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8
커다란 수제버거를 먹고
밖으로 나왔어요.
디저트 먹으러 가야죠.
라무진과 더불어
저희 단골 가게인
트랜지스터 카페에 왔어요.
정확한 시간을 예약한 건 아니지만
오늘 이 시간 즈음에 올 거라는 건 미리
이야기해놓았어요.
사람이 많아 파르페를 못먹어도
커피 한 잔은 마실 수 있을 테니 말이에요.
에푸이에서 가져온
오미야게 봉투를 손에 들고
한 장 찍어봅니다.
정겨운 간판
안을 들여다보니
카운터석엔 손님이 계시네요.
카운터석은 만석이지만
테이블 석은 비어있어요.
오늘은 오래간만에 한가한 날이네요.
마스터께서 잠시 테이블석에 앉아서 기다리라고 하시네요.
(그냥 여기서 먹어도 되는데..)
주문도 안 받으셔서
어쩔 수 없이 그냥 기다립니다.
실내를 따뜻하게 해주는 화로
누가 그리셨을지 짐작이 가는
예쁜 분필 그림
저희 지정석에 앉아 계시던 손님께서 가시고
마스터가 우리를 얼른 부르십니다.
역시 이 자리가 좋네요.
마스터랑 수다 떨기도 좋고..
운 좋게도 오늘부터 새로운 파르페가 개시되었어요.
지난주에는 딸기 밀크 파르페를 먹었는데
일주일 만에 새로운 딸기 푸딩 파르페를
먹을 수 있다니 너무 좋아요~
위에 올려진 푸딩을
스푼으로 톡톡 건드려보니
탱글탱글 흔들립니다.
푸딩을 먼저 먹어야만 딸기까지 도달할 수 있어요.
딸기는 신선함 그 자체이고
과일의 달콤함과 아이스크림의 달콤함이
잘 어울려서 먹기 좋아요.
처음부터 주욱 달콤함으로 가득하다가
제일 아래에 젤리에 도달하니
단 맛이 느껴지지 않아요.
뭐냐고 물어보니 홍차 젤리라고 합니다.
쌉싸름한 홍차 젤리가 제대로 입가심을 해줍니다.
사실.. 전 끝까지 단 게 좋아요 ㅎㅎㅎㅎ
오늘은 저도 커피 한 잔
커피 마시면서 마스터와 옆 손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눠봅니다.
저희가 홋카이도만 여행하는 사람이다보니
손님들과도 여행 이야기를 많이 해요.
요즘은 한국 여행 다녀오신 분들 이야기를
꽤 자주 듣게됩니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기분이 참 좋아요.
한가한 카페에 앉아
시간도 확인하지 않고
그냥 이렇게 보내고 있으니
마음이 편안합니다.
마스터 부부께서
배시시 웃으며 봉투 하나를 주시네요.
응? 한글?
자세히 보니 커피콩이라고 쓰여있어요.
와~ 이거 뭐예요? 여쭤보니
당신이 로스팅한 커피콩이라고
어제 와이프와 인터넷으로 한글 찾아서
끙끙거리면서 그렸다고...
너무 감동이에요.
이런 선물 너무 좋아요~ ^^
한 자 한 자 그리셨다는데
꽤 잘 쓰셨어요.
자음 모음 받침 크기 발란스도 잘 맞고
능력 자시네요!
제가 너무 좋아하면서 사진 찍으니까
마스터도 좋아하시네요.
뿌듯해하는 얼굴을 뵈니
기뻐하는 마음이 배가 됩니다.
한글이라곤 1도 모르는
마스터 부부가
그림 그리듯이 '커피콩'이라 써주신
이 낱말엔
마음과 정성이 그대로 들어가 있어서
너무 좋네요.
콩 옮겨 놓고 나면
글씨만 따로 빼서 보관할 까 봐요.^^
이제 슬슬 호텔로 돌아가
짐 정리 좀 해야겠어요.
떠나는 날 점심 식사를 여기서 할 거라
한 번 더 예약을 확인하고 카페를 나섭니다.
https://www.instagram.com/transistorca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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