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뜨거운 날의 산책으로 기진맥진해진 우리는
첫날 아사히카와 공항
발로레 시안에서 구입한 스위츠
요모기 까눌레를 먹기로 했습니다.
아침에 오픈한 마카롱 상자도
딱 제 취향인 듯 예뻤는데
까눌레 상자도 참 예쁘네요.
이렇게 생겼어요.
까눌레의 원래 프랑스어의 뜻은
세로로 홈이 파인 틀 모양의 이름이래요.
요모기는 쑥!
겉바속촉의 진수
발로레시안의 까눌레는
어떤 맛일지 궁금해집니다.
한 개씩 먹기로 하고
수납장에 있던 나무 접시에
올려놓았습니다.
스위츠는 역시 우유랑 함께 먹어야죠.
살짝 보이는 연둣빛이 바로 쑥이에요.
쑥 까눌레라니.. 정말 궁금해서 사진 찍고
얼른 먹어보았어요.
겉은 바삭 이라기보다
쫀득하고 두터운 느낌이었고요,
속은 그야말로 떡이 들어있는 느낌이었어요.
어쩜 이렇게 쫀득쫀득 식감이 훌륭한지
한 개만 먹으려고 했는데
도저히 멈출 수가 없어
앉은자리에서 네 개를 모두 먹어버렸습니다.
다음엔 발로레시안 털어보러
아사히카와 공항에 또 가야겠어요.
간식 먹고 숙소에서
여유로운 휴식 시간을 가진 후
간단히 짐 정리를 하고 나니
저녁 먹을 시간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어떤 식사가
준비되었을지..
자리 안내를 받고
오늘은 제가 창문을 바로 보는 자리에
앉아보았습니다.
해가 져서 어둡다기보다
왠지 구름이 가득해 보이네요.
이런 식이면 오늘은 은하수 구경을 못할 것 같아요.
오늘의 메뉴
오늘의 와인은
Bibi Gtraetz Testamatta 2001입니다.
서방이 매우 좋아하는
(저는 그다지인)
산지오베제 100%인 녀석이죠.
평소 위가 편치 못한 저는
산미가 강한 녀석들은 좀처럼
쉽게 마실 수 없거든요..
다행히 오늘 와인은
산지오베제 100%인 녀석치고는
제가 마시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평소 디캔팅을 좋아하지 않아요.
서방이..
와인을 억지로 깨우는 느낌이라고..
하지만 소믈리에분이 권하실 땐
별다른 반대 없이 디캔팅해서 마시곤 해요.
오늘도 소믈리에분이 디캔팅을 하는 게 어떨까요
물으시길래 그렇게 해달라고 했습니다.
닭고기 파테, 피클, 송아지 테린
플레이팅도 귀엽고
맛도 깔끔하고 좋았습니다.
파테 잘 만들지 못하면 저같이 냄새에 민감한 사람은
먹기 힘든 경우가 있거든요.
옥수수와 물, 소금으로만 만든
수프입니다.
한 입 먹으니
갈아 놓은 옥수수를 그대로 먹는
그런 질감이었어요.
너무 달아서 다른 첨가물이 있나 알아보니
소금과 물뿐이라고 합니다.
단 맛은 그냥 옥수수의 단 맛이었어요.
이렇게 맛있는 옥수수 수프라니
매일 아침 먹고 싶은 맛입니다.
옥수수와 함께 먹은
한입 크기의 빵도 맛있었습니다.
밖을 보니 하늘은 점점
구름으로 뒤덮여 가고 있습니다.
은하수는 고사하고 별 하나 보기 힘들 것 같아요.
탱글탱글한 참문어
삶았는데 어쩜 이런 식감이 나오는 걸까요?
맛도 삶은 문어 맛인데
식감은 생생합니다.
신선한 미니 토마토도 최고였고
다시마 쥬레도 비리지 않고
문어, 토마토와 잘 어울렸어요.
하코다테 산 아나고 프리토와
푸아그라 리조또
유자 소스를 곁들인 오이
아나고.. 저를 또 시험에 들게 하는 메뉴가
등장했네요.
간혹 요리를 엄청 잘해주시면
제가 먹을 수 있기도 한데..
푸아그라.. 먹지 말아야 할 음식이라고 생각하는데
매번 잊고 말아요.
이런 곳에선 알러지 있는 음식이 있는지
못 먹는 음식이 있는지 항상 물어보시는데
다음엔 푸아그라와 샥스핀 같은 음식을
꼭 빼 달라고 해야겠어요.
아나고는 튀김옷도 바삭하고
먹기 어렵진 않았지만
서방에게 양보합니다.
다음 플레이트를 준비하시느라
분주한 주방
일하시는데 허락받는 것도 민폐인 것 같아
창문에 비친 모습을 찍어봅니다.
광어와 콜리플라워 튀김이 나왔습니다.
광어는 초딩 입맛인 저도
평범하게 먹을 수 있는 생선입니다.
함께 나온 채소 튀김도 고소하고 식감이 좋았어요.
채소를 튀겼는데 맛없을 수가 없죠.
즈와이카니와 양배추
카라스미를 곁들인 파스타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게'가 들어왔군요!!
서방은 어제 먹은 이쿠라 파스타가 맛있었다지만
전 게 파스타가 훨씬 맛있었어요.
시베차쵸 흑우 서로인 스테이크와
여러 가지 채소 구이
정말이지 여기 스테이크 굽기는
최고군요.
씹기 좋게 구워졌고 색도 붉은데
먹을 때 자를 때
핏기는 하나도 없어요.
정말 신기합니다.
평소에 소스류를 좋아하지 않아서
샐러드도 생으로 먹는걸 더 좋아하거든요.
스테이크도 간결하게 소금 간만 하는 것을 좋아해요.
여긴 고기도 맛나고, 굽기도 예술인데
소스로 그 맛을 덮어버리지도 않고
너무 맛있는 소금을 곁들여 주셔서
매우 만족스럽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하스카프 소스를 곁들인 치즈 무스와
플럼 셔벗, 파이입니다.
심하게 달콤한 류가 아니고
가볍고 산뜻하게 먹을 수 있는 디저트라
편하게 먹었어요.
치즈는 언제나 옳죠!
마지막으로 차를 무엇으로 마실까
고민하다가
허브티가 있는지 여쭤보니 있다고 하시네요.
꿀도 조금 달라고 부탁드리니
귀엽게도 스푼에 담아 주셨습니다.
아마 꿀을 담는 작은 용기를 준비해놓지 않은 곳인가 봐요.
스푼에 담아주신 꿀을 넣어
잘 저어 마셨습니다.
차와 함께 나온 화이트 초콜릿
제가 초콜릿을 아주 좋아해요.
하지만 화이트 초콜릿은
초콜릿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이 녀석을 먹을까 말까 고민하다가
생긴 게 너무 맛있게 생겨서
한 입 먹었답니다.
오! 맛있어요.
여긴 하물며 설탕 덩어리인
화이트 초콜릿도 맛있네요.
만족스러운 저녁식사를 마치고
내일 아침 식사시간을 정한 뒤
밖으로 나왔습니다.
역시 오늘 밤은 구름이 가득하여
달도 보기 힘든 밤이네요.
은하수 구경은 물 건너간 서방을
조금 놀려주며
즐겁게 숙소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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