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11(목)
스물다섯 번째 홋카이도 여행
아름다운 자작나무길을 즐기는 중이에요.
똑같이 생긴 길을 계속 걷고 있지만
감탄이 멈추질 않았어요.
길 옆으로 펼쳐진 방풍림도 볼수록 웅장해 보이고요
귀여운 발자국이 여러 개 있네요.
흰 눈과 하얀 자작나무 배경으로
빨간 표지판이 굉장히 인장적이에요.
하얀 눈을 계속 보고 있으니
그 속에 있던 푸른 색도 살짝씩 엿 보이고
방풍림에 걸린 해 덕분에
멋진 그림자도 봤어요.
그림자가 부챗살 같아요.
나무 밑동으론 누가 지나갔을까요
드디어 길 끝까지 온 것 같아요.
저 앞에 건물들이 보입니다.
가축개량센터 토카치목장
전망대와 사무소
잠시 멈춰요
방풍림 길도 너무 멋있는데
출입금지예요.
이런 길을 걸어도 너무 좋을 것 같은데...
아쉬운 표지판
일본과 저희가 다르게 사용하는 표현 중 하나죠.
우리나라는 출입금지라고 하지만
일본은 립입금지(타치이루킨시)라고 해요.
아마 사무소 같은데 눈 밭 한가운데
덩그러니 집이 한 채 있으니 딱 동화 속 장면 같더라고요.
곰같이 커다란 아저씨가 나올 것만 같습니다.
걸어오는 동안에 해도 조금 기울었어요.
나무를 중심에 두고 회전로를 만들었군요 ㅎㅎㅎ
조금 더 걷고 싶지만
정말 추워 죽을 것 같고
콧물이 얼어붙는 느낌이라 ㅎㅎㅎ
그만 돌아가 기로 합니다.
이번에 패딩부츠 안 사 왔으면
큰일 날 뻔했어요.
동그란 코가 마음에 듭니다. ㅎㅎㅎ
왔던 길을 되돌아가며
조금 달라진 하늘과 어우러진 모습을 감상합니다.
뭔데 이렇게 멋지죠 ㅎㅎㅎ
비에이도 꽤 멋진 풍경으로 남아있긴 하지만
풍경+사람들이라서
이 정도로 예쁜 모습으로 남아있진 않거든요.
우연히 알게 된 이곳을 오랫동안 기억하게 될 것 같아요.
다른 계절에 오비히로 방문할 때 다시 오고 싶어요.
쨍하게 밝던 하늘에서 쨍함이 사라졌어요.
먼 하늘은 구름도 보이고
뭔가 조금 불그스름한 듯도 하고...
차가 한 대 지나가길래 사진을 찍었는데
영화나 드라마 한 장면처럼 마음에 드는 모습이 찍혔어요.
하지만 현실은 꽁꽁 얼어버린 몸 때문에
저기요~~ 좀 태워주세요~라는 말이
나올 뻔했다죠.
아무래도 추운데 일찍 해가 저무는 홋카이도 덕분에
더 추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구름마저 차갑게 느껴지던 날이에요.
이건 강아지 발자국일까요?
버스를 기다리며 종종걸음으로 움직이며 추위를 이겨봅니다.
자작나무는 원 없이 보고 가네요.
먼 하늘이 붉어지는 걸 보니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석양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다음에 또 겨울에 온다면
정말 따뜻하게 하고 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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