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31(수)
점심시간의 투어를 마치고 숙소에 돌아가 뻗어있었어요.
맛있는 음식을 먹고 가고 싶은 곳에 다녀왔지만 더위로 진이 빠지는 것은 막을 수가 없나 봐요.
시원한 숙소에서 열기를 식히며 쉬다가 저녁시간이 되어 다시 밖으로 나왔어요.
6시가 다 되어가는데 여름 하늘은 아직 밝고 뜨겁습니다.
오늘은 이번 여행 중 첫 프렌치다이닝 레스토랑에 왔어요.
히가시카와에 있는 유일한 파인다이닝이라고 하네요.
Reserve Only
디너는 9,000엔
런치는 3,000엔과 5,500엔 두 가지
세금은 별도입니다.
창가 자리로 안내받았어요.
이곳은 와인리스트는 없어요. 손님이 원하는 부분에 맞는 와인을 추천하는 방식이에요.
남편이 프랑스 알자스 지역 와인을 요청했고 최종적으로 선택된 와인입니다.
Domaine Brand & Fils The New One 2020
Alsace, France
Riesling 100%
여름과 잘 어울리는 과일향이 가득하면서도 독특한 느낌이라
저도 편하게 마실 수 있는 와인이었어요.
첫 번째 플레이트가 나왔어요.
사자에, 나스, 오쿠라, 옥수수, 파프리카 등이 함께 있는 촉촉한 아뮤즈예요
이곳에서 나고 자란 신선한 제철 재료들 덕분에
더위에 지친 입맛을 상기시켜 주는 음식이 나왔어요.
두 번째 플레이트는 히라메 카르파쵸입니다.
광어는 흔해서 그런가 목 넘김이 쉬운 플레이트였어요.
세 번째 플레이트는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와 호박을 곁들인 양고기 타르타르입니다.
호박꽃잎 한 장이 올라가 있는데 꽤 예쁘더라고요.
히츠지 타르타르... 삿포로 스미비카부토 히츠지에서 양고기 육회를 몇 번 먹었던지라
겁내지 않고 먹을 수 있었어요.
어, 이거 꽤 인상적인데요? 치즈와도 너무 잘 어울리고 양고기 냄새도 안 나고
셰프님의 실력이 드러나는 플레이트예요.
창밖을 보니 어느새 노을이 내려앉았어요.
잠시 밖에 나가 카메라에 담아봅니다.
조용한 마을에 아무도 모르게 찾아온 노을이 너무 아름다워요.
네 번째 요리는 호타테와 콜리플라워입니다.
와.. 리시리에 이어 여기 호타테도 맛이 너무 좋아요.
이 정도면 올해 호타테가 전반적으로 맛이 좋은가 봐요.
어디서 먹어도 호타테는 성공할 것 같습니다.
다섯 번째 요리가 나왔습니다.
양배추와 케일 스프예요.
말린 잎을 스프 안에 넣어서 함께 섞어 먹는 차가운 스프입니다.
저는 원래 커피도 따뜻한 커피만 마시는 사람이었는데
여름이 점점 뜨거워지니 올해는 역대급으로 아아를 많이 마셨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따뜻한 걸 버리지 못한 게 있는데, 그게 바로 스프예요.
이 스프가 맛있긴 하지만 아무리 여름이래도 따뜻한 게 마음이 더 가긴 합니다.
여름엔 콘스프정도만 차갑게 먹었으면 좋겠어요.ㅋ
여섯 번째 플레이트는 채소구이모둠이에요.
전부다 히가시카와가 고향인 채소들과 당근퓌레
채소들이 어찌나 달고 고소한 지
이 한 접시가 알록달록하니 어찌나 예쁘던지
소박한 맛이지만 저는 제일 마음에 들었던 요리였어요.
일곱 번째는 메인요리예요.
저는 토카치산 흑모와규 스테이크를, 남편은 양고기를 주문했습니다.
굽기 정도를 물어보지 않으시고 알아서 구웠는데
얼마나 먹기 좋게 구우셨는지 깜짝 놀랐어요.
셰프님의 프라이드가 느껴졌달까요.. "이 재료는 내가 제일 잘 알아. 안 물어봐도 맛있게 해 줄 수 있어."
이런 느낌이요.
여덟 번째, 옥수수 솥밥이 나왔어요.
응? 밥? 왜?
물음표가 한가득인 음식이었어요.
물론 옥수수밥 자체야 맛있긴 하지만
메인요리랑 같이 준 것도 아니고 스테이크 접시를 치우고 뜬금없이 밥만 주니까
이 코스요리의 마지막에 과연 어울리는 걸까 고개가 갸웃했답니다.
아홉 번째는 디저트가 나왔어요.
복숭아 콤포트와 하스카프 젤라또입니다.
초콜릿류와 에스프레소로 마무리하는 게 저희 취향인지라
과일류의 새콤한 디저트와 차가 나온 건 너무 아쉬워요.
사전에 알아볼 때는 셰프님께서 음식 사진 찍은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고 들어 조금 걱정했거든요.
하지만 여느 일본 음식점과 같이 손님들 나오지 않게 해 달라는 요청 외에는 별다른 제재는 없었어요.
게다가 홀서빙을 맡아주시는 사모님께서는 자녀분이 한국을 좋아한다며 정말 친근하게 대해주셨어요.
즐거운 저녁시간을 마무리하고 레스토랑 밖으로 나왔습니다.
남편과 숙소로 돌아가며 9천 엔에 이런 코스라면 어떻다고 평가할까 얘기했는데
'가격만큼의 맛'으로 결론 내렸어요.
오늘은 늘어지는 힐링 여행 중 꽤 바쁜 하루였어요.
아마 들어가면 바로 잠들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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