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09(목)
카멜리아 브런치 가든을 나와 본격적인 바닷가 산책을 시작합니다.
Cantareira 정류장
계속해서 파도가 치고 있어서 동네에 물안개가 가득해요.
아직 바다에 다다른 것도 아닌데 바닷물이 유입되는 지역이라
파도를 피해 갈 순 없나 봐요.
초록문이 너무 예뻐 보이던 건물도 지나고
등대와 인명구조센터도 지나갑니다.
인판테역으로 돌아가는 1번 트램
이쪽으로 올 때도 느꼈지만 트램이 저 가게 바로 옆으로 지나가거든요.
아무 신경도 쓰지 않는 사람들이 더 놀라웠던 광경이에요.
출렁이는 강물 위에 수많은 배들이 떠있어요.
여긴 바닷물이 유입되긴 했지만 아직은 도우루강입니다.
나무에서부터 다른 지역 느낌이 강하게 드는 곳
이쪽 건물들은 꽤 깔끔하고 페인트칠도 다시 한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A Patria Que A Patria Vos Contempla
조국을 공경하라
조국이 당신을 굽어보고 있다.
포르투갈 시인 카모이스의 문장인데 포르투갈 해군의 모토가 된 글귀라고 해요.
끊임없이 부서지는 파도들
부서지는 파도의 잔해가 공기 중에 가득해서
카메라를 옷으로 감싸며 다니지만, 슬슬 렌즈가 걱정되기 시작하네요.
저 멀리 방파제에는 더욱 큰 파도가 일고 있어요.
성난 파도 소리도 들리고
그 와중에 유유히 날고 있는 갈매기들이 신기해 보이고
저 노란 건물은 바닷물의 진폭을 기록하는 곳이었대요.
지금은 현대식으로 바뀌었고 예전 건물엔 낙서만이 가득합니다.
여기서도 세월을 낚는 강태공이 계시네요.
강가에 있던 갈매기와는 다른 느낌이에요.
멋지게 활공하는 모습이 더 멋있어 보입니다.
방파제 사이로 너울대는 바다를 보고 있자니 멀미가 나는 착각이 들어요.
멋있는데 겁나고 가까이 가고 싶은데 겁나고 그런 모습...
심플한 게 꽤 마음에 들었던 조형물이었어요.
성난 파도라는 게 이런 거겠죠?
방파제에 부딪치는 파도를 보고 있다가 뒤를 돌아보니
상대적으로 꽤 고요해 보입니다.
호세 로드리게스(José Rodrigues)가 제작한 조각으로
페레이라(A. Ferreira de Castro)의 인류의 꿈(O Sonho da Humanidade)이란 작품을 떠올리며
페레이라 작가에게 헌정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인류의 꿈이라는 작품의 내용을 알지 못하니
조각된 모습도 어떤 뜻인지 잘 모르겠지만
바다를 배경으로 서있는 모습이 꽤 웅장합니다.
멀미도 멀미인데 가까이 갈수록 성난 파도 소리에 긴장감이 높아졌어요.
와.. 그런데 멋지긴 또 왜 이리 멋진지
경이롭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치 부서지는 것이 자신의 목표라고 생각하고 돌진하는 모습을 보다 보니
삶이라던가 목표라던가 이런저런 생각이 들더군요.
19세기에 만들어진 화강암 등대
10m 높이라고 합니다.
너희는 무섭지도 않니?
16세기말 포르투를 보호하기 위한 해안 방어 요새로,
포르투갈 왕 필리프 1세(스페인 왕 펠리페 2세) 통치 기간에 건설된 요새라고 합니다.
지금은 국방연구소 지역사무소가 있다고 해요.
드디어 바다에 도착했어요.
방파제를 기준으로 강 쪽에 있다가 바다 쪽에 도착한 거예요.
부딪칠 곳이 없어진 파도는 조금 얌전해진 느낌이에요.
그래도 여름의 대서양 보다는 조금 더 거친 모습을 보이는 바다
프라이아 두 오우리 해변은 일몰 포인트라고 하네요.
수영보다는 서핑이나 산책에 더 어울리는 곳이고
방파제나 등대가 잘 보이는 곳이라 포토스팟이 되는 해변이라고 해요.
멀지 않으니 방파제 보신 뒤 이곳까지 꼭 걸어와보세요.
아이를 데리고 온 젊은 커플
아이는 신나게 해변을 뛰어다닙니다.
파도를 보니 아, 겨울바다는 이런 느낌이었지 생각하게 되네요.
카메라 렌즈는 겉옷으로 감싸기라도 하지
그냥 노출되어 있는 제 안경은 닦아도 닦아도 계속 스프레이 뿌리듯 뿌옇기만 합니다.
누구 발자국일까요?
갈매기는 갈퀴가 있으니 아닐 것 같고
어떤 물새가 다녀갔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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