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09(화)
스물다섯 번째 홋카이도 여행,
매니저님의 배려로
미니버전 시베차 투어를 하게 되었습니다.
편의점에 갔다 와서 차에서 내리는데
매니저님께서 괜찮으시다면 낮시간에
제가 마슈호에 데려다 드릴까요?라고 여쭤보셨어요.
가이드는 못 하지만 차로 데려다주신다고..
아니 매니저님 천사신가요 ㅠ.ㅠ
저는 면허증도 없거니와
남편은 면허증이 있어도
먹고 마시는 걸 편하게 하고 싶어서
여행 중 렌트는 하지 않는데
이런 상황이 갑자기 발생했서 난감하긴 하더라고요.
그런데 매니저님이 편의점도 데려다주시고
관광까지 시켜주신다니
하나님이 보내주신 천사가 아니고서야
어떻게 이렇게 애써주실 수 있냐고요..ㅠ.ㅠ
게다가 앞으로 올라갈 포스팅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마슈호만 다녀오는 게 아니었습니다.
날씨가 너무 좋아요.
산 위로 올라와서 귀가 떨어질 것 같이 추운데
그야말로 청명한 하늘입니다.
매니저님께서 자신은 차에 있을 테니
걱정하지 말고 편하게 보고 싶은 만큼 보고 오라고 하셨어요.
Kawayu Visitor Center
카와유온센(川湯温泉)
사진 속 모습을 눈으로 본다면
정말 놀라울 것 같아요.
남편이 타고 싶어 했던 카누...
안으로 들어가면 간단한 식사 및 간식을 파는 곳과
기념품을 파는 곳이 있어요.
전망대로 나가는 문 앞에는
이렇게 마슈호를 본뜬 모형이 있습니다.
창 밖으로 보이는 모습만으로도 벌써 멋있네요.
전망대로 나가는 문만 열었을 뿐인데
와우... 칼바람이 얼굴을 벨 것처럼 매섭게 불어닥칩니다.
여기 나무들은 겨울이 오기도 전에
나뭇잎이 바람 때문에 다 떨어졌을 것 같아요 ㅎㅎㅎ
매니저님 덕분에 생각지도 않았던 마슈호에 와보는군요.
세상에.. 어마어마한 풍광이에요.
어떻게 해도 한 번에 화면에 담기지 않아요.
이런 색을 그냥 파란색이라고 부를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아까 모형에서 본 작은 섬도 저기 보이네요.
마슈호는 아이누어로 카무이토(신의 호수)라고 불리는
세계에서 최고의 투명도를 자랑하는 호수래요.
마슈호는 빗물 외에 유출과 유입이 없어서
플랑크톤도 없고 토사 등도 없어서 이렇게 깨끗한 것이라고 합니다.
호수 주변은 특별보호구역이라 직접 가볼 수는 없어요.
여름엔 안개로 뒤덮인 날이 많다는데
저희는 맑은 겨울날 와서 이렇게 깨끗한 마슈호를 보는
영화를 누렸어요.
저 멀리 보이는 산은 무슨 산일까 궁금했는데
다시 생각해 보니 여기가 산이예요 ㅎㅎㅎ
마슈호는 마슈산 위에 있는 호수거든요.
호수 가운데 있는 작은 섬은
아이누어로 카무이슈라고 불리는 섬인데
신이 된 노파라는 뜻이래요.
손자를 찾으러 마슈호 근처까지 온 할머니가
슬픔과 피로로 움직일 수 없게 되어
저 섬이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고 합니다.
결국 손자는 어디로 간 걸까요...
쨍한 파란색을 남기고 싶어서
여기서도 핸드폰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런 쨍한 파란색 사진만으로도 충분했겠지만
카메라에 담겼던 약간 블러 처리된 느낌의 사진도
그날의 추위가 담긴 것 같아
함께 업로드하기로 했답니다. ^^
파노라마 사진 안 찍어본 1인의 결과물입니다. ㅎㅎㅎ
가장 투명한 호수라는데
가까이 가서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싶다가도
모두 가까이 가서 볼 수 있게 된다면 이 깨끗함이 사라지겠구나
그냥 멀리서 보는 걸로 만족하기로 합니다.
20여분 마슈호를 보며 사진을 찍었는데
얼굴이며 손, 발 모두 감각이 없어지는 느낌이었어요.
정말, 너무너무너무너무 추웠습니다.
추위를 피해 안으로 들어왔는데
음.. 추운 건 추운 거고
소프트크림은 먹어줘야죠.
저희 둘 다 마슈블루 소프트크림을 주문했어요.
처음에 봤던 마슈호 모형 테이블에 앉아 먹기로 했습니다.
북해도 소프트크림 맛에 라무네 풍미가 더해져서
웃음이 나는 맛이 나더라고요.
하지만 샤코탄블루 소프트에 비하면
아주 맛있었어요.
저희가 나갔던 반대쪽 입구에는
이렇게 제단도 있었어요.
반대쪽 입구로 잠시
너무 아름다운데
춥기도 너무 춥고
기다리고 계신 매니저님께 죄송하니 짧은 관광을 마치고
나가기로 합니다.
기다리느라 힘드셨을 테니 따뜻한 커피 한 잔 사서 나갔는데
매니저님께서 다른 곳 한 곳을 더 가보자고 하셨어요.
어유.. 피곤하실 텐데..
저희야 너무 감사한데 감사함 반 걱정 반
데려가주는 대로 다음 장소로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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