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12(금)
스물다섯 번째 홋카이도 여행,
조식 먹은 후 온천도 하고 조금 쉬다 보니 점심 먹을 시간이 되었어요.
눈이 쌓이며 얼었던 도로에
어젯밤 다시 눈이 내려 얼음 아닌 척하지만
매우 위험한 도로가 되었어요.
차들이 엉금엉금 수준이 아니라
미끄러지며 흔들흔들합니다.
낮 시간의 키타노야타이는 조용해요.
시끌벅적했던 밤이 지난 뒤의 모습은
조용하기보다 약간 쓸쓸함이 더 묻어나는 것 같아요.
야타이 안에 오래전부터 있던 한국요리점인데
마싰어요를 히라가나로 표기한 '마싯소요'라는 가게예요.
코로나 이후에 확실히 달라진 게 많이 느껴지는 게
이 가게 갈 거냐고 묻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굳이.. 일본까지 와서 한국요리를 먹냐고 웃으며 넘겼지만
이 가게 워낙 인기 있는 곳이었지만
요즘 분위기 덕분에 더 상승세를 달리겠구나 싶었어요.
그래도 메뉴판에 막갈리는 좀 웃겼어요 ㅋㅋㅋ
언젠가 지인들과 함께 2, 3차 할 일이 있다면
여기도 물망에 오를지도 모르겠어요.
오비히로의 터줏대감 빵집
마스야 본점이에요.
외관을 보니 여기도 리모델링을 했나 봐요.
코로나 중에 우리나라 식당이나 가게들도
어려움이 많지만 이 기회에 인테리어를 바꾸거나
보수 공사를 하는 곳이 많아서 이쪽 업자 분들이
약간의 성수기를 누렸다고 알고 있거든요.
일본도 마찬가지였나 봐요.
요시유키상처럼 영업이 가능한 가게를 새로 낸다거나
마스야처럼 리모델링을 한다거나..
(이곳 말고도 리모델링 한 곳들이 종종 보이더라고요)
꽈배기 같은 게 있어서 가까이 찍어보니
네지링(ネジ りん)이라고 쓰여있어요.
꽈배기를 만드는 장치 같은 걸 말하는 건지
꽈배기를 그냥 네지링이라고 부르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예전에도 지나친 적 있는
구세군 교회예요.
우리나라에 있는 구세군 교회는 이제 군과는 상관없다던데
이곳도 그럴까 궁금하네요.
점심 먹을 가게는 호텔부터 30분 정도는 걸어야 하는 곳이에요.
맛있게 먹으려고 걸어가자고 했습니다.
동네 안쪽으로 들어오니 사람도 차도 별로 없이
조용하네요.
그림자도 찍어주고
홋카이도 여행을 하면서 가끔씩 드는 생각이
사람들은 다 어디에 있는 걸까였어요.
외관만 봐서는 빈 가게 같기도 하고, 문을 안 연 곳 같기도 하고
오래된 건물들이 많다 보니 이렇게 셔터가 내려가 있으면
여간해선 알아내기가 어려워요.
저 카페도 멀리서 보면 문 닫은 것처럼 보이지만
나름 영업 중인 카페지요.
오랫동안 동네에 자리 잡고 있던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쌓인 건물들을 보며
한참 걷다 보니 이제 목적지도 가까워 보이네요.
보통 라멘은 가타카나로 ラーメン이라고 표기하는데
여긴 재밌게도 히라가나로 らぁめん이라고 표기했어요.
게다가 장음 표기(ー) 대신 ぁ를 사용하고요.
재밌네요^^
오늘 점심식사는 라멘 톤페이에서 먹을 거예요.
바람이 많이 불어서 노렌이 뒤집어졌어요.
가게 앞에 도착하니 맛있는 냄새가 나요.
영업시간
평일, 축제일과 주말을 따로 써놓으셨지만
시간은 11:00~14:30 똑같아요.
정기휴일은 화요일과 제1,3 목요일
가게 밖에 커다란 메뉴판이 있습니다.
to-go 메뉴는 이제 판매하지 않나 봐요.
가게에 들어서면 식권을 먼저 구매해야 합니다.
저희는 둘 다 모야시(숙주) 라멘으로 했어요.
남편은 쇼유, 저는 시오
맛계란도 추가합니다.
여기 맛계란 맛있어요 ㅎㅎㅎ
직원분께 식권을 드리면 자리를 배정해 주세요.
테이블이 전부 1인석처럼 가림막이 설치된 걸 보니
코로나 때 설치하고 그대로 둔 것 같아요.
Jazz LP Jacket으로 꾸며진 벽면
이것만큼은 변함없이 여전하네요.
처음 이 가게에 왔을 때 벽면에 장식된 이 자켓들과
흐르던 재즈 선율이 어찌나 새롭던지
아무래도 사장님의 재즈 사랑이 대단한 것 같아요.
일본에서 카페 같은 곳에 가면 재즈를 틀어놓는 곳이 많았거든요.
처음엔 일본 사람들은 재즈를 정말 좋아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가
얼마 뒤엔 저작권 때문일까 생각했다가
저작권 때문에 오래된 재즈를 듣는다면 오래전 클래식 음반도 가능할 텐데.. 까지
생각이 도달해서
그냥, 그들은 재즈를 많이 좋아하는구나라고 결론 내렸던 적이 있어요 ㅎㅎㅎ
큰 테이블 중앙을 반으로 나누는 앞가림판이 있는데
생강이나 조미료 등은 가림판 뚫린 곳 아래에 놓고
마주 앉은 사람들이 같이 사용합니다.
동시에 집으려고 하면 손만 저기서 만나는 거지요 ㅎㅎㅎ
숙주가 듬뿍 들어간 시오라멘이 나왔어요.
보기만 해도 해장이 될 것 같아요.
역시, 맛계란!!
컬러부터 그때 그 맛이 날 것 같아요.
김이 모락모락
생강 듬뿍 올려서 먹어야겠어요.
우리나라 라면에도 간생강 올려 먹으면
맛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
특별한 메뉴가 아니라면
평소에 저는 시오, 남편은 쇼유라멘을 먹어요.
오늘도 변함없이 남편은 쇼유라멘을 시켰어요.
쇼유라멘도 맛있어 보이네요.
각자 사진 다 찍고 맛있는 식사를 합니다.
와~
어제 요시유키에서 마신 와인이 다 사라진 것 같아요.
해장 완료입니다!!
'Life is Journey > Hokkaido 25th_Kusiro&Obihiro(2024.01)'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홋카이도 여행] #52_ 오비히로 디저트, 도넛 라보(DONUT LABO, ドーナツラボ) (1) | 2024.03.22 |
---|---|
[홋카이도 여행] #51_ 오비히로 디저트, 다카하시만쥬야(高橋まんじゅう屋) (3) | 2024.03.21 |
[홋카이도 여행] #49_ 오비히로, 후쿠이 호텔(ふく井ホテル) 두 번째 조식 (0) | 2024.03.19 |
[홋카이도 여행] #48_ 오비히로 맛집, 이탈리안 레스토랑 요시유키(YOSHIYUKI) (2) | 2024.03.18 |
[홋카이도 여행] #47_ 오비히로, 오토후케초(音更町)의 붉은 노을 (0) | 2024.03.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