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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Morning/영미,유럽문학

[움베르트에코] 소설, 제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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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트에코 제0호_ 사진출처: yes24

 

움베르트 에코의 마지막 소설을

반드시 읽어야한다는 의무감을 갖고 있었습니다.

 

움베르트 에코는 제게

지성의 집약체로 표현할 수 있는 작가였기에

그의 작품은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을 수 있습니다.

 

석사 논문을 쓸 때도

논문 잘 쓰는 방법이라는 책을 읽고

하나하나 따라 했을 정도였으니

(때마침 지도교수도 전혀 도움이 안되었기에..)

 

내겐 한 번도 만나본 적 없지만

인생의 한 지점에 영향을 준

훌륭한 지도교수님의 느낌입니다.

 

그의 첫 소설 장미의 이름은

너무 어렵고, 너무 재미있어서 

시간은 꽤 걸렸지만

모두 읽어냈다는 성취감이 매우 높았습니다.

 

마지막 소설인 제0호는 과연 어떨지

걱정 반 기대 반 마음을 안고

첫 페이지를 열었습니다.

 

걱정했던 것이 무색할 만큼

내용은 술술 읽혔고

장미의 이름 같은 느낌을 기대했던 제게

약간의 실망감을 주었습니다.

 

어? 뭐야.. 

왜 이렇게 술술 읽히지?

내가 너무 똑똑해졌나?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하며

계속 이어나가다 보니

이야기가 후반부로 넘어가면서

기대하던 이야기의 흐름이 나타나기 시작해서

겨우 안심(?)할 수 있었습니다.

 

신문을 '만들어'내는 이야기를 읽으며

 

저 그룹에 속한 사람들은 이런 사기극에

어쩜 저렇게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진실인 것처럼 지낼 수 있는 건지

화가 치밀어올라 미칠 것 같았습니다.

 

아마 이야기 속의 허구라 믿을 수 없는

우리나라의 현실이 떠올라

더 화가 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정신 차리고 살면

이런 거짓된 뉴스 속에서 

진짜 뉴스를 찾아낼 수 있게 될까

무거운 마음이 되며 

마지막 장을 덮었습니다.

 

 

 

 

 

사람들이 속았다는 걸 

깨달았을 때에는

이미 너무 늦다.

거짓말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을

다 얻은 다음이므로

 

- 움베르트 에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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