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02(금)
간단한 점심식사를 마치고 본격적인 모리노가든 산책을 시작합니다.
왼쪽이 입구, 오른쪽이 출구예요.
미쿠니 체크인할 때 받은 티켓이에요.
1박 할 때마다 주시는지라 저희같이 2박 이상 할 경우 다음 날도 무료티켓을 받을 수 있습니다.
기념품 판매와 입장권 판매를 같이 하는 곳을 지나 가든 안으로 들어왔어요.
꽃과 나무들, 흙 향기가 너무 좋아 깊은숨을 들이쉬어 봅니다.
탐스럽게 핀 수국
어렸을 때 집에서 수국을 키웠는데 꽃이 예쁘게 피지 않아서
어머니께서 항상 안타까워하셨던 기억이 나요.
다른 꽃들은 마당 화단에서 잘 자랐는데 유독 수국만 매년 실패...
그래서인지 이렇게 탐스런 수국을 보면 어린 시절로 바로 시간여행을 가게 됩니다.
귀여운 모종이 담긴 포트들
실제 꽃이랑 라벨에 그려진 그림이 너무 똑같아서 놀랐어요.
재잘재잘 수다 떠는 애기들
대설산의 정원
중요한 '다이세츠'와 대설산 '다이세츠'를 말놀이처럼 같이 쓴 게 재밌어서 찍어봤어요.
『大切』と『大雪』を重ね合わせて : 다이세츠와 다이세츠를 함께 모아
大雪山系の植物を大切にしたいという想いを込めて : 대설산 계열의 식물을 소중히 하고 싶은 생각을 담아
北海道でみられる高山植物や野草など : 홋카이도에서 볼 수 있는 고산식물과 야생초와
北海道の自生種を集めた庭。: 홋카이도의 자생종을 모아놓은 정원
우리가 잘 아는 이름은 초롱꽃이겠죠?
크기가 작아서 더 귀여워요.
나뭇잎이 가득한 나무를 보니
패션쇼 하던 애기 그루트도 생각나고...
주변에 가득한 풀과 꽃과 나무들을 구경하며 천천히 산책을 이어갑니다.
잠시 앉아 쉬고 싶다가도 뜨거운 날씨 때문에 발걸음을 재촉하게 됩니다.
축제 불꽃 터지듯 펴있는 붉은 베르가못
누가 봐도 조화로 보이는 독특한 모양의 Globe Thistle
아깐 붉은 베르가못이었는데 이번엔 연한 자주색 베르가못 꽃이 있어요.
얘들도 더위에 지쳐서 바닥으로 늘어지는 느낌이에요.
플록스
Phlox
꽃술 부분이 너무 선명해서 조금 무서워 보였던..
괴물 입이나 눈 하나짜리 작은 괴물이 여럿 모여있는 기분도 들었어요.
검은색 실키한 질감이 아주 매력적이었던 접시꽃
화사한 꽃들 사이에서 검은색이 어찌나 존재잠을 부각시켜주던지..
갑자기 소인국에 온듯한 풍경이에요.
처음에는 그냥 잔디인가 싶어 지나칠까 했는데 이름표가 있길래 쭈그리고 앉아 살펴봅니다.
때마침 눈동자 무늬를 가진 검은 나비 한 마리도 보고요
ガンコウラン 간코우란
한국에서는 덤불까치밥나무라고 한대요.
エゾノキリンソウ , 에조노키린소우
한국이름은 기린초
한참 구경한 것 같지만 아직 입구 근처입니다.
가든숍에서 출발하여 2번과 1번을 둘러본 뒤 이제 3번 花の泉 (하나노이즈미) 꽃의 샘에 도착했어요.
花の泉에는 철로 만든 오브제가 있어요.
자연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어서 모두 녹슨 지 오래되었지만 이대로 참 멋진 느낌입니다.
이렇게 녹슨 오브제를 보고 있으면 애니 천공의 성 라퓨타에서 정원을 가꾸던 로봇병이 떠오르곤 해요.
녹슨 철근 사이사이 초록의 식물들이 가득한 모습이
모순되면서도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꽃의 샘을 반 바퀴 돌아 반대편 오브제 쪽으로 올라갑니다.
커다란 코르사주를 얹은 듯한...
저도 더워요...
더위를 토로하는 핑크장미
작년 여름 카제노가든 장미정원에서 만난 더위에 지친 장미꽃들이 떠오르네요.
그나마 이곳은 나무가 많아서 카제노가든보다는 나은 편이에요.
지도 4번에 있는 親しみの庭(시타시미노니와)
꽃에 흥미를 가지고, 더 가까이 느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색, 향기, 형태, 촉감 등 독특한 식물로 디자인한 정원.
이라는군요.
작은 꽃들이 가득 핀 계단
미니언즈들이 다 같이 환호성 지를 때 같은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요.
이름 하나하나 다 알아보다가는 진전을 못할듯하여
이젠 눈으로만 감상하며 지나가요.
뒤돌아보니 아까 점심식사를 한 가든카페가 보이네요.
아, 이건 잘 알죠.
다알리아예요. 얜 볼 때마다 항상 커다란 꽃송이에 놀라곤 해요.
수국 잎은 깻잎을 닮은 것 같아요.
가든센터하우스
모리노리빙룸
노루오줌
동물이름이 들어간 식물들은 그 동물과 관련된 냄새가 난다고 들은 것 같은데..
세상 화려하게 주위를 밝히고 있네요.
아이고 비비추 살려...
덥긴 정말 더운가 봐요. 식물들이 힘이 하나도 없어요.
미니미니한 꽃도 지나가고
저희도 지도 보면서 순서대로 산책하고 있는데
앞에 계신 분들도 그래도 산책하는지 계속 사진에 등장하네요.
앞에 분이 빨리 가던가 저희가 더 느리게 가던가
어떻게든 사이를 벌리지 않는 한 제 사진 속에 계속 등장하실 것 같아요.
새로운 렌즈를 향한 욕구가 올라오려는 찰나
앞에 가던 분들이 다른 길을 선택하셨습니다.
휴..
石鎚の光(이시즈치노히카리)
수국의 일종이에요. 가든 둘러볼 때마다 종종 보곤 했던 별모양 꽃이 인상적인 수국입니다.
꽃이 너무 귀엽죠?
紅甘茶(베니아마차)
붉은 꽃을 피우는 수국인데 지금은 하얀색이에요.
나중에 변하는 것 같습니다.
가든센터 하우스, 모리노 리빙룸, 모리노다이닝키친
하얀 수국이 한가득이에요.
벤치에 앉아 남편 옆구리를 찔러 사진 한 장을 찍어봅니다.
이쪽은 나무들 덕분에 그늘이 생겨서 시원한 느낌이 들어요.
癒しの谷(이야시노타니)
이곳은 치유의 계속이래요.
원뿔형에 위가 움푹 파인 지형을 すり鉢状(스리바치)라고 하는데
치유의 계곡은 이 지형을 살려 테라스를 만들어놓은 것 같습니다.
와, 멋있네요.
이곳 지형이 잘 드러난다기보다
커다란 숲 안에서 편안히 쉴 수 있는 비밀스러운 공간을 발견한 기분이에요.
한 번 앉아볼까 가까이 갔지만, 여름의 숲 안이라는 걸 깜빡했네요.
벌레들의 공격을 받고 바로 후퇴했습니다.
전망이 너무 좋아요.
저 멀리 하얀 밭은 메밀꽃밭이겠죠?
테라스 아래쪽으로도 길이 있지만
저희는 넓고 큰길을 선택합니다.
이제 세 번째 블록에 도착했어요.
올해는 거의 하얀 수국만 본 것 같은데
와.. 저기 뭐죠?
하얀 수국의 정점을 찍는 군락이 펼쳐지네요.
언덕 한 면을 전부 수국으로 채워놓았어요.
반대쪽은 놀이터나 체험관이 있는 곳인데
가족단위로 오는 분들이 많아서 저희는 굳이 들리지 않습니다.
그나저나 이 모습 너무 비현실적이라 입을 다물 수가 없어요.
수국 군락지라니 생전 처음 보는 모습이에요.
수국을 보며 감탄하던 것을 멈추고 원래 목적지인 목금 쪽으로 이동합니다.
가는 길에 푸드덕 날아오르더니 자리 잡은 까마귀 깃털 결이 아주 좋네요.
넌 깃털 관리를 어떻게 하길래 그렇게 매끈매끈하니?
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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