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10(토)
숙소에서 온천을 하며 마지막 저녁이란 아쉬움을 달래 봅니다.
맑은 하늘이라 달도 잘 보이네요.
마지막 날 저녁 만찬을 즐기러 갑니다.
익숙한 쇼핑공원 입구
며칠 전에 왔던 빌딩으로 들어가요.
여전히 북적이는 곳
사흘 전 점심 먹으러 왔던 Salon de Bois의 셰프님이 운영하시는
프렌치레스토랑 Le Ann에 왔어요.
졸라맨 안내도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직원분께 안내받아 저희 자리에 앉았어요.
안쪽에서 식사 중인 분들이 계셔서인지 조금 떨어진 자리를 주셨습니다.
커트러리는 포르투갈에서 사 온 큐티폴 제품이에요.
집에서 수저세트를 사용 중인데 이 컬러도 은은한 느낌이라 좋아 보여요.
디너코스 가격대는 여러 가지가 있어요.
저희는 18,000엔 코스로 예약했습니다.
다들 바쁘게 요리에 집중하고 계시네요.
벽 인테리어를 시멘트로 했더라고요.
요즘 사용하는 시멘트는 마이크로 시멘트라고 하던데 이게 친환경 소재라는 설명을 들은 적이 있어요.
장식장 나무도 베이지색 느낌의 밝은 색이라 실내는 전체적으로 밝은 느낌이에요.
고르는데 한참 걸렸던 와인이 서브되었습니다.
Domaine Yves Gangloff Condrieu 2016
Viognier 100%
포스팅할 땐 자세히 쓰지 않지만 마시는 순간엔
저도 남편과 함께 향과 바디감이나 개인적인 느낌을 자주 얘기하곤 해요.
이 와인은 과일향이 매력적이라 여러 과일 이름을 얘기하며 즐겁게 마셨어요.
레드와인은 과일향이 나는 걸 좋아하지 않는데
역시 화이트와인은 이런 향이나 느낌이 좋더라고요.
셰프님도 이 와인을 사 오실 때(해외에서 직접 사오셨다더라고요) 스토리라던가
테이블에서 옆에서 이런저런 얘기를 해주시는데
이 와인에 대한 궁금함과 애정이 너무 느껴지는 거예요.
남편에게 한 잔 드리자라고 얘기하는 동시에
죄송하지만 자기가 맛을 좀 봐도 되겠냐고 요청하시더라고요.ㅋㅋ
저희가 권하는 경우는 자주 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조금 당황했지만
기분 좋게 한 잔을 따라 드렸어요.
맛있는 와인을 나눠 마시는 것도 좋지만 셰프님이나 소믈리에 분께 좋은 와인을 권하는 이유는
모든 와인의 맛을 다 아실 수는 없으니 이렇게나마 공부하셔서 맛있는 와인 추천할 수 있게 되길 바라기 때문이에요.
첫 번째 요리가 나왔습니다.
케가니, 콜리플라워, 캐비아, 치즈를 올린 타르트입니다.
오, 처음부터 털게라니 좋은데요?
약간의 무게감을 보여주며 디너코스가 시작됩니다.
두 번째 요리는 옥수수 요리입니다.
썸머 트러플 아래엔 옥수수와 히오도리란 이 지역의 토종닭이 들어있어요.
히오도리가 뭔지 몰라서 직원분께 요청해서 구글 이미지 검색하고 막 난리도 아니었어요. ㅎㅎ
귀여운 애기 옥수수
옥수수 아이스크림
옥수수크림과 우니를 곁들인 타르트
홋카이도 여름 여행 땐 항상 옥수수 요리를 자주 먹지만
와, Le Ann처럼 다양한 메뉴를 한 플레이트로 먹은 건 처음인 것 같아요.
고소하고 달콤한 옥수수의 맛이 그대로 담겨있으면서 다양한 식감으로 표현되니
입이 즐거울 수밖에 없습니다.
두툼한 빵
달걀 프라이를 표현하려고 한 거 맞겠죠?
세 번째 요리는 호타테입니다.
호타테, 치즈, 가지, 쥬키니, 콜리플라워
호타테는 안에 숨겨져 있었어요.
호타테가 나올 때마다 얘기하지만 올여름 홋카이도의 호타테는 정말
정점을 찍었습니다. 이렇게 극강의 단맛이 나는 호타테는 스물여섯 번 여행 중 처음입니다.
해산물 어패류 잘 못 먹는 저도 호타테는 잘 먹는 편인데
제가 잘 먹는 재료가 최상급이라니 너무 좋아요.
네 번째는 생선요리예요.
오오몬하타(붉바리) 입니다.
튀겼으니 고추 매운맛은 안 나겠지 싶어 먹었더니
너무 매워서 혼났어요.
꽃 튀김에 가려지긴 했지만 아래엔 시마에비가 있습니다.
올여름엔 바다친구들 참 많이 먹네요.
그만큼 맛있게 요리된 생선들이 많았어요.
비늘만 보면 식욕이 떨어지는 초등학생 입맛
다섯 번째는 고기요리예요.
특이하게 양고기가 나왔습니다.
호렌소(시금치)를 곁들인 양고기
셰리 비네거 베이스 소스와 함께 나왔는데 참 잘 어울리더라고요.
여섯 번째도 고기요리입니다.
히츠지도 맛있긴 했지만 전 소고기 파라
메인 고기요리가 양고기라 살짝 슬퍼하고 있었거든요.
감자 소스와 함께 나온 토카치 규입니다.
하얀 녀석들은 유리네였던 걸로 기억해요.
맛있어요!
역시 전 흔한 맛이라도 소고기가 맛있습니다.
일곱 번째는 디저트입니다.
자두와 비에이산 저지밀크 아이스크림
어, 뭐죠? 자두가 원래 이렇게 달고 맛있는 과일이었나요 ㅎㅎㅎ
프티프루와 함께 나온 에스프레소
역시 여행 중엔 이렇게 화려한 잔들이 예뻐 보이는 것 같아요.
사진은 커 보여도 에스프레소잔이라 아주 작아요.
각설탕 한 개 넣어서 호로록 마셔줍니다.
달콤한 디저트까지 야무지게 먹으며 저녁식사를 마무리했어요.
마지막 디너를 이렇게 맛있는 곳에서 먹게 되어 너무 행복합니다.
셰프님도 직원분들도 너무 친절하고
좋은 재료로 정성껏 만들어진 음식을 먹으며 여행이 끝나가는 아쉬움을 위로받았지요.
다음에 아사히카와에 오면 여긴 또 오게 되겠죠?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는데 많이 선선한 느낌이 듭니다.
어머, 아사히카와 지금 뭐 하는 거지?
우리 내일 돌아가는데 이제 와서 19도??
여보세요!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닙니까?
마지막날 밤이 되어서야 홋카이도 다운 기온을 보여주다니
괜히 배신감이 몸이 부들부들 ㅎㅎㅎ
그래도 마지막 밤인데 소프트크림 하나 먹어야죠.
며칠 전에 먹은 벌꿀 소프트크림을 또 먹어줍니다.
아~ 달고 맛있어요.
맛있는 음식으로 배를 가득 채우고 호텔로 돌아왔어요.
하.. 마지막 밤이라니 아쉬워서 어쩌죠?
15일 언제 지나갔냐고요. 엉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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