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1, 2
걷는나무, 신현림 엮음
버스에서 우연히 바라본 소녀를 보며 자신의 딸을 떠올린 엄마
인생의 무거움에 시달릴 때 시에서 위로를 받았던 엄마는
그 소녀의 한숨을 통해 딸의 무게를 깨닫는다.
그리고 딸에게 외롭고 힘들 때 이 시를 읽어보라고 권해준다.
나는 책 한 권의 느낌이 여러 갈래로 흩어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여러 사람의 글을 엮어놓은 책을 잘 선택하지 않는데
신현림작가가 선택한 시들이 어떨까 궁금해져서 선택해본 책이다.
몇 번을 반복해서 소리내어 읽어보고 읇조려보았다.
올해는 나에게 딱 들어오는 시를 한 편 찾고싶어서 되도록 소리내어 읽어보려고 하는 중..
여러 나라의 사람들이 인생에 대해 사랑에 대해 쓴 시들은
감성도 다르고 표현도 참 달랐다.
비교해보는 재미도 없지 않았지만 역시나 시를 읽는데 감성이 통일되지 않는 것은 그리 반갑지 않았다. 다음엔 한 작가의 시집을 읽어야지. 역시 내 취향은 엮은 책은 아니구나.
그나마 1권 보다는 2권이 더 읽기 좋았다.
-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심순덕 -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밤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전혀 끄덕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싶다
외할머니 보고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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