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카리오의 각본가였던 테일러 셰리던이
감독과 각본을 모두 맡았던 영화입니다.
그의 역량이 모두 반영되어
테일러 셰리던의 색이 잘 보였던 작품이고
제레미 레너와 엘리자베스 올슨의 팀워크를
어벤저스가 아닌 다른 영화에서
만날 수 있다는 매력도 있었습니다.
영화는 무언가에 쫓기듯
맨발로 설원을 달려가는 소녀를 보여주며 시작합니다.
그리고 다음 장면에서
양 떼를 공격하기 위해
어슬렁거리는 늑대를 사냥하는
코리의 모습이 등장합니다.
흰 눈밭 위로 핏자국을 선명히 남기며
늑대의 시체를 끌고 가는
그의 무표정한 얼굴과 몸짓은
마치 얼어붙은 공기 같았습니다.
미국 와이오밍주, 인디언 보호구역
윈드리버
영화는 처음 부터 끝까지
눈폭풍과 영하의 날씨, 폐를 찌르는 차가운 공기를
화면 밖으로 보내어
이곳엔 운이 없고 모든 것이 서바이벌이라고
했던 말을 직접 체감하게 합니다.
사랑하는 자녀을 잃은 부모의 상실감
자신의 삶을 모두 부정당하고 빼앗기며 살아온
인디언들의 상실감
세상의 모든 것들에게 화가나 싸우고 싶지만
어차피 이길 수 없으므로
자기 자신과만 싸운다는 그의 말이
얼음조각이 가슴에 박혀
서서히 굳어져 무뎌진 모습들이
심장이 멈출 것 같은 아픔으로 다가왔습니다.
무슨 영화인지 간단하게 말하라면
소규모로 만들어진 복수영화입니다.
자녀를 잃은 부모의 세상을 향한 복수...
하지만 이 영화의 깊이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깊게 느껴집니다.
이 영화는 감독, 각본 모두 그가 맡았기에
이런 분위기를 만들 수 있었다 쳐도
시카리오를 보면서도 이런 걸
비슷하게 느꼈습니다. 그걸 보면
테일러 셰리던은 정말
영향력 있는 각본가 틀림없습니다.
침울하고 무거운 마음으로
한 장면 한 장면 따라가다가
제인이 그 차가운 눈 위에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말하며 오열하는 장면에서
함께 눈물 흘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의란 무엇인가
원죄란 무엇인가
이런 주제의 작품을 만날 때면
많은 고민을 하게 되지만
이 작품은 그런 수준을 넘어서는
이야기였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꼭 감상해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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