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05(일)
짐정리를 마치고 저녁 먹기 전까지 잠시 휴식시간을 가졌어요.
해산물이 맞지 않는 인간인 제가 해산물의 나라에 왔으니 속이 온전할 리가 없죠.
전날 먹은 비싼 장어 한 입이 어찌나 큰 타격을 주었는지..
속이 안 좋아서 끙끙거리고 있으니 남편이 저녁 예약한 곳을 취소하자고 하더라고요.
여기다 또 해산물 전문점을 가면 큰 일 날 것 같았나 봐요. ㅋㅋㅋ
아쉬워도 어쩌겠어요. 해산물과 상극인 와이프랑 사는 남편의 숙명인 거죠.
낭만적인 노래를 부르는 분이 계시고
음악 안에서 사랑을 전하는 커플도 있고
크리스마스 장식에 불이 들어왔어요.
거리가 더 예뻐 보입니다.
동우리스다리도 수도원도 라이트업 되니 더 멋져 보이고요
초점이 나간 덕분에 가이아지구도 동화 속 한 장면처럼 보이고요
동네를 조금 돌아다니다가 적당한 레스토랑을 찾기로 했는데
레스토랑이 아니라 주변 풍경만 들어오니 큰일이에요.
걷다 보니 다리 앞까지 왔네요.
이렇게 균형이 잘 맞아 보이면 기분이 좋지요.
동루이스다리 앞까지 갔다가 다시 호텔 앞으로 옵니다.
괜찮아 보이는 가게들은 자리가 없거나 쉬는 날이고..
슬슬 배도 많이 고프고 피곤하기도 하고 그러네요.
골목골목 누비며 해산물 아닌 식당을 찾아봅니다.
배는 고픈데 풍경은 왜 이렇게 마음에 드는지 ㅎㅎㅎ
저녁 풍경 속에 있는 호텔도 꽤 멋있어 보입니다.
드디어 찾았습니다.
결국 호텔 바로 앞에서 ㅋㅋ
식사 가능한지 여쭤보니 2층 자리 정리해 준다고 잠시만 기다리라고 하셨어요.
1층은 주방이 메인인 것 같고, 대부분 손님들이 2층에 계세요.
2층으로 안내받아 올라갔어요.
저희 자리 외 다른 손님들로 만석입니다.
테이블벨이 있는 곳은 처음 보는 것 같아요.
아마 1층과 2층 나뉜 것 때문에 설치하신 듯합니다.
직원분이 계속 근처에 계셔서 사용할 일은 없었지만
호출벨이 있다는 게 마음 편하긴 하네요.
옆자리 손님께선 식사를 마치고 가셨어요.
그나저나 벽에 성수반(Holy Water Font)이 있는 걸 보니 이곳도 종교시설이었을 가능성이 있겠어요.
오래된 건물들이 이런 요소를 유지하고 있다는 게 보기 좋네요.
속이 안 좋은 채로 들어왔으니 만일을 대비해 레모네이드를 주문합니다.
Sumol은 포르투갈에서 유명한 브랜드인가 봐요.
달콤 새콤하니 마시기 좋더라고요.
남편은 참치 스테이크를 주문했어요.
연어 스테이크는 자주 먹어도 참치 스테이크는 먹어본 적이...
그래서 주문해 봤습니다.
(남편이 찍은 사진은 엄청 맛있어 보이게 나왔던데.. 제 사진은 아직 갈 길이 머네요)
모양도 예쁘고 맛도 아주 훌륭합니다.
이런 곳을 그냥 헤매다 들어왔다니 죄송할 정도예요.
당근 퓌레와 아스파라거스가 가니쉬로 나왔어요.
진짜 참치 맞는 거야? 이러면서 먹었어요. 살이 연해서인지 포크 나이프가 아닌
포크와 스푼을 주셨어요.
고소하고 담백하고 아주 맛있더라고요.
커다란 홍합이 존재감을 드러내는 해물밥.
해산물 잘 못 먹어도 해물밥은 잘 먹는 편에 속하는지라
저는 해물밥을 주문했어요.
감칠맛이 일품이에요.
홍합은 남편 주고 보글보글 잘 끓여 나온 해물밥은 잘 먹을 수 있었어요.
뒤늦게 알아보니 고객들로부터 맛과 서비스 모두 칭찬이 자자한 곳이더라고요.
운 좋게 호텔 앞에서 좋은 가게 들어가서 식사할 수 있어 다행이었습니다.
저희 외에 한국 손님이 두 팀이 더 계셨는데
그중 한 팀이 정말.. 어찌나 큰 목소리로 이야길 하시던지
한국에서도 이 정도로 크게 말하는 사람은 보기 힘들 정도였어요.
마음에선 벌써 열 번도 더 조용히 좀 하시라고 말하고 싶었답니다.
그만하겠지 그만하겠지 기다렸는데 밥 다 먹고 나올 때까지 신나게 말하더라고요.
또박또박 들리는 그녀의 인생관
안 궁금하다고요!!!!
시끄러웠던 그 목소리를 제외하고 부족함 없는
아니 너무나 만족스러웠던 식당이에요.
히베이라광장 근처에서 식사할 곳 찾으시는 분 계시다면
두 발 벗고 쫓아다니며 여기 추천하고 싶다 생각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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