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05(토)
어느덧 여행도 8일 차
시간 참 빨리도 갑니다.
긴 여정으로 준비했다 생각해도
지내다 보면 하루하루 아쉽기만 해요.
삿포로 호텔에선 조식을 신청하지 않았기 때문에
편의점에서 우유와 빵을 사 와 아침으로 먹기로 했어요.
피낭시에는 전날 캡슐몬스터에서 서비스로 받은 녀석들입니다.
호텔 1층에 로손 편의점이 있어서 편하게 갈 수는 있는데
여기가 또 에어컨이 고장 나면서
편의점마저 절절 끓는 상황이 되어버렸답니다.
우리나라 같으면 빨리 A/S가 되었을 텐데
여긴.. 저희 체크아웃하는 날까지 에어컨 수리가 되지 않았어요.
불쌍한 직원분들...ㅠ.ㅠ
암튼 맛있는 홋카이도 우유와 간단한 요깃거리를 사 와 배를 채웠어요.
11시쯤 밖으로 나오면서
다시 한번 객실청소를 당부합니다.
제발 기본만이라도 제대로 해달라고요..ㅠ.ㅠ
멀리 갈 건 아니지만 주말 킷푸를 사용할 수 있기에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기로 합니다.
나카지마공원 역
객실 온도와 바깥 온도 차이가 심해서
카메라 렌즈가 정신을 못 차립니다.
토, 일, 공휴일에 이용할 수 있는 도니치카킷푸
520엔으로 하루종일 탈 수 있어요.
이번 여행 준비하면서 동전 안 생기게
키타카 카드를 사용해 볼까 고민했었는데요
이런 주말 이용권을 사용하는 날은 어차피 따로 사야 하니까
카드는 사용하지 않는 걸로 결정했답니다.
게다가 이번엔 동전을 얼마나 잘 털었는지
남아서 가져온 것도 거의 없었지요.
일본에선 동전 잘 털어 쓰는 것도 능력입니다.ㅋㅋㅋ
나카지마코엔 역이에요.
전차가 들어옵니다.
한국의 스크린도어에 익숙해져 있어서인지
이렇게 반만 있는 도어를 보니 약간 불안해 보이네요.
한국에서 스크린도어 공사 중이라 모두 제거된 곳을 갔는데
있던 게 없으니까 굉장히 무섭더라고요.
Le Trois
지하도에서 연결된 입구예요.
여기 지하 2층에 오늘 갈 곳이 있습니다.
하얀 벽에 も글자가 예쁘게 있는 이곳
히라가나모리히코(ひらがなもりひこ)예요.
자그마한 팬케이크를 굽고 있는 직원분
하얀 벽에 아무것도 없어서 굉장히 깔끔해 보이는 외관이네요.
테이크 아웃코너
모찌(もち) 아쯔(あつ)
쫀득하고 따끈하고
모찌아쯔..어감이 귀엽네요.
외관이 너무 예뻐서 죽 둘러봤어요.
맛차앙미쯔가 기간한정으로 나와있군요.
한정판에 쉽게 유혹되는 제 눈에 들어왔는데
어떻게 할지...
내부는 이렇게 생겼어요.
주로 1-2인석이 많네요.
조용합니다.
이런 것도 있고
다양한 원두와 머그잔도 있어요.
여기는 사이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곳입니다.
무심하게 그려진 그림들이 어찌나 예쁘던지...
너무 갖고 싶었지만
보통 여행지에서 봐서 예쁜 것들이 많아요.
돌아가면 그렇게 애정하며 사용할 것 같지 않아서 내려놓습니다.
이곳은 모리히코 카페에서 2020년 하반기에 오픈한
일본식 찻집 컨셉의 팬케이크 카페예요.
남편이 팬케이크를 참 좋아해서 여기저기 찾아가는 편인데
여행 준비하는 중 발견했는지 리스트에 넣었더라고요.
うすもち는 옛날 일본식 팬케이크를 부르던 말이래요.
아마 얇다는 우스이와 모치의 합성어가 아닐까 싶어요.
먼저 팬케이크 장 수를 정합니다.
3장과 5장 두 가지 중에 선택할 수 있습니다.(물론 가격 차이가 있고요)
그리고 토핑을 5종류 고를 수 있어요.
사이폰 커피와 계절한정 메뉴
커피 종류도 다양하게
계절한정 메뉴 먹고 싶었지만
제가 또 녹차류는 그렇게 애정하지 않아서.. 패스합니다.
커피가 먼저 나왔네요.
양이 꽤 많아서 두 잔 반 정도 마신 것 같아요.
사이폰 커피가 그렇게 맛이 다르게 추출되는 건 아닌데
시각적 효과 때문에 인기가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저희 커피 만들어주실 때 저도 주방 앞에 가서 구경했어요 ^^
진하게 만들어진 커피
강배전 커피를 좋아하는데
한국에선 아직 제 입맛에 맞는 깊고 진한맛이 나도록
로스팅하는 곳을 찾지는 못했어요.
강배전이라고 해도 제 입맛에 맞지는 않더라고요.
홋카이도에 자주 오니까 온 김에
원두를 많이 구입해 갈 수 있어서 너무 좋습니다.
팬 케이크와 토핑도 나왔어요.
모리히코의 모
모치의 모
두 가지 의미를 모두 가진 글자일까요?
각자 고른 다섯 가지 토핑과 함께
오이지가 나왔어요. ㅋㅋㅋ
옛날 방식일까요?
피클이어도 읭? 했을 텐데
오이지라니
조금 먹어봤는데 맛이 어울리는 건 아니에요.
한 상 가득
저는 3장짜리
남편은 다섯 장 짜리
사이즈는 작아요.
엄청 타버린 저의 손을 등장시킨 이유는ㅎㅎㅎ
팬케이크는 손바닥정도 사이즈라
식사로 드시고 싶으신 분은 다섯 장으로 드시는 걸 추천합니다.
버터 한 조각을 올리고
메이플시럽은 전부 뿌려놓았어요.
그리고 다른 토핑들은 먹을 때마다 조금씩 뿌려 먹었어요.
팬 케이크 맛도 좋고 커피도 맛있어서
오늘의 선택은 아주 만족스러웠습니다.
인스타에 사진 올리는 것 좋아하는 분들은
인테리어도 깔끔하고 예뻐서 가면 좋아하실 것 같아요.
점심 먹었으니 산책을 조금 해볼까.. 하고 밖으로 나왔는데
와............ 매일매일 더위와 습기를 갱신하는 것만 같아요.
여기서 걷다가는 숨 막혀 죽을지도...
나온 김에 부탁받은 물건을 사러 Loft도 가야 하니
조금 더 걷기로 합니다.
극단 사계의 전용 극장이 보이네요.
인어공주를 공연 중인데 스토리보다 무대연출 때문에 너무 보고 싶었거든요.
https://youtu.be/lyGIPg2xZjY?si=VUd4H6gMn0elCFzF
삿포로에 있는 중에 볼 수 있는 표가 있을까 싶어 극장에 들러봤어요.
S석은 떨어진 자리 몇 개만 있더라고요.
이왕이면 좋은 좌석에서 보고 싶은데..
여름방학 중이고 워낙 유명한 극단이다 보니 현장에서 표를 구입한다는 건
역시 하늘의 별따기
공연 쉬는 날이 이틀이나 되다 보니까
여행 일정 중 가능한 날도 더 줄어들고..
다음 삿포로에 올 땐 극단사계 공연 확인하고 예매까지 한 뒤에 와야겠어요.
라이온킹 할 땐 이보다 더 심했으니..
몇 자리라도 남아 있는 게 행운이네요.
아, 유튜브 영상 속 인어공주는 한국인이라고 하더라고요.
괜히 뿌듯 ^^
시계탑을 보기 위해 움직였던 적이 있었을까..
아마 삿포로 처음 왔을 땐 오긴 왔었겠죠? ㅎㅎ
지나가다가 보기만 한 것도 같고..
참 별거 없는데 유명한 스팟이죠.
Loft에서 부탁받은 물건을 사려고 왔는데
피카추가 반겨주네요.
안녕~
ESTA 건물이 10월이면 문을 닫기 때문에 더 이상 물건을 채워놓지 않아서
모든 층이 폐점 직전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로프트도 거의 비어있어서 구경할 것도 없었어요.
그래도 운 좋게 사려던 물건이
아주 저렴하게 할인상품으로 남아있어서 가져올 수 있었답니다.
로프트 쇼핑을 마치고 JR삿포로역 1층으로 왔어요.
여기에 산도리아 자동판매기가 있다고 해서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보라색 물품보관함을 찾으면 바로 옆에 있다고 했는데
1층 중앙이라 쉽게 찾을 수 있었어요.
줄이 꽤 길게 늘어서있습니다.
샌드위치 채워 넣는 시간은
오전 6시, 10시
오후 1시, 4시, 7시라고 하니
맞춰 가셔도 좋을 것 같아요.
줄 서 있는 동안에 메뉴를 골라봅니다.
내일 아침으로 먹을 걸로 세 개를 골라서 구입했는데
어? 상품 출구에 네 개가 나와있는 게 아니겠어요?
뒤에 줄 서있는 분들도 많고,
그냥 제가 잘못 샀나 보다 생각하고 네 개 가지고 돌아왔는데
돈 계산도 세 개 가격으로 잘 맞게 한 걸 보니
하나가 더 딸려 나왔나 봐요.
감사하게 하나 더 먹기로 했습니다.
아래엔 객실 청소로 인한 불만 가득한 주절거림이 있어
다소 불편하실 수 있으니
여기서 끝내시는 걸 추천합니다. ㅎㅎㅎㅎ
그리고 돌아온 호텔
객실에 들어오니 떡하니 청소하던 젖은 수건이 놓여있습니다.
물론 침대 머리 위 수북한 먼지는 그대로였고요
다른 곳에 있는 먼지들도 도저히 청소가 제대로 된 곳이라고 볼 수 없었어요.
담당 직원을 호출했습니다.
청소직원 담당하시는 할머님 한 분과
룸 담당 외국인 직원이 오셨네요.
언성을 높이진 않았습니다.
저 수건 뭡니까
보통 청소가 제대로 되지 않아 손님이 여러 번 요청하면
조금 더 신경 쓰는 게 정상 아닙니까
저런 모습을 어떻게 해석해야 합니까
화도 화지만 호텔의 대응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내가 아침에 청소 부탁할 때 마지막 부탁이라고 하지 않았냐
그런데도 이렇게 하다 만 상태를 보여주는 건
내가 외국인이라서 놀리는 거냐
기록 남아있을 것 아니냐
삿포로 올 때마다 대부분 이 호텔에서 숙박을 했는데
이제 오지 말라는 뜻이냐
당장이라도 다른 호텔 구해주면 나가겠다
외국인이 여기에 숙박하는 게 싫으면
외국인 금지라고 써붙여라
뭐.. 이렇게 화를 냈더니
연신 죄송하다는 말만 합니다.
죄송하다는 말이야 도대체 몇 번째 듣는 건지 말입니다.
다시 정리해 주겠다는 말을 하는데
필요 없으니까 나가라 우리가 알아서 닦아서 쓰겠다
그냥 돌려보냈습니다.
남편은 뭘 그렇게까지.. 하는 입장이라
저 혼자 열 내는 꼴도 짜증 나더라고요.
일련의 사건들을 마무리하고 빨래하러 가는데
청소 담당 직원들이 보입니다.
전부 10대 20대로 보이는 어린 외국인이네요.
직원들이 너무 어려서 청소가 제대로 안 되는 걸까
내 나라가 아니니까 대충 하는 걸까
여러 가지 생각을 해봅니다.
외국인 노동자들을 비하하는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나온 결과의 원인을 찾다 보니
눈에 보이는 건 그런 부분이었다는 거예요.
실제로 차별이었을 수도 있고
자꾸 클레임 거니까 짜증 나서 더 화나라고
일부러 그랬을 수도 있는 거겠죠.
다음엔 가능하면 다른 호텔을 이용해야 할 것 같아요.
'Life is Journey > Hokkaido 24th _Sapporo(2023.08)'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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