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05(월)
조금 쉬다 보니 저녁 먹을 시간이 되었습니다.
밖으로 나오니 날은 흐리지만 구름이 정말 멋지게 펼쳐지고 있어요.
제가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었다면 이런 구름이 가득한 하늘을
그려보고 싶었을 것 같아요.
식사 장소로 이동하던 길에 있던 카페인데
이름이 제가 고등학교 때 열심히 활동했던 중창단 이름과 똑같아요.
반가운 마음에 동아리 친구들에게 사진을 보내봅니다.
Attic
이름 하나에 수많은 시간과 추억들이 떠오르네요.
도착했습니다.
와사이슈보 오리베(和菜酒房 おりべ)
남편이 아주 기대하는 곳이에요.
어머, 바로 옆에 카도와키가 있어요.
장어덮밥으로 유명한 식당이고, 저희도 2019년에 다녀온 곳이에요.
생선 안 좋아하는 사람이라 장어는 더욱 장벽이 높아 이 나이까지 한 번도 먹은 적이 없었죠.
카도와키가 제 인생 처음 먹어 본 장어였답니다. ㅋㅋ
자, 옆 가게 구경은 그만하고 이제 저녁 먹으러 들어가요.
오늘 만석
완전 금연
오봉기간 휴일 안내
미리 예약하고 왔기 때문에 이름 확인하고 바로 카운터석으로 안내받았어요.
여행 오기 전에 우연히 본 오사사 채널 영상에서
일본 식당에서 손글씨 메뉴판이 나오면 당황하지 말고
형광펜으로 밑줄 그어진 메뉴나 동그라미 등등
뭔가 특별한 표시가 된 메뉴를 시키면 된다는 말을 듣고 왔는데
때마침 손글씨 메뉴가 나왔어요.
미리 본 영상이 떠올리며 메뉴판을 전체 훑어보는데
세상에...
모든 메뉴에 전부 형광펜 표시를 해 놓았더군요. ㅋㅋㅋ
가게에서 제일 자신 있는 메뉴에 이런 표시를 한다고 했는데
오리베의 자긍심이 느껴지는 대목이었습니다.
시작은 나마비루
오토시라고 주신 메뉴가 참 독특해서 잠시 멈칫했어요.
따뜻한 감자 스프예요.
지금껏 홋카이도에서 여러 식당이나 이자카야를 다녔지만
오토시로 따뜻한 스프가 나온 건 처음이에요.
맥주와 감자스프
그릇도 예쁘고 홋카이도 감자로 만든 너무 맛있는 스프까지
시작부터 아주 좋아요.
메뉴에 보이지 않아서 사시미 모리아와세 있냐고 여쭤보니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잠시 후 어마어마한 녀석이 나왔습니다.
호타테, 마구로, 아카미, 마조이, 이사키, 히라메, 가츠오, 우니
이번 여름 홋카이도 호타테는 최극상 상품이 아닐까 싶어요.
세상에 어쩜 이렇게 달고 맛있는지
가는 곳마다 호타테 맛이 너무 좋아서 먹을 때마다 눈이 동그래지더라고요.
그릇에 가득 채워주시지 ㅎㅎㅎ
신선하고 쫄깃한 사시미
사시미를 먹으면서 직원분께 다음 메뉴 추천을 받았는데
지금 계절엔 양구콘을 추천한다더라고요.
처음엔 양구콘을 잘 못 알아들어서 그게 뭐냐고 물어보니
외국인에게 이걸 뭐라고 소개해야 하나 잠깐 멈칫하시더니
애기 옥수수라고 하시더라고요.
그제야 아! 바로 알아듣고 주문을 했어요.
카와즈키양구콘 로바타야키
조심조심 껍질을 벗겨 한 입씩 베어 먹는데
와....... 떡잎부터 다르다는 건 얘한테 써야 하는 거 아닌가요?
홋카이도 옥수수가 괜히 맛있는 게 아니에요.
애기 옥수수가 이렇게 달고 맛있는데 다 익은 옥수수가 어찌 맛이 없겠어요.
다음으로 주문한 메뉴는 텐푸라예요.
이름도 낭만적인 텐시노에비(天使の海老)
남태평양 깨끗한 바다에서만 잡힌다는 고급 새우라고 해요.
특이하게도 머리를 먼저 주셨는데 보는 것만으로도 바삭함이 전해지며
저절로 침을 삼키게 됩니다.
머리도 맛있었는데 몸통 말해 뭐해요.
새우는 너무 달콤하고 도대체 어떻게 튀겨야 이렇게 얇고 가벼운 튀김옷이 만들어지는 거죠?
앞쪽에선 주류를 준비하고
오른쪽 안쪽이 메인 주방이에요.
요리를 해야 하는 메뉴는 모두 사장님께서 혼자 하시고
담기만 하면 되는 메뉴는 경력 있는 직원분께서 하세요.
홀 매니저 느낌이었어요.
이제 막 알바를 시작한 듯한 느낌의 어린 직원분은
다양한 음료 및 술을 담아 서브하는 걸 담당하셨어요.
오리베는 손님이 많고 요리 준비에 시간이 좀 걸리는 곳이라
어느 시점부터는 말 한마디 건널 틈도 안 났거든요.
하지만 어린 직원분의 연이은 실수에 매니저분과 사장님이 계속 도와주셔서
점점 정체가 심해지고 있었어요.
저는 다시 진저에일로 달립니다.
사진 보니 마시고 싶어요.
진저에일 이렇게 맛있다고 왜 아무도 안 알려준 거냐고요.
토모로코시 카키아게
아까는 어린 옥수수를 먹었으니 이제 알이 굵은 옥수수튀김을 먹어봐야죠.
히가시카와에서부터 계속 이 녀석을 먹고 있는데
맛있다는 말조차 이제 의미 없을 만큼 너무 맛있어요.
튀김이라서 느껴지는 바삭함과 옥수수 알갱이의 아삭한 식감과 속에서 터져 나오는 달콤한 육즙까지
뭐 하나 부족한 것이 없는 맛입니다.
버섯 튀김을 하나 주문하니 둘이 먹으라고 이렇게 예쁘게 잘라서 주셨어요.
진저에일 한 잔 더
오리베 시그니처 메뉴가 솥밥이더라고요.
이자카야에서 솥밥이라니 의아해도 먹어보긴 해야 하잖아요.
주문하고 한참 지나고 나니 이렇게 완성되었더라고요.
와......... 턱이 다물어지지 않아요.
호타테와 옥수수가 가득 들어있는 솥밥
사진 찍으라고 보여주시더니 다시 가져가셨어요.
옥수수알갱이를 전부 분리해 내고 호타테를 적당하게 잘라서
밥에 골고루 섞어주셨어요.
솥밥 주문하는 분들 많으시던데 이 뜨거운 옥수수를 다 긁어내느라 너무 힘들어 보였어요.
그나저나.. 오리베 왜 이렇게 맛있나요.
월요일 저녁에도 손님이 차고 넘칠 정도로 많은 이유는 역시 좋은 재료와 맛있는 음식이었어요.
어느 하나 대충 삼킬만한 음식이 없고 하나하나 다 감동하며 먹게 돼요.
에비 호타테 카키아게
아까 주문했는데 순서에 밀려 이제야 나온 새우, 호타테 튀김입니다.
다음 메뉴는 돼지고기예요.
사진에서도 맛이 느껴져요.
특제소스와 함께 나온 돼지고기 등심
저기요.. 밥 한 그릇 다시 먹어야겠어요.
남편은 맥주 - 하이볼 - 사케로 달리는 중
마지막은 연근과 가지 튀김이에요.
저 얇은 튀김옷, 너무 감동스러웠어요.
그리고 연근!!!!!!!! 튀겨서 맛없는 음식 없다지만
연근조차 이렇게 단 맛이 가득하다니 너무너무 놀라워요.
이렇게 긴 식사시간이 끝났어요.
밥 먹으면서 Wow 소리만 몇 번을 했는지 모르겠어요.
아사히카와 가시는 분들 오리베 꼭 예약해서 다녀오세요.
천국을 맛보실 거예요.
오리베를 나와 역방향으로 걸어가며 사라지지 않는 감동을 나눠봅니다.
오리베 오고 싶어서 아사히카와 또 오지 않을까 싶은데요?
호텔 들어가기 전 마지막으로 소프트크림 하나 먹고 싶은데
늦은 시간이라 문을 연 곳이 없어요.
혹시 이온몰에 뭐가 있지 않을까 들어가 봅니다.
1층 디저트 코너에 스기요호엔이라는 곳에서 드디어 소프트크림을 찾았어요.
꿀을 토핑 해주는 꿀 소프트크림을 판매하는 곳인데
꿀 좋아하는 제가 그냥 갈 순 없죠.
하치미츠 소프트크림을
1층 엘리베이터 앞 의자에 앉아서 맛있게 먹고
달콤함 가득한 맛에 만족스러워져 호텔로 돌아갑니다.
여행 2/3가 끝나는 날이에요.
이제 1/3만 남겨놓은지라 밤이 찾아오는 게 많이 아쉽습니다.
아쉽지만 남은 날도 즐겁게 지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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