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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s Journey /Memory

홋카이도 여행과 해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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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히마와리 ひまわり [向日葵] 

 

일본어로 해바라기를 히마와리라고 불러요.

지금까지 한자를 확인할 생각은 못했었는데.. 

向日葵라는 한자를 보니  해 바라기라는 이름도

히(日) 마와리( 回)라는 이름도 향일( 向日 )이라는 이름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꽃의 특성을 파악해서 만들어진 이름일 테니

사람들이 보는 눈은 다 똑같은가 싶기도 해요.

 

여름, 홋카이도를 여행하면서 노랗게 물든 해바라기 밭을 종종 보게 되는데

밭이 크던 작던 그 모습을 보면 저절로 발걸음이 멈춰져요. 

누군가를 향한 변함없는 사랑의 모습이 한가득 담긴 모습이

아름답기도 하고 짠해 보이기도 하고 그렇더라고요.

 

저희 부부가 15년 가까이 홋카이도만 다니다 보니

거기에 도대체 뭐가 있냐고 주변 친구들이 계속 물어봅니다.

둘이서 여행을 다니기 시작한 첫 지역은 다른 곳이었지만

우리와 잘 맞다고 느낀 여행이 홋카이도가 처음이라

첫사랑이 계속 이어지는 걸지도 모르겠어요.

 

자꾸 물어보니 생각해 봅니다.

도대체 홋카이도엔 뭐가 있을까?

 

우선 거리가 가까우니까 피곤한 일상을 벗어던지고 편하게 다녀올 수 있고

- 여독 없는 것 너무 좋아요!

 

여행에서 원하는 것을 다 얻을 수 있고

- 눈과 입을 모두 만족시키는 곳! 맛집과 볼거리가 넘치는 곳이죠.

 

일본 사람들의 특징이라고 말하는 혼네 타테마에가 홋카이도 사람들에게선 크게 드러나지 않는 것 같아요.

일본 사람들은 혼네(本音, ほんね)와 타테마에(建前, たてまえ)가 다르다는 말을 하잖아요.

(그런데.. 대부분 그렇지 않나요? 겉과 속이 투명하게 똑같은 사람이 얼마나 될지..)

 

홋카이도는 원주민을 몰아내고 차지한 곳이라 처음부터 외지인이 많은 곳이었고

개항지인 곳도 있어서 일본의 다른 지역들보다 조금 더 오픈 마인드이지 않나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사람 좋은 동네 원탑은 하코다테예요.

하코다테에서 만난 분들과는 자연스럽게 마음을 나누게 됩니다.

 

한국친구들만 이런 질문을 하는 게 아니라

홋카이도 친구들도 이렇게 자주 올 거면 홋카이도에 집을 사라는 둥

핀잔 아닌 핀잔을 주며 물어봅니다.

"일본 여행이 그렇게 좋냐?"

 

"아니야, 우린 일본 여행을 좋아하는 게 아니라 홋카이도 여행을 좋아하는 거야.

다른 곳은 흥미 없어."라고 대답하며 말을 이어갑니다.

 

우리가 해바라기는 아니지만

홋카이도 여행은 포기할 수가 없더라고. 

그냥 라이프 서클이 되어버렸달까...

홋카이도 도지사님은 우리한테 상 좀 안 주실까?

여행 갈 때마다 두 사람 경비가 어마어마한데 말이지... 라며 너스레를 떨곤 합니다.

 

여름 여행이 끝나고 얼마 전 여행기를 마무리했어요.

그리고 겨울 여행 준비가 바로 시작되었지요.

기본 계획을 세우고 식당까지 전부 결정되었기에

이제 전화만 죽 돌려서 예약 하면 됩니다.

 

그렇게 11월이 가고 12월이 가고

여행 가는 날이 다시 돌아오겠죠?

 

태양을 따라 도는 해바라기처럼 계절을 돌고 돌아

다시 떠날 날을 기다리는 걸 보니

해바라기가 맞는 것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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