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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의 알 수 없는 알고리즘이
어느 날 갑자기 이민진 작가의 강연 소개 영상으로
저를 이끌었어요.
자극적인 자막처럼
학생들이 눈물까지 흘리진 않았지만
제겐 꽤 인상 깊은 강연이었어요.
그리고 이분이 쓰신 책 제목을 알게 되었고
우연히도 인터넷 서점을 두리번거리던 제게
파친코 예약 주문 카테고리가 발견된 거죠.
이전에 작가의 책을
읽어본 것도 아니면서
도착할 때까지 얼마나 두근거리면서 기다렸는지 몰라요.
이 책의 내용을 간단히 말하자면
일제 강점기에 일본으로 건너간 이민자들의
4세대에 걸친 서사라고 할 수 있을 거예요.
책을 읽기 전 역사적 배경을 생각했을 때
훨씬 더 갈등 상황이 부각되는
극적인 이야기가 전개될 거라 추측했어요.
하지만 1세대에서 4세대에 이르기까지
그들이 살아온 이야기는
매우 담백하게 기술되었습니다.
우리가 사는 삶이
매일매일이 스펙터클 하지 않은 것처럼,
그들이 겪어야만 했던 슬픔과 외로움, 허무함들이
군더더기 없이, 꾸며진 것 없이
그대로 쓰였구나 생각됐어요.
그들 허리에 묶인 팽팽한 줄이
그들을 다시금 원점으로 불러들일 때
함께 좌절할 수밖에 없었어요.
담백한 말투로
좌절의 삶을 이야기해서인지
인물들의 마음이 더 깊이 제게 스며들었고,
그들의 삶을 조금이나
제대로 엿보지 않았나 싶습니다.
소설이지만 사실인 우리의 이야기
지금도 이국땅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이들의 이야기를 바라보며
또, 우리 땅에서 이민자로 살아가는
그들을 생각하며
모두가 고달프지 않은
평범한 삶을 살 수 있기를 기원해봅니다.
모든 것을 하나님의 계시로 여기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야.
어쩌면 하나님은 항상 우리에게 말씀하고 계실지도 몰라.
그저 우리가 그 음성을 듣는 법을 모르는 것일 수도 있지.
- p109
그래, 그래, 그건 맞아. 하지만 사람들이 항상 하는 소리가 있지.
내가 뭘 어떻게 하든 사람들은 항상 끔찍한 소리를 해.
나한테는 그게 평범한 일상이야. 난 보잘것없는 사람이니까.
넌 이 일을 할 필요가 없어.
.
.
.
아버지,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요.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거 아시죠?
-p 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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