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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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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도서 서평] #8_ 해방의 밤 * 본 서평은 창비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열한 장의 프롤로그를 천천히 읽다 보니 이게 바로 한 편의 수필이구나 싶었습니다. 은유 작가님이 이 책을 쓰기 위해 흩어져있는 자신의 경험과 생각들을 하나하나 모으는 과정을 읽는 것 같아서 지금까지 읽었던 프롤로그들 중 가장 열심히 꼭꼭 씹어가며 읽었어요. 작가님이 경험한 밤의 마법과 해방을 전하기 위해 '해방의 밤'이라는 제목을 정했다고 설명했는데 책을 읽다 보니 과연.. 훌륭한 제목이구나 싶더라고요. 이 책은 1. 관계와 사랑 2. 상처와 죽음 3. 편견과 불평등 4. 배움과 아이들 각각의 큰 주제를 가지고 지인에게 또는 독자에게 작가님의 경험과 생각을 전하는 편지 형식의 글이에요. 그 편지 안에 작가님이 소개해주는 책들이 등장합니다. 책의 내용..
[창비 도서 서평] #7_ 국토박물관 순례 I(선사시대에서 고구려까지) 이번 서평 도서는 유홍준교수님의 국토박물관 순례 I입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 이후 조금 다른 결로 출판하신 책이더라고요. 문화유산답사기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은 어떤 지역이 보존하고 있는 다양한 유적들을 찾아가는 여정이란 점이에요. 이 책은 역사의 시간 흐름에 따른 여정이라 우리가 예전에 사회책, 역사책에서 공부했던 것들을 다시 만나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구석기시대 : 연천 전곡리 신석기시대 : 부산 영도 신석기, 청동기, 초기철기시대 : 울산 언양 고구려 : 만주 압록강, 환인, 집안 평소에 여행 다니는 걸 좋아하는 저이지만 제게 있어 여행은 머리를 비울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책에서 나온 것 같은 이런 여행을 하지는 못했거든요. 그러데 책 읽으면서 저한테 너무 아쉬웠던 것이 딱 한 번 부산..
[창비 도서 서평] #6_마주 이번 서평 도서는 최은미 작가님의 장편소설 '마주'예요. 바람에 흔들리는 흰 천과 과수원 바닥에 떨어진 낙과 표지가 인상적입니다. 사실 이번 서평은 고민이 많았어요.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았음에도 저와 너무 맞지 않아서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스럽더라고요. 예전에 ADHD(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를 가진 분들의 하루를 콘텐츠로 만든 Shorts 영상으로 접한 적이 있었습니다.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영상이었지만 초 단위로 바뀌는 생각과 행동의 패턴으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긴 했습니다. 2008년 개봉한 Jumper라는 영화 속 주인공은 세계 어디든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순간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사람이었어요. 이 영화를 볼 때 아, 저렇게 휙휙 움직이면 정신없겠다고 생각했던 ..
[창비 스위치] #3_ 창비어린이 2023 가을 창간 20주년 기념호 이번 창비 스위치 활동은 창비 어린이 창간 20주년 기념호를 추가로 신청해 서평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창비 계간지가 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창비 어린이가 있는지는 처음 알았어요. 그래서 어린이들이 읽는 창비의 계간지라고 생각하고 서평단 신청을 했어요. 책을 받았을 땐 '어? 어린이 책 표지 치고는 너무 심플한데?'라는 생각을 했고요 읽고 나니 어린이가 읽는 책이 아닌 걸 알겠더라고요. '창비 어린이'는 어린이 청소년 문학작품에 대한 다양한 글을 실은 책입니다. 일반 문학작품에 비해 작품 수가 적은 탓인지 창비 계간지에 비해 굉장히 얇아서 쉽게 읽으실 수 있을 거예요. 첫 시작에 있던 청소년 소설을 바라보는 시각 특집 기사는 청소년 문학에 대해 크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제게도 꽤 좋은 기준이 되어주..
[창비 스위치] #2_2023 여름호 '200호' 창작과 비평이 벌써 200호가 되었습니다. 그 시간 내내 함께한 독자는 아니지만 긴 시간 200호까지 '살아남은' 창비에 뿌듯함을 담아 열띤 박수를 보냅니다. 창비를 읽으면서 창작(문학)과 비평(정론)이라는 낱말이 같이 있을 때 갖는 힘이 얼마나 큰가 종종 생각하곤 합니다. 건강한 비평이란 무엇인지 아기가 첫걸음을 떼듯 저도 그렇게 훌륭한 창작이란 무엇인지 창비를 통해 깨우쳤다고 생각해요. 2023년 여름호 200호의 주제는 새로운 25년을 향하여입니다. 300호가 나오기 까지 25년이 걸린다고 하더라고요. 앞으로 25년, 100호가 더 나오는 동안 창비는 어떤 이야기들을 전해줄지 기대가 됩니다. 이번 여름호는 원(願)은 크게, 길은 현실에서라는 권두대담이 가장 인상 깊었어요. 지식인의 대담은 글자로 만..
[창비 도서 서평] #5 노 휴먼스 랜드 청소년이 주인공인 소설 중 가자 기억에 남는 작품은 손원평 작가님의 '아몬드'입니다. 출간 후 한참이 지나서야 읽게 된 책이지만 그때의 감동은 잊을 수가 없어요. 그러고 보니 아몬드도 창비 도서네요...(우연입니다) 노 휴먼스 랜드도 청소년이 주인공이기에 자연스럽게 아몬드가 연결되었을 뿐이지 이야기나 주인공의 특성 등 어느 하나 맞물리는 것은 없습니다. 한국형 기후 소설이라는 간단한 소개를 듣고 서평을 신청했어요. 기후위기, 요즘 학생들은 필수로 배울 수밖에 없는 내용 아니겠어요. 재난을 소재로 한 작품이 지금껏 없던 건 아니었지만 항상 먼 이야기, 상상의 이야기로 들려왔다면 이젠 정말 코앞에 닥친 일이 되었기에 김정 작가님께서 '기후'라는 소재로 작품을 쓰셨다는 소개에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바로 읽게 ..
[창비 도서 서평] #4 호랑이가 눈뜰 때 이번에 서평 도서로 받은 작품은 이윤하 작가님의 장편소설 호랑이가 눈뜰 때입니다. 디즈니+ 영상화 확정이란 소개 문구를 보며 아, 어떤 분위기의 작품이겠구나 상상해 보았습니다. 작가님을 찾아보니 한국계 미국인이시더라고요. 김초엽 작가님이나 김영하 작가님의 작품 같이 진짜 한국형 K-SF 느낌은 아니겠구나 싶었습니다. 스토리는 얘기하지 않을 거예요. 이야기꾼이 펼쳐주는 재미난 이야기의 즐거움을 모두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거든요. 전반적인 이야기는 정말 재미있고 흥미로웠어요. 우리나라 옛 이야기들을 이렇게 새롭게 각색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많은 사람들이 관심가질만한 이야기로 재탄생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뿌듯함까지 생기더군요. 이 작품 어때? 라고 누가 묻는다면 재미있어라고 말할 수 있을 거예요. 하..
[창비 도서 서평] #3_ 건전지 엄마 이번에 읽게 된 책은 건전지 엄마라는 그림책이에요. 강인숙, 전승배 작가님의 작품이고요 표지가 너무나 사랑스러운 그림책입니다. 겉표지를 지나 속표지에 도착하면 '우리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용감한 건전지야'라는 문장이 등장하는데요 그래서 엄마를 건전지에 비유했을까? 상상하며 책을 읽었습니다. 니들펠트로 만들어진 캐릭터들이 등장하는데 아 정말이지 등장인물들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엄마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야기의 배경은 숲길 어린이집이고요 선생님들이 아이들과 지내는 동안 계속 주인공 건전지가 열심히 일하는 장면이 등장해요. 비눗방울도 만들어 주고 전동 거품기 안에 들어가서 아이들이 먹을 음식을 열심히 만들어주기도 하죠. 사람인 엄마가 아니라 진짜 건전지가 주인공이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열심히 일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