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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학년도가 끝났다.
모든 작품을 떼어낸 게시판과
텅 빈 사물함
텅 빈 책상을 보니
끝났다는 게 실감난다.
몇 아이는 나를 껴안고 울었고
몇 아이는 아쉬워했고
몇 아이는 뒤돌아 쾌재를 불렀겠지
20년째 반복하는 경험이지만
여전히 이 날의 기분은
생경하다.
우린 내년에
어차피 같은 복도에서 만날 처지니
너무 아쉬워 말고!
3월 2일에 5층에서 만나자!
웃으며 인사를 나눴다.
어쨌든 신난 아이들
다 빠져나가고
한 녀석이 혼자 남아 삐죽거리더니
사과 한 봉지를 내민다.
무뚝뚝한 말투로
쌤 5학년 끝난 기념이에요.
요즘은 뭐 받으면 안되는데..
응? 사과?
사과라서 잠시 멍 한사이
녀석은 쌩 하고 도망가버렸다.
뒤에 대고 소리를 지른다.
고마워, 맛있게 먹을게!
이런건 돌려줄 수 없지..
사과라니..
이런 마음은 처음인데..
참았던 아쉬움의 눈물이 터져버렸다..
많이 사랑 받았던 일 년이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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