도 하고 나는 어떠했던가 생각..
20th Hokkaido_ #11 Fratello di Mikuni 두 번째 저녁식사 너무 뜨거운 날의 산책으로 기진맥진해진 우리는 첫날 아사히카와 공항 발로레 시안에서 구입한 스위츠 요모기 까눌레를 먹기로 했습니다. 아침에 오픈한 마카롱 상자도 딱 제 취향인 듯 예뻤는데 까눌레 상자도 참 예쁘네요. 이렇게 생겼어요. 까눌레의 원래 프랑스어의 뜻은 세로로 홈이 파인 틀 모양의 이름이래요. 요모기는 쑥! 겉바속촉의 진수 발로레시안의 까눌레는 어떤 맛일지 궁금해집니다. 한 개씩 먹기로 하고 수납장에 있던 나무 접시에 올려놓았습니다. 스위츠는 역시 우유랑 함께 먹어야죠. 살짝 보이는 연둣빛이 바로 쑥이에요. 쑥 까눌레라니.. 정말 궁금해서 사진 찍고 얼른 먹어보았어요. 겉은 바삭 이라기보다 쫀득하고 두터운 느낌이었고요, 속은 그야말로 떡이 들어있는 느낌이었어요. 어쩜 이렇게 쫀득쫀득 식감이 훌..
20th Hokkaido_ #10 다이세츠 모리노 가든 산책(3) feat. 점심식사 더위도 피하고 밥도 먹을 겸 출구로 나왔습니다. 점심시간만 운영하는 식당이에요. 그도 그럴 것이 가든이 저녁 5시면 문을 닫거든요. 여행 오기 전 홈페이지에서 확인하고 먹을 메뉴를 정해왔는데 약간의 변동이 있네요. 주문하고 창가 자리에 앉아서 기다리면 가져다주세요. 치우는 건 셀프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가츠동이 있어서 주문해보았어요. 약간 걱정되긴 했지만 그래도 여느 관광지 식당들과는 다르겠지 생각하며 먹어봅니다. 보통 가츠동은 소스가 밥까지 덮을 정도여서 촉촉한 편인데 여긴 독특하게도 밥 위에 가츠를 올려놓기만 한 가츠동이었어요. 기대와 달라서 조금 실망은 했지만 밥은 맛있었어요. 서방이 젤라또를 무척 좋아하는데 이곳에도 젤라또 가게가 있길래 들어가 보기로 합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전 소프트크림 파입니..
20th Hokkaido_ #9 다이세츠 모리노가든 산책(2) 아침 햇살이라고는 절대 믿기지 않는 한여름의 작열하는 태양과 함께 하다 보니 기대하던 곳에 도착했습니다. 제가 이곳에 오고 싶었던 이유는 레스토랑도 빌라도 아닌 바로 이 숲의 목금입니다. 반대편에 새로운 곳이 생겼네요. 목금을 보고 내려와 가보기로 합니다. 이쪽으로 올라가래요. NTT Docomo CM 2010년인가요? NTT DOCOMO 광고를 보며 이 곳을 알게 되었어요. CG 없이 One Take로 촬영했고 무슨 상도 받았다고 했던 것 같아요. 요 귀여운 녀석이 연주하는 곡이 제가 너무나 사랑하는 작곡가 바흐의 곡이지요. Jesu, Joy of Man's Desiring 제목은 모르셔도 어디선가 한 두 번쯤 들어보셨을 곡일 거예요. Jesu, Joy of Man's Desiring 저도 작은 공 굴..
20th Hokkaido_ #8 다이세츠 모리노가든 산책(1) 약간의 충격을 안겨준 아침 식사를 마치고 드디어 가든 산책을 시작합니다. 빌라 체크인할 때 받은 입장권입니다.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입장권이에요. 나무를 엮어 만든 벽이 인상적인 가든 입구 지금 시기에 개화 중인 꽃 사진과 이름입니다. 인스타그램 포토 콘테스트가 있네요. 테마는 여름, 하늘, 꽃 한 번 도전해 볼까 생각했지만 그냥 포스터만 구경하고 지나갑니다. Phlox paniculata 'Junior Bouquet' 풀 협죽도 '주니어 부케' 꽃이 별 모양이라 실제로 보면 참 예뻐요. 풀 협죽도를 검색해보니 재미있는 이름이 참 많더라고요. baby face 라던가 blue boy 같은 이름이요 종류가 너무 많아서 한 번에 보기 힘들 정도인 꽃이었어요. 숲을 거닐다 보면(정원이었지만) 서로 다른 식..
20th Hokkaido_ #7 이탈리아식 아침식사 아침 산책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이제 아침 식사를 하러 레스토랑으로 올라갈 시간입니다. 구름이 무지개처럼 하늘을 장식하고 있네요. 연둣빛으로 가득한 언덕 푸른빛으로 가득한 하늘 레스토랑의 배경이 이렇게 아름답다니 이 곳은 주변 환경이 열 일 하는 곳이네요. 레스토랑 바로 옆에는 다이세츠 산 연봉을 볼 수 있는 뷰 포인트가 있어요. 그 자리에서 사진 찍으라는 푯말도 세워져있답니다. 같은 장면이지만 셔터를 멈출 수가 없습니다. 자리를 안내받고 앉아서 창밖으로 보이는 다이세츠산을 다시 한번 바라보며 감탄의 감탄을 합니다. 4년 전 방문했을 땐 비가 많이 왔던 터라 이렇게 확 트인 전경을 보지 못했었기에 즐거움이 두 배가 되는 것 같아요. 이제 아침 식사를 시작합니다. 식전 주스로 토마토 주스가 나왔습..
20th Hokkaido_#6 아침 산책 2019.08.04 유리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에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이른 시간인데도 하늘은 벌써 하루를 시작할 준비를 마친 것 같아 서둘러 아침 산책을 하기로 했습니다. 홋카이도의 하늘은 두말하면 잔소리죠. 파란 하늘과 양떼구름이 눈을 시원하게 해 줍니다. 어제 초저녁 멀리서 보기만 했던 메밀밭과 해바라기 밭 쪽으로 가보려고 합니다. 가든 입구에서 주차장 방향으로 가는 길 곰 가족과 여우 조각이 있어요. 어제 창밖으로 지나간 여우가 생각나네요. 계단을 내려와 주차장 쪽으로 도깨비가 좋아한다는 메밀꽃이 잔뜩 피어있어요. 걸어가는 길가에 키가 작은 달맞이 꽃이 피어있었어요. 이 아이는 아직 달을 보고 있나 봐요. 이른 아침이라 차가 없기도 하지만 워낙 차가 다닐만한 길이 아니라서 용감하게 도로 중앙에서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