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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 Education/창작과비평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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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 도서 서평] #9_ 홀짝홀작 호로록 * 본 서평은 창비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표지부터 귀여움 한도 초과인 이 그림책은 제1회 창비그림책상 대상 수상작이에요. 떠돌이 강아지와 오리가 문 열린 고양이네 집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귀여운 소동을 보여주는데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이 부드럽게 이야기를 끌고 가는 마시멜로 같은 작품"이라는 심사평이 왜 나왔는지 바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세 동물들이 엎치락뒤치락하는 이야기는 평소 만나는 학교 아이들 같기도 하고 서로 많이 다른 성향을 지닌 어른들 같기도 하고 그래요. 고양이는 불청객들이 귀찮고 짜증 나요. 먹이도 뺏어먹고 부끄러운 모습도 들키고 쟤네들은 너무 더럽기도 해요. 평온하던 일상에 끼어든 친구들 덕분에 고양이의 평온한 일상은 다 사라지고 천방지축 날뛰며 같이 놀기도 하고 자기는..
[창비 스위치] #5_ 2023 겨울호 '202호' 돌봄에 대한 단상 겨울이 시작되며 바로 겨울호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봄이 되고서야 겨울호 서평을 쓰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교사라면 누구나 바쁠 학년말... 때마침 번아웃이 온 저는 어떤 책도 읽지 못하고 겨우겨우 좀비처럼 출근해서 수업과 업무를 병행하며 지냈어요. 입버릇처럼 말하던 게 난 힘들 때 오히려 책으로 도망가 라는 말이었는데 이쯤 되니 책이고 뭐고 얼른 이 자리를 떠나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득했었답니다. 시계는 잘 돌아가 조금 긴 시간 여행을 갔고 가서 다시 한번 책을 읽을 수 있었어요. 여행 가방에 창비 겨울호를 넣을까 고민이 많았지만 너무 무거워서..ㅠ.ㅠ 쉼 속에서 다 타버린 어떤 것들을 채워갔고 감사하게도 서평 기한을 늘려주셔서 회복 후 천천히 글을 읽을 수 있었어요. 202호를 받고 바로 펼쳐보지 ..
[창비 도서 서평] #8_ 해방의 밤 * 본 서평은 창비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열한 장의 프롤로그를 천천히 읽다 보니 이게 바로 한 편의 수필이구나 싶었습니다. 은유 작가님이 이 책을 쓰기 위해 흩어져있는 자신의 경험과 생각들을 하나하나 모으는 과정을 읽는 것 같아서 지금까지 읽었던 프롤로그들 중 가장 열심히 꼭꼭 씹어가며 읽었어요. 작가님이 경험한 밤의 마법과 해방을 전하기 위해 '해방의 밤'이라는 제목을 정했다고 설명했는데 책을 읽다 보니 과연.. 훌륭한 제목이구나 싶더라고요. 이 책은 1. 관계와 사랑 2. 상처와 죽음 3. 편견과 불평등 4. 배움과 아이들 각각의 큰 주제를 가지고 지인에게 또는 독자에게 작가님의 경험과 생각을 전하는 편지 형식의 글이에요. 그 편지 안에 작가님이 소개해주는 책들이 등장합니다. 책의 내용..
[창비 도서 서평] #7_ 국토박물관 순례 I(선사시대에서 고구려까지) 이번 서평 도서는 유홍준교수님의 국토박물관 순례 I입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시리즈 이후 조금 다른 결로 출판하신 책이더라고요. 문화유산답사기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은 어떤 지역이 보존하고 있는 다양한 유적들을 찾아가는 여정이란 점이에요. 이 책은 역사의 시간 흐름에 따른 여정이라 우리가 예전에 사회책, 역사책에서 공부했던 것들을 다시 만나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구석기시대 : 연천 전곡리 신석기시대 : 부산 영도 신석기, 청동기, 초기철기시대 : 울산 언양 고구려 : 만주 압록강, 환인, 집안 평소에 여행 다니는 걸 좋아하는 저이지만 제게 있어 여행은 머리를 비울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책에서 나온 것 같은 이런 여행을 하지는 못했거든요. 그러데 책 읽으면서 저한테 너무 아쉬웠던 것이 딱 한 번 부산..
[창비 스위치] #4_ 2023 가을호 '201호' 창작과 비평 2023 가을호를 받아서 짧은 가을과 함께 좋은 글들을 향유했습니다. 창작과 비평의 여러 글 중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파트는 특집 파트예요. 창비의 성격을 가장 잘 드러내기도 하고 제 성향과도 잘 맞는 글이 소개되기에 맨 앞에 배치되었다는 이유가 아니더라도 항상 가장 먼저 읽곤 합니다. 이번 특집의 첫 글인 이남주 교수님 글은 제목부터 저를 사로잡더군요. 한국을 어떻게 사유할 것인가.. 제목에서는 '한국'에 작은따옴표를 붙였지만 저는 '사유'에 따옴표를 붙이게 되더라고요. 한국을 사유한다는 표현이 낯설기도 하면서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우리가 깊게 생각하고 행동한 것 같아 보여도 너무 쉽게 어떤 메커니즘에 빠지고 마는 현실에 대한 설명도 고개를 끄덕이게 했고요 한국이 거둔 성취들을 어떻게 ..
[창비 도서 서평] #6_마주 이번 서평 도서는 최은미 작가님의 장편소설 '마주'예요. 바람에 흔들리는 흰 천과 과수원 바닥에 떨어진 낙과 표지가 인상적입니다. 사실 이번 서평은 고민이 많았어요.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았음에도 저와 너무 맞지 않아서 어떻게 써야 할지 고민스럽더라고요. 예전에 ADHD(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를 가진 분들의 하루를 콘텐츠로 만든 Shorts 영상으로 접한 적이 있었습니다.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영상이었지만 초 단위로 바뀌는 생각과 행동의 패턴으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긴 했습니다. 2008년 개봉한 Jumper라는 영화 속 주인공은 세계 어디든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순간 이동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사람이었어요. 이 영화를 볼 때 아, 저렇게 휙휙 움직이면 정신없겠다고 생각했던 ..
[창비 스위치] #3_ 창비어린이 2023 가을 창간 20주년 기념호 이번 창비 스위치 활동은 창비 어린이 창간 20주년 기념호를 추가로 신청해 서평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선 창비 계간지가 있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창비 어린이가 있는지는 처음 알았어요. 그래서 어린이들이 읽는 창비의 계간지라고 생각하고 서평단 신청을 했어요. 책을 받았을 땐 '어? 어린이 책 표지 치고는 너무 심플한데?'라는 생각을 했고요 읽고 나니 어린이가 읽는 책이 아닌 걸 알겠더라고요. '창비 어린이'는 어린이 청소년 문학작품에 대한 다양한 글을 실은 책입니다. 일반 문학작품에 비해 작품 수가 적은 탓인지 창비 계간지에 비해 굉장히 얇아서 쉽게 읽으실 수 있을 거예요. 첫 시작에 있던 청소년 소설을 바라보는 시각 특집 기사는 청소년 문학에 대해 크게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제게도 꽤 좋은 기준이 되어주..
[창비 스위치] #2_2023 여름호 '200호' 창작과 비평이 벌써 200호가 되었습니다. 그 시간 내내 함께한 독자는 아니지만 긴 시간 200호까지 '살아남은' 창비에 뿌듯함을 담아 열띤 박수를 보냅니다. 창비를 읽으면서 창작(문학)과 비평(정론)이라는 낱말이 같이 있을 때 갖는 힘이 얼마나 큰가 종종 생각하곤 합니다. 건강한 비평이란 무엇인지 아기가 첫걸음을 떼듯 저도 그렇게 훌륭한 창작이란 무엇인지 창비를 통해 깨우쳤다고 생각해요. 2023년 여름호 200호의 주제는 새로운 25년을 향하여입니다. 300호가 나오기 까지 25년이 걸린다고 하더라고요. 앞으로 25년, 100호가 더 나오는 동안 창비는 어떤 이야기들을 전해줄지 기대가 됩니다. 이번 여름호는 원(願)은 크게, 길은 현실에서라는 권두대담이 가장 인상 깊었어요. 지식인의 대담은 글자로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