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31(수)
TamJam을 나와 다음 목적지를 향합니다.
지금 갈 곳은 제 숙제를 하기 위해 가는 곳입니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 아이들이 풍경과 잘 어울리네요.
헬멧을 잘 쓰고 다니는군요.
저쪽에 목적지가 보입니다.
이런 곳에 포도밭이 있네요.
날이 이렇게 뜨거우니 포도가 잘 영글겠죠?
꽃이름이 궁금해 찾아보니 크로코스미아라고 하네요.
우리나라에서는 애기범부채라는 귀여운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진엔 잘 안 보이지만 검은 점박이 무늬가 있어요.
그 무늬가 호랑이 무늬랑 닮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라고 하네요.
잎이 붓꽃과 닮았다 생각했는데 역시 붓꽃과예요.
아까보다 하늘이 쨍하니 맑아졌어요.
착한 사람 눈에만 보이는 구름 사이 하트
'둥둥 떠다니는 구름'이란 표현과 딱 어울리는 구름 한 덩이
축구하는 아이들이 보여요.
와........ 이 한여름 한낮, 이렇게 뜨거운데 축구라니..
저는 옛날부터 운동장에만 나가도 몸이 아픈 느낌이라 체육, 스포츠랑 1도 관계없는 인간이거든요.
가장 이해하기 힘든 사람이 뜨거운 날 운동장에서 축구, 농구하는 사람들이에요 ㅋㅋㅋㅋ
하지만 사람들은 어차피 각자 사는 거니까 대단하다 감탄하며 지나갑니다.
히가시카와 중학교 학생들이 실습하는 논이네요.
히가시카와에선 중학교 교육과정에 농사 관련 실습이 있나 봐요.
가을 느낌도 살짝 보여주네요.
처음엔 공사 중인 줄 알았는데 다시 보니
모래놀이 또는 관련 과학 수업용 야외 장소가 아닐까 싶어요.
여행 중에 독특한 컨셉의 히가시카와 초등학교를 둘러보는 게 저만의 숙제였거든요.
방학중이라 둘러보기만 해야 하는 게 너무 아쉬워요.
히가시카와지구교류센터 유메린(東川町地域交流センター (ゆめりん))
학교 쪽은 방학이라 닫혀있고 돌봄 교실이 운영 중인 유메린 쪽 입구로 들어왔어요.
가구, 의자, 나무
어느 곳을 가도 만날 수 있다 보니 이 동네에서 지내다 보면 이 마을이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확실하게 각인될 것 같아요.
지역의 컨셉을 이렇게 전체적으로 깔고 지내는 곳은 처음 보는 것 같아요.
의자 뒤로 보이는 공간은 사무실이에요.
이쪽으로는 방학 중 돌봄 교실이 운영 중이라 학생들 소리로 시끌시끌합니다.
여행 전 지인들에게 히가시카와 너의 의자 프로젝트를 얘기했더니
애들이 크고 나면 저 의자는 어떻게 하냐고 물어보더라고요.
저도 궁금했는데 어떤 인터뷰를 보니 짐이 될 수도 있지만 추억으로 보관한다고 하더라고요.
24년도 의자는 santaro 공방에서 디자인했군요.
입구에서 바로 보이는 예쁜 공간
야스다 칸의 작품이 생각나는 조각이 있길래 찾아보니 맞네요.
하얀색 대리석 곡선이 예쁜 조각을 보면 당연히 야스다 칸을 떠올리게 됩니다.
매끄러운 나무 바닥 위에 부드러워 보이는 조각이 있고
통창 밖으로 보이는 아이들 풍경까지
모두가 참 잘 어울리는 모습이에요.
구글 리뷰를 보는데 어떤 분이 이곳에 있는 이 조각의 필요성을 모르겠다고 쓰셨더라고요.
예술은 필요를 위해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누군가의 필요를 채워주는 건데
필요 없는 돌덩이로 보는 게 너무 아쉬웠어요.
모두 다른 의자들
바닥이 아주 매끄러워서 댄스 공연도 가능하겠더라고요.
지역분들이 공간이 필요할 때 대여할 수도 있고 다용도로 사용되는 곳이에요.
학교와 이런 공간이 붙어있는 것도 참 좋은 생각 같았어요.
야스다 칸은 자신의 작품을 관객들이 만지거나 올라타거나 하는 것을
솔직한 마음의 표현이라고 하더라고요.
덕분에 그의 작품은 항상 매끌매끌해요. 원래도 매끄러운데 사람들이 많이 만지니
더 광택이 나는 것 같더라고요.
히가시카와 초등학교는 벽이 없는 교실로 유명해요.
우리나라에도 예전에 유행했던 열린 교육을 위해 벽을 없앴던 일이 있어서 나름 궁금했어요.
우리나라 여러 학교들이 벽도 부수고 섹션을 나누고 했지만 열린 교육은 꽤 실패한 사례로 남아있거든요.
이곳에선 그걸 어떻게 운용하고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히가시카와 초등학교는 1층으로 길게 뻗은 건물이에요.
이쪽 문에서 보이는 교실은 6학년 교실이네요.
몇 군데 방문했던 우리나라의 대안학교 내부가 떠오르는 모습이에요.
긴 마루에 벽도 없고 문도 없이 한 공간 당 한 학년이 수업을 하고
학년이 달라지는 곳만 벽이 좀 두꺼운 모습입니다.
구경하는 중에 학교지킴이로 보이는 분이 계셔서
벽이 없는데 학생들이 수업에 집중하는 데 어려움이 없냐는 질문을 했더니
첫 해에는 누가 지나가면 돌아보고 소리 나면 돌아보고 그랬는데
이젠 다들 적응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말하면서도 생각을 달리 해야겠다 느껴진 부분이 있는데
IB교육을 하는 우리 반도 '수업에 집중하는' 모습이 꽤 다른데
나는 무엇이 궁금해서 물어본 걸까 반성하게 되더라고요.
아이들에게 조금 더 넓은 공간을 줄 수 있는 건 좋은 것 같아요.
다만 벽은 없는데 책상과 의자는 예전과 똑같이 배치되어 있다면
그건 그거 나름대로 생각하고 고민할 여지가 있는 거겠죠.
실내를 둘러보고 밖으로 나왔어요. 창문으로 교실을 들여다보는데
바깥이 너무 밝아서 사진을 찍으니 유리창에 반사되는 모습 때문에 제대로 담기질 않습니다.
칠판이나 책상은 여느 일본학교와 다르진 않아요.
실내에서 볼 때 생각했던 것처럼 벽이 없이 넓은 공간인데 학생들이 선택할 여지가 없는 책상 배치네요.
이런 공간을 가진 학교가 IB교육을 한다면 편하게 시도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겠다 싶습니다.
하지만 교육에 대한 생각과는 별개로 자그마한 나무 책상과 의자를 보고 있으니
드라마 한 장면을 들여다보는 기분이 드네요.
오른쪽 끝에서부터 보면서 오니 중앙현관에 도착했어요.
밖으로 튀어나온 블록이 각각 교실인데 밖으로 향한 문이 있어요.
문을 열면 데크로 연결이 되고 그 앞엔 학급별 텃밭이 있습니다.
문 열고 나오면 데크와 텃밭이 나오는 게 개인적으로는 꽤 마음에 들었어요.
예전에 방문했던 학교는 교실에서 문을 열고 나오면 바로 운동장으로 연결됐거든요.
아이들이 즐거워 보이긴 했지만.. 교실을 탈출하려고 하는 것 같아 꽤 어수선해 보였거든요.
보진 못했지만 교실 말고 복도에서 운동장으로 나가는 문이 있을 것 같긴 해요.
하트 모양 구름이라고 찍었는데
강아지 얼굴 같기도 하고, 오리 같기도 하네요.
교실 위로 통유리창이 있어서 하늘의 변화를 바로바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별도 건물 위엔 태양열 집열판을 설치해 놨군요.
야스다 칸, 帰門(Door of Return), 귀문
볼 때마다 콩나물이 떠오르는 작품이에요.
학교 입구에 귀문을 세운 이유가 뭘까요? 의미가 있을까 생각해 봅니다.
통유리가 많다는 게 참 좋아요.
자연환경을 오롯이 받아들이고 함께 지내는 기분이 들 것 같아요.
책상을 사용하는 학생들 이름이 계속 누적되어 적히는 걸까요?
작은 텃밭인데도 해바라기들이 엄청 잘 자라고 있어요.
힘껏 해보자 정도의 표현 같은데
처음엔 대피 안내인 줄 알았는데 내용을 보니 아니겠죠?
열심히 공부해 보자로 혼자 해석해 봅니다.
카페까지 걸어가고, 학교 돌아보느라 걷고, 이제 다음 장소까지 또 걸어가야 해요.
오늘 걸음 수 맥시멈 찍을 것 같습니다.
'Life is Journey > Hokkaido 26th_Higashikawa&Asahikawa(2408'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홋카이도 여행] #28_ 히가시카와 프렌치, 브레 (ヴレ, Vraie) (0) | 2024.09.21 |
---|---|
[홋카이도 여행] #27_ 히가시카와 카페, Roaster Coaster (ロースターコースター 東川店) (3) | 2024.09.20 |
[홋카이도 여행] #25_ 히가시카와 ジャム&カフェ TamJam (잼&카페 タムジャム) (8) | 2024.09.16 |
[홋카이도 여행] #24_ 히가시카와 논밭을 지나는 산책길 (7) | 2024.09.15 |
[홋카이도 여행] #23_ 히가시카와 맛집, 이자카야 리시리(居酒屋りしり) (4) | 2024.09.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