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14(일)
스물다섯 번째 홋카이도 여행,
조식을 먹고 온천도 하며 조금 쉬다가
라보에서 사 온 도넛을 간식으로 먹었어요.
물론 사서 바로 먹었을 때가 훨씬 맛있었겠지만
매일 갈 수는 없으니 고육지책으로 하루에 한 개씩 먹었습니다.
그래도 명불허전!
토카치 우유와 함께 먹으니 너무 맛있어요.
신무라목장 우유는 벌써 다 마시고
지금은 요츠바 우유를 사서 마시고 있어요.
잠시 후 점심 식사를 위해 밖으로 나왔습니다.
조금 거리가 있지만 산책 삼아 걸어갈 거예요.
처음 가보는 위치라 구글맵 보면서 천천히 걸어갑니다.
눈이 많이 오니까
차량 와이퍼가 전부 세워져 있어요.
조금 더 안쪽 동네로 들어오니 쌓인 눈이 많아요.
길을 건너는데 너무 귀여운 모습에 빵 터지고 말았습니다.
제설차량 회사인데 크기별로 나란히 주차해 놓은 모습이
왜 이렇게 귀엽고 웃기던지 ㅎㅎㅎ
저기에 눈만 붙여주면 캐릭터 하나 완성될 것 같지 않나요?
부타동의 마을 오비히로답게
개인 집 우편함도 돼지네요.
야키니꾸하우스라는데
이름이 동대문
일본에도 있는 이름인지 한국식 고깃집인지 모르겠네요 ^^
걷다 보니 예뻐 보이는 카페가 있어서 가까이 갔어요.
안타깝게도 쉬는 날인가 봐요.
미도리가오카 공원에서 본 놀이기구도 예뻐 보였는데
이곳도 눈 위에 있는 알록달록한 놀이기구가 눈에 들어옵니다.
눈 속에 있는 벤치는 항상 쓸쓸함을 담고 있는 것처럼 보여요.
주황색 장화가 인상적이었던 어르신
30분쯤 걷다 보니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오늘은 중화요리 카가야에서 점심을 먹을 거예요.
여행 초반 쿠시로 이자카야 세키에서
카가야 사장님 부부와 우연히 옆자리에 앉아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요
그날 너무 잘 통하는 분이라는 걸 서로 알게 된 저희는
이 인연을 이어가고자 그 자리에서 바로 오늘 점심을 예약했어요.
이런 우연을 위해 여행 계획 세울 때
예약 없이 갈 수 있는 식당을 몇 군데 정해놓곤 해요.
이번에도 그렇게 계획된 식당 중 하나를 빼고
카가야에 가기로 결정했답니다.
반갑게 인사하고 자리에 안내받았어요.
가게가 작은 편인데 손님이 많아서 매우 바쁘시더라고요.
저희도 메뉴를 보며 먹을 걸 골라봅니다.
콜라 먼저
사장님이신 카가야상과 직원분은 음식 만드느라
사모님은 앵글 밖에서 손님 응대하시느라 정말 분주하시더라고요.
원래 백화점에서 반찬 가게를 하시다가
중화요리 가게를 여셨다고 했는데
그 명맥을 이어 중식 도시락을 판매하고 계셨어요.
이게 그냥 있는 게 아니라
정말 많은 분들이 사러 오시더라고요.
정확히 세어 본 건 아니지만
아마 전체 식사 인원의 50%는 도시락으로 사가신 분 같았어요.
이 가격에 이런 퀄리티의 음식이라니
저 같아도 매일 사 먹을 것 같더라고요.
저희가 만일 조식이 없는 호텔이었다면
여기서 사가서 먹었어도 좋았겠다 생각했어요.
요즘 중국집에서 볶음밥 시키면 8천 원 정도인데
650엔이라니 너무 훌륭하잖아요.
드디어 저희가 주문한 요리가 나왔어요.
남편이 주문한 챠멘입니다.
중식스타일의 앙카게야키소바라고 합니다.
푸짐하네요~
면발도 꼬들꼬들 남편이 딱 좋아할 식감으로 보입니다.
중식에서 교자 빠지면 섭섭하죠
기름에 바싹 튀긴 것 같은 교자는 아니고
약간 보들보들한 만두를 살짝 구운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쿠시로에서 요즘 츄카치라시가 유행이라고 하셔서
저는 츄카치라시를 주문했어요.
설명을 들어도 뭔지 잘 모르겠어서 우선 시켜보자 하고 주문했는데
나온 걸 보니 약간.. 우리나라 잡탕밥 같은 느낌이었어요.
두 가지 요리 모두 맛있었어요.
멀리 있는 가게였지만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시내에서 조금 멀어도 가실 수 있는 분들은
요리나 도시락뿐 아니라 사장님 부부 두 분의
호탕하면서도 다정한 성품을 만날 수 있을 테니
꼭 가보시길 추천합니다.
더 있으면서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손님이 너무 많이 오셔서 자리 차지하고 있는 게
죄송하더라고요.
이번엔 우연한 기회에 인연을 맺은 분들이라 선물드릴 게 없어서
저흰 겨우 작은 티 박스를 드렸는데
카가야상은 남편이 디저트 좋아한다는 말을 기억하시고
미리 오미야게를 준비하셨더라고요.
근처 디저트 가게에서 산 거라고 하셨어요.
우리와 인연을 맺고 있는 많은 일본 친구들은
처음부터 일본어로 소통했기 때문에 굳이 한국어를 배워서
저희와 이야기해야 할 일이 없었거든요.
(무로란 소라짱이야 반대로 처음부터 한국어로 소통했지만 말이죠..)
하지만 카카야상 부부는 처음부터 라인으로 연락할 때
어떻게 해서든 한국어로 번역해서 연락하시더라고요.
그런 정성을 소라짱 외에는 처음이라
신기하면서도 감사한 마음이 많이 들었어요.
식사하고 돌아가면서 아무래도 너무 아쉬워
라인으로 시간 되면 저녁식사하시겠냐고 연락을 했어요.
사장님 시간 되시냐고 보냈더니 카가야상이
어떻게 자길 사장님이라고 부르냐며 이름 부르라고 엄청 야단(?) 맞았어요 ㅋㅋ
오비히로 오면 이곳도 꼭 가야 하는 곳으로 픽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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