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7(화)
연말에 어마무시한 행사를 진행하고 방학을 맞이했어요.
너무 신경 쓰고 준비한 덕분에 몇 번의 심한 위경련으로
제 위는 강한 지진이 다녀간 후 같이 엉망진창인 상태...
혹여 여행 중 다시 위경련이 도질까 봐
원래 많이 움직이는 여행 스타일도 아니지만
이번엔 더욱 친구들 만나는 것 외엔 온천하며 쉬는 것에만 집중했어요.
아침 식사 후 룸으로 돌아와
창밖을 보며 멍때리기도 하고
뒹굴며 책도 읽고 졸기도하고
여유로 가득한 시간을 보냅니다.
아침엔 이랬던 하늘이
점심 먹으러 나갈 땐 이런 하늘로 변신했어요.
차가운 바람에 먼지하나 남지 않고 날아가 버린 걸까요?
너무나 깨끗하고 파란 하늘
차갑고 신선한 공기에 뇌가 다 시원해지는 기분입니다.
호텔 앞 정류장에서 전차를 타야 하는데
지갑을 보니 만 엔짜리만 남아있네요.
차내에서 바꿔줄 수도 있겠지만(아마 만 엔은 안 됐던 것 같아요.)
살 것도 있고 겸사겸사 편의점을 찾아 나섰어요.
안타깝게도 근처엔 편의점이 없어서
결국 하코다테역 앞 정류장까지 걸어왔답니다.
살 것도 사고 잔돈도 만들어서
전차 탑승~
점심 먹을 곳은 가시와기초에서 내려야 해요.
차도엔 눈이 없는데
동네 안쪽은 어마어마합니다.
집집마다 눈 치우는 분들을 보니
도산코(道産子)는 어쩔 수 없는 운명이라던 친구의 말이 떠오라네요.
La Cucina VENTITRE
아주 오래전부터 남편이 리스트에 넣었던 곳인데
우선순위가 밀리다 보니 이제야 왔어요.
한 달 전에 전화로 예약을 했습니다.
동네 안에 있는 건물이지만
분위기는 어디 숲 속 별장 같은 느낌이에요.
어두울 때 점등 된 모습도 보고 싶어 집니다.
나무에 파묻혀버린 우체통
저 멀리 고료가쿠 타워가 보입니다.
사람 좋아 보이는 직원분의
친절한 인사를 받고 안쪽 자리로 안내를 받았습니다.
큰 테이블이 있는 별도 공간인데
두 명에게 이런 좋은 곳을 주시다니 너무 감사하더라고요.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요.
런치세트(1,900엔)를 주문하고
저는 레드로, 남편은 스파클링으로
글라스 와인을 한 잔씩 주문했습니다.
(이게 오늘의 문제가...ㅠ.ㅠ)
이태리 샤르데나 지역의 와인이래요.
전채 요리가 나왔어요.
이거 전채 요리 맞나요? 한국인가요?
양만 보고는 메인 요리라고 해도 믿을 것 같아요.
다양한 채소들 맛이 너무 감동적이에요.
그렇죠. 홋카이도의 채소들이 이렇게 맛있었죠.
3년 만에 먹으려니 눈물이 앞을 가려요.
포카치아
담백한 맛이 일품입니다.
제가 주문한 메인요리예요.
검은 후추를 곁들이 치즈 파스타입니다.
그야말로 파스타 면에 치즈와 후추밖에 없어 보이는데
어쩜 이렇게 진하고 꾸덕한 치즈 맛이 파스타와 잘 어우러지는지
신기합니다.
남편이 주문한 양고기 파스타예요.
파스타는 두 가지 다 맛이 훌륭해요.
아주 마음에 들었습니다.
디저트는 캐러멜 젤라토가 나왔어요.
에스프레소도 한 잔
전채요리의 감동이 메인요리까지 이어졌던
너무나 훌륭한 가게였어요.
라쿠치나가 이렇게 순위가 밀려있던 게 아쉬울 정도로
마음에 쏙 드는 곳이었어요.
하코다테 가시는 분들 라쿠치나 꼭 가보세요!!!
와인이 오늘의 문제라는 말은 다음 포스팅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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