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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Morning/일본문학

[에쿠니가오리 에세이] 울지 않는 아이, 우는 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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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을 좋아한다.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에서) 등장인물이 하나같이 비현실적이고, 생각하거나 행동하는 것들이 참 비현실적이어서 마음에 들었다. 내가 하지 못하는 것들에 대한 동경일지도 모른다.

 

그녀의 작품을 읽을 때마다 이 사람은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했다. 정말 이런 몽환적이고 우울한 사람일까? 결혼은 했을까? 했다면 이혼하지 않고 잘 살고 있는 사람일까? 잘 살고 있다면 남편은 어떤 사람일까?  궁금해하면서도 내심 그녀가 정상적인(?) 사람이길 바랬다. 또 아니길 바랬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소설이 그녀와 너무 괴리감이 느껴질 것같아 싫을 것같았고, 소설의 느낌과 같은 사람이라면 현실과 괴리감이 느껴질 것같아 싫을 것같았다. 작가의 현실에 대해 고민해보긴 에쿠니 가오리가 처음이군..

 

어쨌건, 처음으로 그녀의 일상을 써내려간 에세이집을 두 권 읽어보았다. 앞선 궁금증에 대한 내 결론은 그녀는 소설과 같았다였다. 써내려가는 문체나 사람을,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촉각이 그녀의 작품들 속 여인들과 똑같았다.

 

평생 이렇게 살아왔기 때문에 괜찮은 것이겠지? 그래서 글도 쓸 수 있는거겠지? 소설이 아니라 그녀의 현실이라 생각하고 에세이 한 편 한 편을 읽다보니 뭔가 갑자기 슬퍼지고 가슴이 무거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참 소설같이 사는 여인이구나..

 

햇살 좋은 가을에 읽기보다 찬바람 부는 겨울이나 뭔지 좀 애매한 느낌이 드는 초봄에 읽으면 어울릴까 생각해본다. 이제 그녀의 소설을 읽으면서 작가는 어떤 사람이길래 이런 사람들을 만들어냈을까 고민하지 않아도 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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