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04(금)
삿포로 첫날, 지인들과 즐겁게 보내고
두 번째 날을 맞이했어요.
삿포로 호텔에선 조식을 신청하지 않아
늦잠도 자고 오전시간 객실에서 좀 뒹굴거리며
쉬다가 밖으로 나왔어요.
날이 좀 흐리네요.
이른 점심을 먹을 건데
약간의 거리가 있는 곳을 중간에 확인할 곳도 있고
산책 삼아 걸어가기로 합니다.
오늘도 여전히 사우나 같은 삿포로의 여름날씨
무로란에 도착한 날부터 지금까지 계속 이러는데
여러 날 되었는데도 홋카이도의 이런 날씨는 영 적응이 안 되네요.
점심 먹기 전에 확인하려고 한 곳이 바로
샌드위치 전문가게인 산도리아예요.
아무 생각 없이 이쪽분들처럼 산도리아(サンドリア)라고 불렀는데
영어명칭을 보니 어색하네요 ㅎㅎㅎ
맛있는 샌드위치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곳이에요.
게다가 24시간 영업!
조식을 신청하지 않았으니 호텔에서 여기까지 거리가 괜찮으면
아침으로 사 먹으면 좋겠더라고요.
편의점 샌드위치 가격보다 저렴한 것도 있고 비슷한 것도 있는데
바로 만들어 판매하니까 신선하고 맛있을 것 같더라고요.
결론은 애써서 걸어올 수는 있는 거리지만
생각보다 멀었고,
가장 큰 건 아침부터 찌는듯한 이 더위와 습기를 견디며
사러 올만한 가치가 있을까 생각해 봐도
yes라는 답이 나오질 않더라고요.
아쉽지만 아침에 와서 사 먹는 건 포기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삿포로 역에도 자판기가 있다고 하니
역 쪽에 가면 사 먹어보려고요 ^^
만개와 동시에 더위에 시들어가는 능소화를 보며
다시 한번 기후위기를..ㅠ.ㅠ
점심 먹을 곳으로 계속 걸어갑니다
땀과 함께... 와.. 더워요..
손 선풍기 안 가져왔으면 꼼짝도 못 했을 것 같아요.
하루종일 손선풍기를 max 상태로 틀고 다녔더니
하루가 끝날 즈음엔 방전이 되더라고요.
이거 사용한 지 몇 년 됐는데 하루 만에 방전되는 건 처음 봤어요.
중간에 호텔 돌아갈 때마다 틈틈이 충전을 시켜야만
max상태를 유지하며 밤까지 버틸 수 있었어요.
오픈 시간 전인데 벌써 줄이...
의도한 건 아니지만 오픈런~
오늘 점심은 메디슨맨 스프카레입니다.
저희가 가장 좋아하는 가게이고요
제겐 거의 내 영혼의 치료자 수준입니다.
드디어 맛있는 스프카레를 먹을 생각에 대기줄도
그렇게 길게 느껴지지 않아요.
길 가는 사람들이나 차량 움직임을 위해
안쪽에 줄 서 있었는데
옆에 있는 洋食コノヨシ (conoyoshi) 가게 사장님이
오픈 시간이 다가오니
가게 앞을 비워달라고 하셨어요.
어쩔 수 없이 도로로 내려와 줄을 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줄 서 있는 인원을 세어보고
내부 테이블 수와 배치를 떠올려보니
저희는 안전하게 자리 잡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생각대로 안전하게 자리에 앉을 수 있었어요.
오픈하자마자 카운터석, 앞쪽 자리, 홀 안쪽 좌석까지 모두 채운 후
실내 대기석까지 바로 만석이 되더라고요.
1,2분 차이로 안타깝게 밖에서 기다리시는 분들도 발생
더운 날 밖에서 대기라니 너무 안타깝지만
그래도 저희는 맛있게 먹도록 하겠습니다.
조금이라도 일찍 먹고 자리 내어드릴게요 ^^
스프카레 메뉴 주문하는 순서
1) 카레 종류를 정해요(닭, 돼지, 채소, 해산물, 스프카레 누들, 미니마일드 카레)
2) 라이스 양을 정해요(없음 -100엔, 소중대 + 110엔, 수프 추가 220엔, 밥추가 등등)
3) 맵기를 정해요- 예전엔 0단계부터 숫자로 표시했었는데 이젠 표기법이 바뀌었네요.
(마일드 - 카레 안 들어가요, 마일드 메디슨- 카레 쬐끔 들어가요, 그리고 레귤러, Hot 1~4단계, 오오 50~100단계가 생겼네요)
4) 토핑을 정해요(안 해도 괜찮아요, 식사 중에 토핑 추가하려면 라임과 치즈 두 개만 가능하대요.)
5) 음료수 정해요(일본은 식당에서 음료 주문하는 게 문화인 것 같아요. 되도록 주문하세요)
6) 커피, 맥주, 아이스크림은 알아서~
평일 런치타임 서비스
- 카레메뉴(누들, 미니메뉴 제외) 100엔 할인
- 카레 주문 시 드링크 100엔 할인
종이 앞치마 있으니까 말하래요.
음식을 주문하고 실내를 둘러봅니다.
인테리어는 크게 바뀐 건 없어요.
예전에도 있던 소품들을 보며 추억에 젖다가
1934년과 인디언은 무슨 관계가 있을까 궁금해졌어요.
큰 의미를 가진 건 아니고
의식의 흐름대로 별생각 없이 검색해 봤는데
1934년은 의회에서 인디언 재편법이 통과된 해군요.
인디언 부족 주권을 회복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백인들의 사유지화 된 땅을 원주민과 부족에게 돌려주기도 했대요.
그냥 생각만 해봐도 1934년의 결과야 미미했을 게 뻔하지만
인디언에게 1934년은 꽤 중요한 의미를 갖는 해가 되었을 것 같아요.
카레 먹으려다가 역사 공부 한 자락 해봤습니다.
런치타임 서비스로 할인받은 음료수
저는 라씨를 남편은 콜라를 주문했어요.
음료가 먼저 나왔습니다.
저는 워낙 요거트 종류를 좋아해서
라씨도 참 좋아요.
가게마다 맛도 조금씩 다르겠지만
커피처럼 음미하진 않고 그냥 시원한 유산균 음료 정도로 여기고 마셔요.
제가 주문한 야채카레가 나왔어요.
여기 오면 지금은 메뉴에 마일드라고 써진 카레 안 들어간 0단계를 먹었어요.
맵찔이에 카레를 소화 못 시키는 인간 중 하나라..
그래도 너무너무너무 맛있어서 제가 계속 오고 있다는 거!
2018.02.11 - [Life is Journey /Hokkaido 17th] - 17th Hokkaido #19 메디슨맨의 치료를 받다..
메뉴판 표기도 바뀌었고, 저도 오늘은 왠지 먹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마일드-메디슨맨으로 맵기를 정했어요.
카레 아주 조금 들어간 걸로 ㅎㅎㅎㅎ (이 정도도 제겐 큰 도전이어요)
밥은 소자, 토핑은 오징어 튀김으로 시켰어요.
신선한 채소들이 한가득
스프카레의 향이 너무 좋습니다.
오징어 튀김이라길래 새우튀김 같이 길쭉한 녀석이 나올 줄 알았는데
고로케 모양의 오징어 튀김이 나왔어요.
스프카레야 말할 것도 없지만
오징어 튀김, 와 반전이네요.
오징어 살을 전부 다져서 만든 튀김이라
식감이 쫄깃하면서도 부드럽고
너무 맛있어요.ㅠ.ㅠ
오징어 튀김 토핑 추천합니다.
핸드폰 음식 모드로 한 장~
더운 날 걸어와서 땀은 줄줄
가게 안은 이제 오픈해서 아직 시원해지진 안았고,
뜨거운 카레까지 앞에 있으니
이 정도면 지옥불 3종세트 아닌가요 ㅎㅎㅎㅎ
앞에 선풍기 강풍으로 틀어놓고
마음을 굳게 다지며 식사를 시작합니다.
아............. 여러분............
제발 삿포로 여행 가셔서
스프카레 드실 거면 조금 멀어도 여기 가세요.
꼭 가세요.
스프카레 드실 계획 없었어도 꼭 가세요.^^
너무너무 맛있어요.
지옥불 3종세트를 잊을 만큼 정말 맛있습니다.
항상 하는 말이지만 피곤한 나를 치료해 주는 약을 먹는 기분입니다.
아마 우리나라로 치면 토종 삼계탕 먹는 기분과 비슷할 것 같아요.
물론 스프카레가 좀 더 가벼운 맛이긴 하지만요 ^^
맛있게 먹고 나오니 이제 바깥 대기는 없더라고요.
일찍 먹고 나와드리겠다고 했는데
죄송합니다. 일찍 먹을 수가 없었어요 ㅎㅎㅎ
그나저나 사람도 차도 없는 가게 외부를 찍고 싶었는데
오늘은 이래저래 불가능하네요.
다 드시고 담배 한 대 태우던 아저씨 쫌 무서워 보여서 얼굴 가려드렸어요.
요즘은 이전처럼 사진 찍히는 것에 대해 거부감 보이는 분들이 안보이더라고요.
예전엔 자리를 비키시거나(배려 포함)
안 좋은 표정을 짓거나, 자기 물건으로 얼굴을 가리거나 하셨는데
지난겨울 여행부터 그런 모습이 보이질 않고 있어요.
생각해 보니 관광객의 사진이 불편한 게 아니라
단체관광객의 무분별한 촬영 태도에 불편한게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나저나 아저씨들은 덥고 습하니까
다들 목에 수건 한 장씩 두르고 다니는 게 또 깨알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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