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8.08(금)
산책을 마치고 방에 들어가기 전 무료 Bar를 이용하려고 갔는데 때마침 직원 분이 계셔서 나마비루 오네가이시마수~~
산책 후 마시는 맥주도 참 좋구나 ㅎㅎ(저는 술꾼이 아닙니다용 ㅋㅋ)
체크 인 할 때 저녁식사를 몇 시에 하겠냐고 해서 6시에 하겠다고 했다.
왜! 빨리 먹고 온천하려궁 ㅎㅎ
시간 맞춰 내려가니 미리 세팅되어있는 우리 자리로 안내해주었다.
이건 우리의 메뉴를 설명해놓은 카드
이것저것 정갈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참 좋다.
오르되브르
튀긴 가지와 래디쉬, 우니, 완두콩 제일 밑에는 참깨 소스가 담겨있다.
아, 깔끔해라~
서방이 심사숙고해서 고른 샴페인 한 잔
내 취향이 아닐거라고 해서 기대하지 않았는데 음.. 나름 괜찮은데? ^^
에피타이저가 나왔다.
뭐가 들었으려나~ 네모난 사기 그릇이 마치 선물상자 느낌이 든다.
오리, 연어, 문어숙회, 샐러리, 토마토, 와사비치즈, 캐비어, 래디쉬
아, 정말.. 맛있다 맛있어~
눈이 맛있고, 입도 맛있고~ 와사비치즈는 정말 특이한 맛이었는데, 치즈가 워낙 맛있어서 그런지 와사비느낌이 그리 강하지도 않고 너무 잘 어울리게 만들어져있었다.
맛난 거 먹으면서 두런 두런 얘기하다 창밖을 보니 가필드같이 생긴 녀석이 어슬렁거리며 다가온다.
길고양이인가?
우리 자리 바로 바깥 테라스에 턱 하니 눕더니
요염한 자세로 나를 처다보기 시작한다. ㅋㅋ
덩치는 커다란데 나름 귀엽구나~
이번엔 스프가 나왔다.
전복, 오이, 순채, 얌, 다진 생선으로 만든 맑은 스프인데
오~~~~ 깔끔하고 시원한 국물에 또 반해버렸다. 샴페인 한 잔 마신거 그대로 해장될 듯 ㅋ
음식 사진도 찍고, 여행 와서는 얘기를 더 많이 하는지라 주저리주저리 수다떨면서 먹으니 요리 한 접시 먹는데도 시간이 참 오래걸린다. 우리가 얘기를 나누고 있는 사이 직원들은 우리의 식사 진행 상황을 잘 파악하여 다음 요리를 준비하는데
서방이 담배 피러 나가서 돌아오는 시간까지 다 확인하는 걸 보고 참 지극정성으로 손님을 모시는구나..생각되었다.
물론 가격이 비싼 곳이니 그렇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대접 받는 사람이 '너는 돈을 냈으니 내가 이만큼 해줄게'라는 느낌이 아니라 마치 왕과 왕비가 된 것같은 느낌이 절절히 들게 해준달까.. 쓴 돈이 전혀 아깝지 않게 만들어주었다.
이런 이야기까지 다 하면서 스프를 다 먹고 나니 미리 이야기 해 두었던 화이트와인이 준비되었다.
해산물 요리가 나올 차례라서 화이트와인과 함께 하기로 결정~
준비된 요리는 사시미..
오호츠크산 즈와이카니, 호타테, 에비
한국에서는 회를 잘 먹는데 이상하게도 일본에서 먹는 회는 영 입에 맛지 않는다.
왜 그럴까 했더니 서방 왈, 일본이랑 우리나라랑 회를 먹는 방법이 차이가 있다고 한다.
우리는 바로 잡아서 바로 먹는 신선한 회를 좋아하는 반면 일본사람들은 하루 정도 숙성시켜 먹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비릿한 해산물의 향과 맛을 내 비위가 견뎌내지 못하는데.. 숙성시킨 회라니 서방 말 표현에 따르면 '바다내음'이 너무나 물씸 풍겨서 ㅎㅎ 모두 서방에게 주었다. (신난 서방.. )
홋카이도 여행하면서 일부러 해산물을 찾아서 사먹지는 말자 라고 했었는데, 이렇게 세트로 나오는 걸 뺄 수가 없으니.. 서방은 즐겁게 먹겠다고 했다.
이번엔 생선요리가 준비되었다.
이름이 스콜피온피쉬라고 하는데 뭘가 궁금해서 검색해보니 쏨뱅이과의 물고기이다.
조금 먹어보니 비리지도 않고, 익히기나 간이 정말 잘 맞아서 한 젓가락 더 먹은 후 이것도 서방님께~
(전 원래 생선 싫어해욤~)
마지막으로 고기 요리가 남아있어서 아까 말해두었던 레드와인 준비~
피노누아 100%인데 오! 타닌감이 살아있어 살아있어~
피노누아는 너무 엘레강스한 느낌이라서 내 취향이 아니라고 했는데 이정도 타난의 느낌이 난다면 완전 좋아!
두 칸으로 된 사기 그릇 뚜껑을 여니 김이 모락모락~~~~
토카치산 흑우~
아래 칸에는 고기가 적당히 익을만큼의 불이 있는데 어쩜 저렇게 야들야들 맛있게 익혀질 수 있는지~
한 점을 입에 넣어보니 눈물이나려고한다. 아흑..맛있어~
식사 나오기 전 샤베트가 나왔다~
뭘까나~설명카드를 보니 응? 생강샤베트?
생강? 생강? 매운 생강으로 샤베트를?
향을 맡아보니 생강 향이 은은하게 올라온다.
어머나, 세상에.. 생강으로 이런 샤베트를 만들 수 있구나!
왠일이야, 너무 마이쪄!!! (참고로 생강과자 못먹는 1인)
입안에 남았던 음식 맛들이 깔끔하게 정리되었다.
이건 바로바로 고로케~~
고로케라는데 소스에 풍덩 담궈서 나왔길래 얘도 참 특이하구나 생각했는데
맛은 또 얼마나 환상적인지~
만족 만족 대만족!
카니, 이쿠라, 콩
콩만 집어먹고 나머지는 전부 서방님 뱃속으로~ 고고~~
한 세 시간 가까이 얘기하며 와인마시며 천천히 식사를 했더니 배가 불러서 밥이 들어갈까 걱정되었지만
아, 이런 깔끔한 상을 보면 안먹을 수가 없어지지~
아우 탱글탱글 노른자를 보니 '전 신선한 계란이에요~'하는 말이 들릴 것만 같다.
하지만 이녀석도 서방님 뱃속으로 ㅋㅋ (날계란에 얽힌 슬픈 추억이 있답니다~ 이젠 날계란을 못먹은 1인 ㅋㅋ )
다 먹지는 못했지만 마지막 코스까지 아주 완벽했어~
간장 종지도 귀엽고 말야~ ㅋㅋ
응?? 뭐가 또 남았나?
아, 디저트~
앗, 접시에 쓰여진 글씨는? 결혼6주년 축하라고 써있다.
체크인 할 때 혹시 기념할 만한 일이 있냐고 물어보길래, 보름 지났지만 결혼 6주년이라고 했더니 이런 이벤트를..ㅠ,.ㅠ
아흑 감동감동~
블루베리 요거트 푸딩(이건 서방것도 내 뱃속으로~)
모짜렐라치즈와 메론으로 만든 젤리와 아이스케이크
깔끔한 녹차 한잔으로 오늘의 디너는 끝!
아~ 정말 행복함이 충만해지는 저녁식사였다.
고꾸로사마데시따~ 인사하고 일어나려는데 묘령의 바구니를 하나 준다.
이게 뭐지?
방에 가서 드시라고 하길래 뚜껑을 열어보니~ 아! 유부초밥!!
아웅..더이상 들어갈 자리가 없는데...는 무슨 ㅋ 아리가또고자이마수~
방에 가기 전 대욕탕 구경하러 들어갔다. 사람 없으면 사진이라도 찍어볼까나~~
대욕탕도 가보고싶었지만 우리 방 노천탕이 너무 좋아서 그냥 구경만 하기로했다. ㅎ
슬리퍼에 이름을 써 놓으라고 메모지가 준비되어있고~
엥.. 몇 명 안에 있구낭..
실내탕에는 사람들이 있어서 사진은 못찍고
노천탕으로 나가보았다.
아~ 저 진한 갈색의 모르온천~ 향도 좋구나~
시원한 얼음물도 준비~
대욕탕 구경을 마치고 우리 방으로 올라갔다.
복도에 전시되어있는 화분이 조화인 줄 알았는데.. 오! 생화다!
이뻐라이뻐라~`
우리 노천탕 오래기다렸징? 좀만 기다려~
소화좀 시키고 바로 들어가줄게!!
밤 온천까지 하려고 와인도 한 병이 아니라 세 잔으로 끝냈단 말이지!!
실컷 온천 하고나니 나름 또 출출하네? ㅋㅋ
맛있게 준비된 유부초밥 하나씩 입에 물고 1층 침대에서 잘까, 2층 다다미에서 잘까? 얘기하다가
다다미에서 자다가 1층 가자는 결론 ㅋㅋㅋㅋ
음악 틀어놓고 뒹굴뒹굴 아 좋아라 하다가 쪽잠을 자고 1층으로 내려가 두 번째 잠을 청했다.
이렇게~ 너무나 짧은 산요안에서의 하루가 저물어간다~
'Life is Journey > Hokkaido 10th_Obihiro&Nemuro&Shiretoko'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th Hokkaido - # 15 차분한 아침, 산요안 정원 산책 (0) | 2014.09.04 |
---|---|
10th Hokkaido - #14 신선놀음, 아침온천과 정성스런 식사 대접 (0) | 2014.09.04 |
10th Hokkaido -#12 토카치가와 강변 산책 (0) | 2014.09.01 |
10th Hokkaido - #11 미인이 되어보자~ 천연 Moor(모르) 온천 (0) | 2014.09.01 |
10th Hokkaido - #10 지상낙원, 홋카이도 최고의 료칸 산요안(三余庵) 도착 (4) | 2014.08.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