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13(월)
견디기 힘든 8월이었다.
자신의 마음을 진정시킬 수도...
서로의 마음을 위로해줄 수도...
우린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이틀 전에 비행기 티켓을 구입했다.
아무 준비 없이 짐만 쌌고
하코다테의 친구들에게 연락을 했다.
8월 홋카이도행 비행기 표
정상적인 가격이 남아있을리 만무했다.
호텔 가격도 두 배 이상이었다.
하지만, 우린 갈 수 밖에 없었다.
이곳에 남아있는 것을 견딜 수 없었다.
제주항공은 모두 셀프체크인을 하라고했다.
처음 해봤는데..
생각보다 간편했다.
수화물을 보내고
바로 들어가 면세점에서
친구들의 선물을 사고..
밥을 먹었다.
우린 들뜨지 않았고
도망갈 수 있어서 마음이 가벼운 것도 아니었다.
그래도 갈 수 있음에 감사했다.
38번 게이트
우리가 탈 비행기
처음으로 비상구 좌석을 배정받았다.
우리가 해야할 역할을 설명해주신 후
그 역할을 수행하기에 문제가 없는지 물어보셨다.
어디 아픈 곳이 있는지 물어보셨는데..
마음이 아퍼요..라고 말하고싶었다.
비행기가 활주로를 벗어나기 전에
우린.. 그간의 피로함 탓인지
잠들고말았다.
혼슈를 벗어날 즈음에서야
무겁게 내려앉았던 눈꺼풀이 올라갔다.
신치토세공항에 도착
하코다테로 바로 가고싶었으나
구입할 수 있는 표는 삿포로 왕복 티켓 뿐이었다.
짐을 찾고 국내선쪽으로..
레일 위에서 옆을 바라보다
6월 여행이 생각나
다시 한 번 가슴이 내려앉았다.
하코다테행 JR 표를 사러갔다.
오봉기간이라 자리가 없을 것같아
서서 가게될지도 모른다고 마음먹고 있었다.
직원분께 하코다테행 표를 달라고하니
지정석 자리가 없다고 한다.
역시나..
혹시나하는 마음에 다음 시간대의 기차는
어떤지 물어보았더니
복도를 끼고 떨어져앉는 자리가 있다고..
떨어진 먹이를 냉큼 주워먹는 짐승처럼
냉큼 그 표를 사겠다고 말했다.
다음 기차시간까지 공항에서 시간을 때워야해서
Le Tao 소프트크림을 먹고
3층에 있는 미야코시야 커피에 갔다.
시간 보내기에는 여기가 제일 좋을 것같았다.
주문한 커피를 마시며
멍하니 시간을 보내기로했다.
진한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었다.
지금의 문제로부터 도망갈 요량으로
그저 활자를 읽어내려갔다.
나좀 위로해달라고
가방에 넣어온 토토로와 고양이 버스
옛날에 슬픔으로부터 도망가고싶어서
여행을 갔던 때가 있었다.
그 땐 한 달의 시간을 보낸 후
슬픔의 문제가 해결되었었는데..
이번엔 그러길 기대할 수 없음에
마음이 아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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