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30(화)
식사를 마친 후 미치노에키에서 다시 택시를 불렀어요.
이제 커피 마시러 갈 건데 오늘 갈 곳은 웬즈데이 반대 방향으로 더 멀리 있는 카페라
택시를 탈 수 밖에 없습니다.
기사님과 소소한 스몰토크를 하며 카페를 향해 갑니다.
하늘이 맑고 파래서 너무 좋은데 한낮의 태양이 제 살을 다 태울 기세로 지글거려요.
그래도 이 풍경들을 놓칠 수는 없으니 버티며 카메라 셔터를 눌러봅니다.
창고를 개조해서 만든 로스터리 카페라고 해요.
건물 자체는 나무 창고라 크게 특별할 건 없는데 왜 여기까지 왔냐 하면요
주변이 모두 논밭이거든요.
초록초록한 들판엔 곡식들이 자라고 있고
카페에선 고소한 커피 볶는 향기가 가득합니다.
맛도 기대하고 있지만 이 풍경 속에서 커피를 마시고 싶었거든요.
여기도 장작이 쌓여있어요.
누구 성함일까요 ^^
커피 드링크 메뉴
스티커 붙은 커피가 오늘의 추천 커피래요.
주문을 마치고 잠시 사진을 찍어봅니다.
금쪽이들을 세상 어디에나 존재하는구나를 확실하게 깨닫게 해 주었던 아이
다행히 일찍 일어나서 가셨어요.
말을 너무 함부로 하는 아이라 들으면서 말투가 계속 거슬렸는데
우리한테도 말을 걸며 장난치려고 폼 잡는데 계속 눈 피하고 안 마주쳤더니
나중엔 포기하더라고요. 휴..
원두와 드립백
길고 홀쭉하게 생긴 커피 드리퍼
이건 지름이 넓은 것과 뭐가 다를까요?
커피용품 미니어처
칼리타나 하리오 제품은 저도 갖고 있는 것들이 보여요.
작은 것들은 너무 귀여워요~
캬... 저도 저렇게 털 복슬복슬한 여우 만나고 싶어요.
창밖을 향하고 있는 테이블,
블랙보드엔 분필 그림이 있고
옆엔 아이들 장난감이 있어요.
인스타 보니까 이 큰 테이블에선 여러 행사를 진행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커피 관련 인터뷰라던가 그런 거요.
저희가 앉고 싶은 자리는 앞쪽 창가 자리예요.
아직은 연두색인 여름의 논을 바라보며 즐겨보려고요.
히가시카와의 맛있는 물, 자유롭게 마시라고 쓰여있어요.
직원분께서 다이세츠산에서 내려오는 물이라고 많이 드시라고 하더라고요 ㅎㅎ
한쪽에는 짐이 가득합니다.
창고를 개조해서 만든 카페지만 여전히 창고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경치가 너무 좋죠?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싶지만 소프트도 먹고 싶을 땐
아포가토를 시키면 딱이죠.
맛없어도 맛있게 만들어줄 멋진 풍경
공식적으로 요시노리커피 히가시카와 본점은 take out 전문점이에요.
좌석은 만들어놨지만 잔은 모두 1회용 컵을 사용합니다.
그게 많이 아쉬워요.
예쁜 잔에 맛있는 커피 마시는 것도 즐거움 중 하나인데...
커피 마시며 창밖 구경하다가 안 되겠다. 타 죽더라도 나가서 뒷마당 사진은 찍어야겠다 결심하고
밖으로 나가봅니다.
구름 뭐죠.. 그림인가요..
앞에 보이는 산들은 아사히다케 연봉이에요.
눈앞에 이런 풍경이 펼쳐져있다니 비현실적이란 생각이 들어요.
저쪽엔 먹구름이 몰려오네요.
5분도 안 되는 시간 동안 팔이 새까맣게 타는 소리가 들립니다.
온갖 곤충들이 뛰어다니느라 바람 한 점 없는 정원에서 풀들이 여기저기 흔들리고 있어요.
잠자리들은 여기저기 날아다니며 짝짓기를 하고 있어요.
사진 왼쪽 위에도 찍혔네요 ㅎㅎ
이런 풍경 속에 살면 그림 그리고 싶은 욕구가 정말 많이 생길 것 같아요.
화가들이 작품을 그리기 위해 여행을 하고 이사를 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뒷마당을 구경하고 들어와서 열기를 식히는데
작은 새들이 등장했습니다.
작은 녀석이 종종걸음으로 어찌나 빠르게 다니는지 사진 찍기가 힘드네요.
처음 보는 새라서 사진 검색을 해보니 할미새라고 나오는데
검은 무늬가 있는 할미새는 알락할미새와 백할미새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눈에 검은 줄이 있으면 백할미새, 없으면 알락 할미새래요.
뒷마당에 나타난 애들은 눈에 줄이 있으니 백할미새입니다.
친구에게 사진을 찍어 보내주었더니 자기네 집 앞에도 자주 오는 새라고 하더라고요.
걸음이 너무 빨라서 자기 다리에 걸려 자주 넘어진다는 웃긴 이야기도 해주었습니다.
약간 덜렁거리는 새인가 봐요.
처음 보는 할미새
기념으로 영상으로도 남겨봐요.
남편은 드립커피 한 잔을 마신 뒤
소프트크림과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싶다고 해서 추가 주문했어요.
저는 아포가토를 먹어서 소프트크림 맛을 봤는데
여기 소프트크림도 아주 맛있어요.
홋카이돈데 맛없으면 이상하겠죠? ㅎㅎ
에스프레소는 잔에 담아주셨어요.
뒷면을 보면 요시노리커피를 대표하는 문구가 나와요.
BETTER COFFEE, BETTER LIFE
맞아요.. 좋은 커피는 삶을 풍요롭게 해 주죠.
저쪽은 소나기가 내리는 것 같아요.
돌아가는 택시를 부르기 위해 택시 회사에 전화를 하는데 연결이 되지 않는 거예요.
직원분께 부탁해서 택시회사에 전화를 해주셨는데 자기네도 연결이 안 된다고...
조금 난감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며칠 전 웬즈데이카페는 여차하면 걸어갈 수 있는 거리였지만
여긴 더 먼 곳이라 이 날씨에 걸어가면 열사병으로 쓰러져 일본 뉴스에 나올 판...
고민하고 있는데 한 분이 오시더니 자기가 태워다 주겠다고 하시는 거예요.
택시회사가 계속 전화를 안 받으니 방법이 없어서
너무너무 죄송한데 염치 불고하고 감사히 타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한참을 달려 숙소까지 가는데 알고 보니 직원이 아니라 요시노리커피 사장님이셨더라고요.
여행도 좋아하시고 한국도 좋아하시고 정말 화통한 성격의 멋진 분이셨어요.
인스타 라이브도 종종 하시고 커피에 진심이 느껴지는 분이었답니다.
덕분에 감사히 잘 왔다고 인사도 하고 사진도 각자 핸드폰으로 찍어서 DM으로 주고받고
행복한 여행 하라고 좋은 말씀도 해주시고 돌아가셨어요.
덕분에 편하게 잘 돌아왔습니다.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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