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변함없는 여행 짝꿍 남편과 함께
부산에 다녀왔어요.
코 시국에 부산까지 가도 되는 걸까 고민을 했지만
좀 길게 일상을 벗어나 쉬고 싶어서
KTX에 몸을 실었답니다.
저나 남편이나 많이 피곤한 상태였던지라
특실로 예매해서 다리를 편하게 두고 갈 수 있었어요.
이젠 나이들어서 몸이 편해야 여행도 가고 그러네요 ㅋㅋ
선물 받은 책이에요.
올린이라는 대안 학교에 대한 책인데,
배울 점도 많고 생각할 점도 많았습니다.
얇은 책이라 부산 도착하기 전에 다 읽었어요.
KTX가 빠르긴 하군요.
책 한 권 읽으니 부산에 도착했어요.
KTX 생긴 뒤 부산은 처음이에요. ㅎㅎㅎ
도대체 언제 다녀온 건지..
이렇게 깨끗한 역사를 보는 것도 처음이고
눈이 휘둥그래집니다.
옛날에 부산에 처음 왔을 때
기차역에서 갑자기 쏟아지듯 들리던 부산 사투리 덕에
놀랐던 기억이 나더라고요.
태어나고 사는 게 서울-경기를 벗어나지 않았어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부산 사투리를 쓰고 있는
그 공기의 흐름이 마치 외국에 온 것 같아서
잠시 멍~하니 있었거든요.
이젠 주변에 부산 출신 선후배 동기들이 많아서
놀라지 않아요~ ㅎㅎㅎ
부산에서 첫 번째 머물 곳은 영도로 잡았어요.
남편이 어린 시절 잠시 살았던 곳이라
영도에 가고 싶다고 했거든요.
영도 다리를 건너며 선착장을 보니
아, 부산은 부산이구나
새삼 깨닫게 됩니다.
체크인 시간 전이라 호텔에 짐을 맡겨놓고
다시 영도 다리를 건너왔어요.
여름 햇살이 너무 뜨거운데 양산을 챙겨 오지 않아서
점심 먹기 전에 양산을 먼저 구입했습니다.
점심은 밀면을 먹었어요.
밀면은 처음 먹어봤는데 맛있네요.
배도 고팠고, 제 취향과 딱 맞는 음식이라 즐거운 점심식사였어요.
시원한 밀면~
밀면만 먹으면 부족할까 싶어서
모둠전까지 클리어!
커피 한 잔 마시려고
동네 한 바퀴 둘러보는데
눈에 딱 들어온 곳이 있어서 들어가 봅니다.
로스터리 카페인데 인테리어도 심플하고
좌석도 한옥 느낌으로 만들었더라고요.
연경재 인스타그램 들어가면 예쁜 인테리어 보실 수 있어요.
연경재에서 블렌딩 한 커피인데
여름에 마시면 딱 좋을 상큼한 과일향이
매력적인 커피였어요.
다른 계절엔 다른 블렌딩이 나오겠죠?
하이레벨 입맛을 가진 남편도 맛있다고 해서
원두도 한 봉지 구입했습니다.
체크인 시간에 되어 호텔로 다시 Come back
(사진은 밤에 찍은 거예요)
비상대피로 먼저 확인하고~
이틀간 머물 곳은
2012호
코너 더블 오션뷰 룸이에요.
코너룸이라 전면 창으로 바다를 볼 수 있어요.
클로젯은 이동식 행거처럼 생겼어요.
2박이라 옷을 많이 꺼내놓을 건 아니라서
이 정도도 불편하진 않았습니다.
세면대와 아일랜드 식탁이 있어요.
어메니티는 스페인 La Chinata 제품이에요.
향이 좀 강한 듯했지만 그냥저냥 쓸만했습니다.
세면대 아래엔 큰 수건과 드라이어, 여분의 휴지가 있어요.
세면대 옆 거울 문을 열면 욕실입니다.
식탁 아래엔 매우 조악한 냉장고가 하나 있고
서랍엔 머그잔과 티백이 있어요.
퀸사이즈 더블 침대
컨디션은 평범합니다.
살짝 작아 보이는 TV
따로 요청해서 받은 공기 청정기와
가습기를 침대 양쪽에 하나씩 세팅하고
작은 책상이 하나 있어요.
창가에서 일광욕하기 좋을 의자도 있고요
한쪽엔 영도다리가 보이고
다른 쪽엔 부산 대교가 보여요
옹기종기 모여있는 작은 배들
짐 풀어놓고 또 나가려고 했는데
세상 너무 더워서 나갈 수가 없었어요.
남쪽이라 더운 게 아니라 진짜 폭염이 심한 날이었거든요.
구름아 구름아~
열기 좀 식혀주렴
저녁은 다른 계획이 있었는데
이것저것 꼬이면서
문 닫기 직전인 생선구이집에 가게 되었어요.
여기도 맛있다고 알려진 곳이던데
문 닫으려다가 차려주신 상이라
생선구이도 식고.. 밥도 식고..
맛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식은 생선인데 비린내가 안나는 걸 보면
막 구워서 먹었으면 맛있었겠다 싶긴 해요.
첫날 식사 일정은 점심, 저녁 모두 꼬여서
즉흥적으로 찾아보느라
피곤함이 쌓여버린 밤이었습니다.
호텔로 돌아와 창 밖 야경을 보니
피곤함이 좀 풀리긴 하더라고요.
역시 여름엔 에어컨 빵빵한 실내가 최고인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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