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시 30분
예약 시간에 맞춰
레스토랑 앞에 도착했습니다.
L'enfant qui reve
2017년 미쉐린 가이드 북해도판
별 한 개 받은 곳이에요.
메뉴는 4,800엔 코스로
예약할 당시 정해놓았어요.
예약자명을 확인하고
리셉션홀에서 잠시 대기합니다.
바깥 풍경이 참 좋아요.
이곳에서 관리하는 정원일까요?
소파에 앉아
우리 다음으로 오신 가족분들과
날씨와 풍경에 대한 인사를 나누었어요.
역시 어르신들은 옆 사람에게
말 거는 것 좋아하시는가 봐요. ㅎㅎ
앙증맞은 화병도 있어요
겨울엔 화로 앞에서 대기하나봐요
허락을 받고
손님 안 계신 쪽 내부 사진을 찍었어요.
블랙&화이트라 더 정갈해 보입니다.
벽 쪽에는 단체석이 있어요.
저희는 창가 쪽 테이블에
안내받았습니다.
테이블 위 화병도
귀욤귀욤 합니다.
싱싱한 거봉과 포도가 잔뜩 들은
큰 볼을 가지고 오셨어요.
너무 큰 그릇이라
왜 이렇게 많이 주시지? 했는데
첫 플레이트 나올 때 다시 가져가더라고요.
남편은 와인을 병으로 시키고 싶어 했지만
오늘은 저녁에 좀 마셔야 하는 날이라
점심엔 간단히 샴페인 한 잔만
마시기로 합니다.
뽀글뽀글
테이블 세팅
첫 번째 플레이트
토마토 타르트
꽃과 토마토가
이렇게 잘 어울려도 되는 건가요~
바삭한 식감과 더불어
입안에 들어가니
타르트가 살살 녹습니다.
토마토는 본연의 맛을 잘 보여줍니다.
싱싱함의 극치를 달리고 있네요.
첫 음식으로
입맛을 돋우어줍니다.
버터와 빵도 나왔어요.
고소하고 쫄깃한 빵에
홋카이도 버터를 잔뜩 발라먹으니
금상첨화입니다.
두 번째는
제철 채소와 호타테 콘소메입니다.
요즘 들어 호타테가 더더 맛있게 느껴져요.
그런 제게 맞춤형 요리네요.
제가 좋아하는 신선한 채소들과
요즘 푹 빠져있는 호타테가 같이 나왔으니
맛없을 수가 없네요.
저는 재료의 맛이
잘 나는 게 좋아요.
물론 소스도 중요하겠지만
각자의 맛이 얼마나 잘 느껴지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답니다.
그런 점에서도 이곳의 요리는
제 취향에 딱 맞아 행복해집니다.
세 번째,
홋카이도산 치즈와 버터가 들어간
쟈가이모 퓌레입니다.
치즈..^_____^
좋아요 좋아~
예쁜 노란색이
단호박죽 느낌도 나죠?
홋카이도에서 감자를 먹고 나면
다른 감자는 잘 못 먹게 돼요.
어쩜 그리 맛있는지..
그 맛있는 감자를 가지고
그 맛있는 치즈를 넣어서 만들었는데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고 딱 심플하면서
입안이 행복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샴페인 한 잔 마시고
더 이상 주문을 안 해서인지
홀 스텝분이 오셔서 음료 주문하겠냐고
여쭤보시네요.
한 잔 마시는 게 좋을까 싶어
레모네이드를 시켰어요.
글라스 주변에 소금을 함께..
생선요리는 연어입니다.
서방은 흰 살 생선이 아니라
붉은 살 생선이 나와서 아쉽다고 했지만
저야 연어를 사랑하므로..
리조또를 따로 들고 오셨어요.
생선요리 치고 수프의 양이 좀 많죠?
그래서 처음엔 리조또를
따로 먹게 될 줄 알았어요.
그런데 이렇게 풍덩~ 해주시더라고요.
수프의 맛이 참 신기해요.
맑고 가벼운 수프인데
맛은 어쩜 이렇게 깊죠?
와!!! 너무 놀라워요.
수프에 촉촉이 젖은 리조또의 맛 또한
상상치 못했던 맛이 납니다.
연어와 맑은 수프가 어울릴까도
의아했는데
괜한 걱정이었습니다.
너무 맛있어요.
고기 요리가 나올 차례입니다.
직원 분께서 저 뜨거운 걸
손으로 들고 오셨어요.
불이 활활 타오릅니다.
얼른 사진 찍으라고
기다려주셨어요.
게리동에 올려오시지
저 뜨거운 걸 손으로..
아이고 걱정돼요.
괜찮으시냐고 여쭤보았더니
배시시 웃으시네요.
뜨겁긴 뜨거운가 봐요.
고기를 먹어야 하니
나이프가 세팅되었습니다.
여기도 라귀올이네요.
중간 입가심 용으로
소르베가 나왔어요.
고기 없는
고기 접시
한 편의 그림 같아요.
아까 활활 불타오르던 고기를
뜨거운 팬에 담아오셨습니다.
플레이트가 완성되었네요.
도베츠산 돼지고기입니다.
메인 요리가 돼지고기인 것도 독특해요.
연어의 급도 높았던 것처럼
돼지고기 등급 같은 것 확인하지 않아도
최상이라는 것이 맛으로 증명이 됩니다.
무언가 또 들고오시네요.
가지와 호박 매쉬드 포테이토입니다.
그릇에 덜어주셨어요.
이제야 완벽한 한 접시가 완성되었습니다.
따듯한 감자도
부드러운 돼지고기도
너무나 만족스러운 식사였습니다.
테이블에 있는 빵가루 같은 것을
쓸어주시는 도구예요.
너무 귀여워하니까
사진 찍으라고 테이블에 올려주셨어요.
미니미니 한데
꽤 짱짱해서 잘 쓸어집니다.
디저트가 나왔습니다.
바닐라 아이스크림이에요.
그리고 서양배와
브리오슈
트러플 초콜릿이 같이 나왔어요.
브리오슈
너무 맛있는데요!!
저 달콤한 도넛 정말 좋아하는데
쫄깃쫄깃한 도넛 느낌이에요. ㅎㅎ
배야 뭐...
우리나라 배가 최고죠
초콜릿도 설명이 필요 없고..
이렇게 아름다운 디저트 한 상!
행복한 식사의 마무리였습니다.
차는 허브티를 부탁드렸어요.
보통 커피 or 홍차를 말씀하시잖아요.
하지만 대부분 허브티도 준비되어있어요.
와인의 타닌은 좋은데
홍차의 타닌은 그리 좋아하지 않거든요.
그래서 항상 허브티를 부탁드려요.
한 잔 더 마실 수 있도록
무쇠 주전자에 뜨거운 물을
담아 올려주셨습니다.
정갈한 음식들과 함께
모든 코스를 다 먹었네요.
즐거운 식사를 한 후
직원분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제가 예약할 때 전화받으신 분인데
사실, 요즘 한일관계 문제로
항공편도 많이 없어지고 해서
저희가 못 오지 않을까
걱정했다고 하시더라고요.
예약할 당시
못 오게 되면 꼭 연락 달라고 하길래
알았다고, 우린 꼭 간다고
호텔 이름도 알려드리고
핸드폰 번호까지 알려드렸었어요.
얼마 전에 한국분이 예약하셨다가
노쇼를 하셨더라고요.
그냥 본인들은
항공편이 줄었다는 뉴스도 있으니
그런가 보다.. 알아서 이해했다고 하셨어요.
하아.. 알아서 이해하셨다니..
너무 속상하더라고요.
관계가 안 좋아져서 가기 싫었다거나
비행기가 없어서 못 가게 되었다거나
어쨌든 갑자기 안(못) 가는 상황이
결정되었어도
꼭 그렇게 예의도 같이 버려야 했던 건지
저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웠어요.
한일관계에 대한 여러 생각들은
모두 존중합니다.
어떤 생각과 판단도 다 맞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기본적인 예의만큼은
중요하게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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