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11(목)
스물다섯 번째 홋카이도 여행,
시라카바나미키에 다녀온 후 저녁식사를 하러 나왔어요.
시라카바나미키에 다녀온 후 온천에 들어가
추위도 녹이고 좀 쉬다가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밖으로 나왔어요.
낮에 본 아이스링크를 지나
남편이 정말 애정하는 와인샵
이노우에 와인샵에 왔어요.
저녁 먹을 때 함께 마실 와인을 사려고요.
흔치 않게 제가 가방을 들어야 하는 시간이지요.
커다란 백을 들고 고가의 와인들 사이를 지나며
커다란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남편을 보고 있으면
제 심장이 다 쪼그라들 것 같아서
억지로 가방을 뺐어서 제가 들고 있는답니다.
한참 구경하다가 마음에 드는 걸 고르고 나왔어요.
코로나 전에 착한 가격으로 봤던 와인들이 많이 올랐다고
서운해하네요.
오늘 저녁은 이탈리안 레스토랑 요시유키에서 먹기로 했어요.
여행 결정되고 바로 연락드려 예약했습니다.
SNS로 서로 일상을 공유하고 있어서인지
더 친밀해진 느낌이에요.
사모님 미용실도 아직 영업시간인가 봐요.
이 시간쯤이면 우리가 올 거라 생각하셨는지
사진 찍고 있는데 문을 열고 나오셨어요.
ㅎㅎㅎ 미안하다고 사진 조금만 더 찍고 들어간다고 했어요.
아직 예약시간 전이기도 하고요 ^^
요시유키상 헤어스타일 너무 귀여우셔요.
아마 사모님께서 해주셨을 것 같아요.
요시유키 처음 방문했을 때부터 입구에 쌓여있던 장작들...
예전 포스팅 찾아보니 이 빨간 장식은 그때도 있었더라고요.
여전히 심플한 입구
구글 리뷰를 보면 숨겨진 입구로
손님들께 인식 되고 있더라고요.
이제 들어갑니다~
여기도 오랜만이네요.
팬데믹 시기를 잘 견디고
건재해주셔서 너무 감사할 따름이에요.
오늘은 저희만 예약인가 봐요.
요시유키의 디너는 11,000엔(VAT 10% 별도)입니다.
아마 낙상홍 열매 같은데
겨울에 잘 어울리는 빨간 열매예요.
인사를 나누며 낮에 다하지 못한 대화를 이어갑니다.
수셰프님을 영입하셨다고 인사도 시켜주셨는데
삿포로 프렌치 1 스타 Miya-Vie 출신 셰프님이래요.
오비히로 출신이라 고향으로 돌아오셨다고 합니다.
아주 귀여운 외모의 여성분이신데 요시유키상의 요리가 더 빛을 발한 걸 보니
합이 잘 맞으시는 것 같았어요.
식사 나오기 전에 요시유키상이 와인을 한 병 서비스로 주셨어요.
홋카이도 히가시카와의 스파클링 로제와인입니다.
우선 컬러는 아주 마음에 들어요.
크리스마스에 꽤 인기 있었을 것 같은데요 ^^
사실 별 기대하지 않고 마셨는데
어머, 맛있네요 ^^
거슬리는 향이나 맛도 없고 식전주로 가볍게 마시기에도
아주 좋습니다.
첫 번째 요리가 나왔습니다.
와~ 이건 뭐, 너무 예뻐서 먹을 수나 있을까요?
꽃잎에 물방울까지..
우메, 프로마쥬블랑 크림
매실이 들어있다는 걸 온몸으로 알리는 중 ㅎㅎㅎ
개인적으로 예쁜 꽃들을 참 좋아해서
플레이트에 꽃 장식 되어있으면 너무 좋더라고요.
새콤하면서도 진한, 맛있는 요리였습니다.
Dario Princic Bianco NV
Chardonnay, Sauvignon Blanc, Pinot Grigio
이노우에에서 와인을 사 왔지만
요시유키 리스트에 있는 와인도 마셔야죠.
남편이 오렌지 와인이라고 해서 진짜 오렌지로 만든 와인인 줄 알았지만
그건 아니더라고요 ^^
식사와도 잘 어울리고,
제 입맛에도 잘 맞는 와인이었어요.
두 번째 요리가 나왔어요.
요시유키의 시그니쳐 '아칸코의 랍스터'입니다.
배를 갈라 먹는 느낌이라 조금 미안하지만
랍스터의 맛이 진하게 나는 저 무스가 너무 맛있습니다.
예전엔 갯가재로 시작했었는데
이젠 랍스터까지 올라왔네요 ^^
Paolo Scavino Barolo Rocche dell' Annunziata Riserva 1999
Nebbiolo 100%
이노우에에서 사 온 와인을 꺼냈어요.
선명하고 짙은 붉은 컬러가 마음에 듭니다.
여행 중엔 되도록 제 입맛이 조금 반영된, 남편 마시고 싶은 와인을 고르는 편인데
바디감이나 입에서 느껴지는 맛과 향이
강하게 드러나서 제 취향과도 잘 맞았습니다.
세 번째 요리가 나왔습니다.
덮개를 덮어서 나오길래
퍼포먼스 하시는구나 싶어서
얼른 카메라를 집어 들었습니다.
제 건 타이밍을 놓쳤고, 아직 덮개가 덮여있는
남편 요리엔 아직 질소가 가득합니다.
별 것 아니지만 이런 퍼포먼스 좋아하거든요.
물개 박수 치며 좋아하니 셰프님도 좋아하시네요.
유즈, 자가제 마요네즈, 야콘을 곁들인
마츠카와 가레이
이번 여행에서 가레이도 참 많이 먹고 있어요.
마츠카와가레이는 우리나라에선 노랑가자미란 이름이더라고요.
이번 여행 중 먹은 가자미 요리들이 다 쫄깃했지만
와, 요시유키상이 내어준 마츠카와가레이는
가자미가 원래 이런 식감이었나 싶을 정도로
너무너무 쫄깃하고 유즈와도 찰떡궁합이라
게 눈 감추듯 먹어버렸답니다.
레드와인을 오픈하고 셰프님, 수셰프님 모두 함께
한 잔씩 맛보며 이야기를 이어갔어요.
중간중간 셰프님이 새로운 요리를 시작하면
수셰프님이 마무리해서 내어주시는 느낌이랄까..
두 분이 번갈아 주방에 들어갔나 나왔다 하시면서
저희와 함께 시간을 보내주셨어요.
지인찬스랄까요 ㅎㅎㅎ
그러는 사이에 네 번째 음식이 나왔어요.
어머, 이건 플레이트부터 게 요리라고 알려주네요.
즈와이카니와 이쿠라입니다.
게다가 소스는 와타리카니..
아니... 셰프님, 이건 저를 위한 요리인가요^^
갑각류 요리에 가장 환호하는 저를 알고 준비해 주신 것 마냥
너무 맛있어서 눈물이 또르르 흐를 뻔했습니다.
다섯 번째 요리는 키노코플랑이에요.
요리의 색감이 너무 자연과 닮아서 살짝 놀랐지만
제가 버섯을 좋아해서 맛있게 먹었어요.
향이 좋은 버섯과 플랑의 조화가
아주 마음에 드는 요리였어요. 엄지 척!
여섯 번째 요리는 파스타입니다.
펜네와 토카치 지역의 특별한 품종인 닭과 블루치즈
요시유키상이 직접 뽑으신 파스타인데
꾸덕하고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독특한 식감때문에
약간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지만,
그런 파스타 식감에 블루치즈까지 곁들여지니
매우 진득한 질감이 되더라고요.
파스타 또한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사이 안 좋은 빵 ㅋㅋ
왜 이렇게 멀어진 거니
다음은 리조또입니다.
돼지고기와 고르곤졸라 치즈 소스로 만든 리조또
처음엔 이걸 보고 곱창인가 했어요 ㅎㅎㅎ
치즈 is 뭔들...
너무 맛있어요.
한 그릇 꽉 채워주셔도 다 먹을 것 같았답니다.^^
메인 요리는 토카치규
접시를 돌려서 찍었으면 좋았을 걸 주신대로 찍었더니
전혀 고기 같지 않게 나왔네요. ^^;;
자가제 미소와 레드와인 베이스 소스를 곁들인 토카치규
제가 고기파이긴 하지만 이런 브레이징 스타일은
크게 감흥이 없더라고요.
한 입 먹고 나머진 남편에게...
디저트 나오기 전인데
홋카이도 달다구리 와인을
디저트랑 같이 마시라고 내어주셨습니다.
빈테-지스이-토
디저트가 나왔습니다.
토카치산 야마크리(밤) 몽블랑이에요.
요시유키에서 몽블랑이라니
처음 만나는 디저트입니다.
아마 수셰프님이 새로 오셔서 달라진 디저트일까요?
이 한겨울에 야생 밤은 어디서 구하셨을까요.
은은한 달콤함이 일품입니다.
디저트가 또 나왔어요.
포장지만 보고 롯카테이의 마루세이버터샌드인가? 싶었는데
요시유키상이 포장지에 있는 한자가 당신 이름이라고 합니다.
이 한자를 善之 요시유키라고 읽어요.
롯카테이와 요시유키의 콜라보입니다.
토카치산 복숭아 타르트 타당
이런 디저트도 처음이라
남편이랑 이건 분명히 수셰프님의 영향이 확실하다고
웃었습니다.
너무 맛있었어요.
마지막은 아즈키 피낭시에
같이 들어있던 밤을 집어 들며 웃으니
요시유키상이 안된다고 먹는 거 아니라고 말리십니다.
아니 여보세요. 제가 설마 이걸 먹겠습니까 ㅋㅋㅋㅋ
피낭시에를 밤 모양으로 만들었는데
생밤과 곁들여 내어 주시니 너무 귀여웠어요.
마지막 차는 베르가못 레몬티
새콤한 레몬티가 입가심을 해주지만
커피가 당기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진담 반 농담 반으로 에스프레소는 없냐니까
셰프님이 잠깐 기다리라며 수셰프님께 무언갈 시키십니다.
아니, 설마 뭐 어디로 사러 가는 거예요?
그러지 마세요!! 급히 말리니
아니라고 잠깐 기다리라고 하시는데
수셰프님은 밖으로 나가시고.. 이게 뭔가 싶었는데
바로 앞에 있는 요시유키 카페에서 커피를 내려오셨습니다.
아휴.. 안 그러셔도 됐었는데
죄송하고 감사했어요.
이렇게 세 시간에 걸친 식사와 이야기 시간을 마치고
인사를 나누고 돌아갑니다.
저희는 카페에서 또 만나자 얘기하며 나왔어요.
코로나라던가 여러 이유로 저 혼자 걱정했던 게 무색할 정도로
요시유키상의 요리는 정말 훌륭했고,
좋은 분까지 영입하셨으니 앞으로 많은 분들이 가서
즐겨주시면 좋겠다 생각하며 호텔로 걸어갑니다.
날이 추우니 사람들 발걸음도 빨라져요.
쌓인 눈이 아주 많은 건 아닌데
정말 추운 날입니다.
체감온도는 영하 15도 보다 아래 같아요.
역 앞 일루미네이션도 예쁘네요~
저희도 종종걸음으로 호텔에 도착했어요.
관광 일정이 있던 하루여서 많이 피곤하네요.
식사하고 온 것으로 일정을 마치기로 하고
호텔로 들어갑니다.
'Life is Journey > Hokkaido 25th_Kusiro&Obihiro(2024.01)'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홋카이도 여행] #50_ 오비히로 맛집, 라멘 톤페이(らぁめん とん平) (2) | 2024.03.20 |
---|---|
[홋카이도 여행] #49_ 오비히로, 후쿠이 호텔(ふく井ホテル) 두 번째 조식 (0) | 2024.03.19 |
[홋카이도 여행] #47_ 오비히로, 오토후케초(音更町)의 붉은 노을 (0) | 2024.03.17 |
[홋카이도 여행] #46_ 오비히로 Photo Spot, 토카치목장 시라카바나미키(2)(十勝牧場 白樺並木) (0) | 2024.03.16 |
[홋카이도 여행] #45_ 오비히로 Photo Spot, 토카치 목장 시라카바나미키(十勝牧場 白樺並木) (2) | 2024.03.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