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8.15(화)
온 마을을 울리던 북소리도 끝나고 여기저기 흩어지는 사람들 틈에서 우리는 잠시 호텔로 돌아와 휴식을 취했다.
이젠 이렇게 쉬면서 여행하는 것, 한 마을에서 오랫동안 머물며 여행하는게 많이 익숙해진 것같다.
대욕장에서 모르온천도 하고 잠시 쉬다가 저녁 식사 예약 시간에 맞춰 밖으로 나왔다.
어느새 북들은 다 치워졌고, 이젠 봉오도리를 준비하고 있다.
이것도 볼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계획에 없었던 식사 예약이 생기는 바람에 봉오도리는 보지 못하게 되었다.
준비하는 모습을 보니 아쉬움이 더 커진다.
미니언즈 팀도 있네
오늘 저녁 식사도 요시유키
하나비 티켓을 구해주신 쉐프님께 감사한 마음을 어떻게 표하는게 좋을까 고민하다가
식사를 한 번 더 하는게 좋겠다고 결정, 첫 날 식사를 마치고 바로 오늘 저녁 식사를 예약했다.
테이블은 또 다른 위치로 배치되어있었다.
그날 그날 손님이나 여러 상황을 고려하여 테이블을 바꾸고 계신 듯했다.
오늘은 혼자 예약하신 손님이 첫 날 우리가 앉았던 곳에 앉아계셨고, 동종 업계에 계신 분인지 쉐프님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고 계셨다.
오늘은 조금 저렴한 5,000엔 코스로 주문을 했다.
첫 플레이팅은 지난번과 같은 나뭇잎 모양의, 라코타치즈와 카시스가 들어간 센베
서방이 고른 와인도 나오고
(Aglianico 100%)
두 번째도 지난 번과 같은 것 - 갯가재무스
아, 유리구슬이 들어있었구나!
쉐프님의 설명을 듣거나 이런 플레이팅을 직접 보면 쉐프님이 꽤 섬세한 성격이 아닐까 생각하게된다.
구슬치기를 하면서 놀지는 않았지만 유리구슬 안의 저 무늬들은 어떻게 생기는걸까 신기해하고 궁금해했던 기억이 난다.
세 번째 플레이팅은 과일젤리
어릴 때 먹었던 대롱대롱 케이스와 똑같아보인다.
더불어 김대롱이란 별명으로 불렸던 악덕 쌤도 추억 소환..
상큼한 과일 맛 젤리가 입안을 상큼하게 만들어주었다.
네 번째는 하코다테 산 방어사시미
오늘도 신선함 가득
그나저나 생선을 싫어해서 그런가.. 사진이 영.. 이상하네..
비스큐 소스에 버무린 우니
고르곤졸라 파스타
자가제 빵
잘 발효된 맛이 일품
토카치산 와규를 곁들인 리조또
고기를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는다. 어쩜 고기를 이렇게 부드럽게 만들 수가 있을까 감탄 또 감탄!
디저트로 나온 아이스크림
숯을 사용해서 색도 짙은 회색
디저트 그릇 밑에도 청량감이 느껴지도록 잘 꾸며져있었다.
담배모양 나마초코
첫 날보다 좀 더 잘 만드셨네..ㅋㅋ
홍차 한 잔으로 식사 마무리
오늘은 쉐프님이 너무 바쁘셔서 우리와 대화할 틈이 없어 돌아가기 전에 하나비 잘 다녀왔다고 인사를 할 수 있었다.
카운터에 올려져있는 이녀석을 보며 뭐냐고 물어봤더니 자기도 선물 받았다고 메론 사촌이라고 한다.
冬瓜 한자를 검색해보니 우리나라에도 있는 '동아'라는 박과의 식물이다. 속은 참외랑 비슷하게 생겼으니 메론 사촌이라는 설명이 틀린 말은 아닌 듯하다.
쉐프님이 이거 아주 많다고 하나 줄까? 그러신다. ㅋㅋ
감사합니다. 하지만 안되요~ 비행기에 태울 수 없어요~
장염 증상은 이제 거의 가라앉았기에 여행 와서 처음으로 2차를 가기로했다.
숙소 가는 길에 있는 브릭스
와인 메뉴
번쩍번쩍 눈길을 사로잡는 메뉴판이었다.
요고요고 시킬거에요~
메뉴를 죽 살펴보던 서방 왈, 여긴 2차로 와서 편하게 드링킹용 와인 마시기 좋은 곳이라고..
오토시
와인 등장
(Corvina, Molinara, Rondinella 블렌딩)
배부르지만, 산미 높은 이탈리아 와인을 안주없이 마시긴 부담스러워 바게트 네 조각을 주문했다.
중년의 남성 직원분께서 친절히 주문을 받으시면서 어디에서 왔냐고 물어보셨다.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브릭스의 쉐프님 여친이 한국사람이라고 반가워하셨다.
바게트는 쉐프님이 직접 들고 나와 서빙해주셨다.
여자친구분은 어디서 만나셨는지, 국제연애를 어떻게 하시는지.. 짧게나마 이야기를 나누며
바다를 건너는 장거리 연애를 응원해드렸다.
오비히로의 달뜬 기운 속에서 오늘도 즐거운 하루를 보냈구나.
여행이 끝나가는 것이 아쉽기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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