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0.07
이번 여행은 짧은 일정이라
벌써 여행의 후반부가 되었습니다.
다섯째 날 아침이 밝았어요.
오늘 아침엔 독특한 곳에
가보려고 해요.
주말 동안 사람들로
더욱 북적였을 스스키노의
한 골목입니다.
밤의 스스키노
주말의 유흥가 골목의 모습과는
매우 상반된
월요일 아침의 한산한 분위기가
한적한 듯 쓸쓸한 듯
묘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너무 작은 곳이라
지나칠 뻔했어요.
바로 이 건물입니다.
간판도 보이지 않는
3층이
오늘의 목적지입니다.
창 너머로 조명이 보이네요.
킷사텐야마구치(喫茶店 やまぐち)
여기가 왜 독특한 곳이냐면요
일주일에 딱 하루
월요일 7시부터 오후 4시까지만
영업하는 곳이에요.
평일 저녁엔 OWL이라는
Bar로 운영되는 곳인데
월요일 아침 낮 시간에만
가게를 셰어 해서 영업하시는 것 같아요.
좁고 가파른 계단을 올라갑니다.
이래서 야마구치(山口)인가요?
아침식사 메뉴는
정식 한 가지입니다.
가격은 1,000엔
음료 메뉴예요.
식사와 음료 모두 한 번에
주문해달라고 써있어요.
음식이 나올 때까지
실내 구경을 해봅니다.
셰프님께 허락을 받고
사진도 찰칵
주방을 따라 카운터석이
길게 이어져있어요.
창가까지 빙 둘러
이어진 카운터석
방금까지 손님 한 분이
조용히 아침 시간을 보내고 계셨어요.
손님 가신 후 다시 한번
찰칵
아침 햇살이 들어오는 모습이
너무 예쁘네요.
이 공간이 주는 차분함이
참 좋습니다.
밤에는 Bar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의
차분함입니다.
이 정도 되니
밤엔 어떤 분위기일지
궁금해지네요.
안쪽 벽에 있는 6인용 테이블
벽에는 타츠미 시리즈가
주욱..
제게는 잘 맞지 않았지만
요즘 일본 내에서
많이 밀어주는 추세인가..
싶은 느낌이 들었어요.
기후현에 있는 증류소라는데
여기저기에서 많이 보이고
기사도 꽤 나오는 것 같아요.
커피 잔이 너무 곱네요.
한참 실내 구경을 하다 보니
식사가 나왔습니다.
혼자 하시는데
전혀 서두르지도 않고
정말 차분하게 꼼꼼하게 요리하시더라고요.
생각보다 시간이 꽤 오래 걸렸습니다.
여기 오실 분들은
아침 시간 여유있을 때 오세요.
소박한 아침밥 한 상입니다.
모양은 소박하지만
밥과 반찬에서 나오는 향이
너무 좋아요.
제가 좋아하는 호박과 가지가
모두 있네요.
맛있고 따뜻한 밥
장국
생선구이
계란말이와 배추절임
그리고 후식 자몽
차분한 공간이어서인지
셰프님의 분위기 덕분인지
너무나 여유롭게 차분하게
식사를 할 수 있었어요.
이렇게 군더더기 없이
정직한 밥과 반찬의 맛이
제 입을 행복하게 만들어줍니다.
너무 맛있네요.
다음에 삿포로에 오면
또 와야겠어요.
근데.. 월요일만 영업을 하시니..
이젠 삿포로 일정엔
반드시 월요일이 있어야 합니다!!!
저는 홍차 한 잔
찻 잔 안에
조명이 퐁당
은은한 향이 너무 좋습니다.
여행중 평범한 가정식을
먹고 싶을 때라던가
혼자 조용한 시간을
즐기고 싶으시다면
이곳에 오시길 추천해드려요.
고운 셰프님의
고운 음식과
이 공간이 주는 차분함이
정말 일품입니다.
정갈한 식사를 한 뒤
조용히 앉아 책 한 권 읽거나
가만히 멍 때리며 앉아있기
딱 좋은 곳이에요.
아침 식사를 마치고
호텔로 돌아가는 길
라멘요코초 입구를
지나쳐갑니다.
예전엔 여기 중
일찍 문 연 가게에 가서
라멘으로 아침식사를 한적도 있었어요.
그것도 나쁘지 않은 아침이었죠.
오늘은 정갈한 한 상으로
배를 채우고
여행 다섯째 날을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