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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st Hokkaido_ #40 마지막 산책, 나카지마 공원(中島公園) 카페에서 나와 공항 가기 전, 마지막으로 나카지마 공원 산책을 하기로 했어요. 시덴을 기다립니다. 반대편 노랑이 우리는 초록이를 타고 공원 입구와 가까운 정류소에 내렸어요. 쿄케이도오리 하늘도 파랗고, 구름도 너무 예뻐요. 처음 들어가 보는 입구예요. 실개천엔 오리들이 둥둥 암컷 수컷 모두 있네요. 크고 풍성한 공원이 도심 한가운데 있다는 건 생각할수록 부러워요. 아까시나무 일본에선 니세아카시아라고 부르나 봐요. 굵게 갈라진 나무껍질을 보니 속에서 열심히 한 살 먹고 있나 보다 떠올리게 됩니다. 완연한 가을이 지나고 나면 이 껍질들은 땅으로 떨어지겠죠? 땅을 비옥하게 해 줄 거예요. 생명의 순환을 체험하는 건 참 멋진 일이에요. 이 방향은 사람이 없는 쪽이라 더 여유 있게 산책할 수 있었어요. 간혹 한 ..
외나무 다리 위 원수들 종업식 D-3 3월 초부터 사이가 안 좋았던 녀석들 애들 싸움이 어른 싸움까지 될 뻔했던... 외나무다리 위 원수들같이 매일같이 싸우고 이르고 울고 불고 하던 아이들이 오늘은 컴퓨터실에서 같이 앉아 단순한 게임을 하며 저리 신나게 웃고 있다. 웃는 모습이 예쁘고 1년 무사히(?) 지나 다행이고, 웃으며 안녕 할 수 있을 것 같아 마음이 놓이는 하루였다.
21st Hokkaido_ #39 삿포로 카페, 아뜰리에 모리히코(Atelier Morihico アトリエモリヒコ) 밥을 먹고 스스키노 거리로 나왔어요. 삿포로에서 마지막 커피 한 잔 마시러 가야죠. 며칠 전 다녀온 야키토리야 버드 워칭도 보이고 성수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번화한 타누키코지를 지나서 오늘의 카페 아뜰리에 모리히코(Atelier Morihico アトリエモリヒコ)에 도착했습니다. 아뜰리에 모리히코의 모닝 메뉴.. 하면 떠오르는 답답한 추억 하나 소환해서 남편이랑 잘근잘근 씹어줍니다. 같은 공간을 둘로 나누어 한쪽은 카페 한 쪽은 공방으로 운영합니다. (아마 Share의 개념이 아닌가 생각돼요) 다음엔 카운터석에서도 마셔봐야겠어요. Victoria Arduino 사의 Athena Leva 레버를 손으로 내려서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반자동 머신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홈페이지 들어가서 설명을 보..
21st Hokkaido_ #38 삿포로 식당, 아지도코로사보 나카무라(味処酒房なかむら) 2019.10.09 드디어 짧은 가을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날입니다. 하지만 밤 비행기라 마지막으로 삿포로를 즐길 시간이 남아 있어서 다행이에요. 체크아웃 절차를 마치고 짐을 맡기고 밖으로 나갑니다. 일주일간 머물면서 불편함 없이 잘 지냈어요. 룸 컨디션도 좋고 욕조도 커다래서 목욕 좋아하는 제겐 안성맞춤이었고, 호텔도 깔끔하고 요란한 손님들도 안 계셨어요. (대부분 일본분들의 골프여행 그룹이 많았어요) 다만 코인 란도리가 없어서 세탁기를 돌려야 할 여름엔 곤란하지 않을까 싶어요. 3박 4일 정도의 일정이라면 세탁할 일 없을 테니 괜찮지 싶어요. 며칠 전 갑자기 찾아온 발목 통증으로 여기서 비싼 마사지를 받았지요. 하지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아 돈이 너무 아까웠답니다. 나카지마 공원 근처에도 ..
뫼비우스의 띠, 반편성 2020. 1. 3. 학년 말 작업 중 성적처리 보다 더욱 신경 쓰이는 일은 새 학년 반편성이다. 기초작업을 통해 1차 분반을 해도 여러가지 요소로 인해 계속해서 바뀌게 된다. 이름이 똑같다거나 학교폭력 관계 학생이라거나 등등등 몇 시간 작업을 해도 걱정과 심려로 이름 적힌 포스트잇의 이동은 계속된다. 한 학년이 10개 학급 정도 된다면 좋겠다. 아이들이 2020년 최고의 반에서 서로서로 잘 어울리며 지낼 수 있을 반을 만들어 주고 싶은데 참.. 어렵구나.
21st Hokkaido_ #37 삿포로 칵테일바, the bar nano gould 2차는 나노굴드에 왔어요. 켄이치상이 반갑게 맞아주셨어요. 카운터석에 앉아서 여행 마지막 날의 마지막 밤을 보낼 준비를 합니다. 오늘은 홋카이도산 블루치즈 칵테일을 주문했어요. 달콤하니 맛있습니다. 치즈에서 어떻게 이런 맛이 날까요? 치즈 케이크 먹어보라고 한 조각을 내어주셨어요. 칵테일과 함께 먹어봅니다. 블루치즈 칵테일을 마시고 압상트 베이스 칵테일 만들어달라고 하니 또.. 타츠미를 꺼내셨어요. 음.. 지난 번에 별로라고 말씀드렸는데 또 꺼내시네요. 바꿔달라고 하려다가 그냥 한 번 더 마셔보기로 합니다. 켄이치상 열심히 칵테일 만드시느라 영혼 사진처럼 찍혔어요.ㅎㅎ 짜잔~ 완성되었습니다. 음~ 이건 괜찮네요. 하지만, 다음엔 타츠미 말고 다른 압상트로 해주세용 ㅎㅎ 칵테일 마시며 켄이치상과 얘기하다가..
신년맞이 전화 신년맞이 미용실에 갔어요. 한창 염색 중인데 한 녀석이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학교 운동장에서 놀고 있는데 다른 학교 애들이 와서 시비를 걸고 있다고... 잔뜩 흥분한 목소리를 보아하니 이녀석도 뭔가 하긴 했나보네요. 오늘은 1월 1인인데.. 선생님은 지금 학교 갈 수 없는 상황인데 많이 심각한 상황이니? 어떻게 하지? 너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음... 말을 이어가지 못합니다. 많이 심각하면 선생님 못 가니까 경찰에 신고할까? 라고 물어보니 화들짝 놀라네요. 아니에요. 그 정도는 아니고요.. 걔네들하고 아는 척 안 하고 놀 수 있겠니? 물어보니 할 수 있다고 대답을 합니다. 그래 그럼 그렇게 놀다가 가렴 내일 보자 인사하고 전화를 끊었어요. 1월 1일에 받을법한 전화는 아니었지만, 위험..
21st Hokkaido_ #36 삿포로 프렌치 와인바, 띠르부숑(Tire Bouchon) 몇 가지 구입할 것이 있어 Loft에 가려고 해요. 비는 이제 그쳤지만 아직 스산한 기운이 남아있어요. 직원분의 도움을 받아 사야 할 것들의 위치를 확인했더니 금방 끝났네요. 이것저것 사려고 쇼핑하는 게 아니었어서 바로 구입하고 돌아갑니다. 다리가 좀 아프니 호텔까지 지하철을 탑니다. 호텔에 도착해 저녁 먹기 전까지 조금 쉬면서 뒹굴 타임입니다. 그리고, 저녁시간 Tire Bouchon에 왔어요. 지난번엔 와인만 마시고 갔는데 오늘은 여기서 식사를 할 거예요. 오늘은 카운터석으로.. 투명한 잔들이 예쁘게 줄 맞춰 있는 모습을 보니 괜스레 마음이 설렙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메뉴는 예약할 때 주문해놓았어요. 1인 6,600엔 코스입니다. 서방이 와인 리스트를 훑어보고 모리상과 함께 와인 저장고에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