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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Morning/영미,유럽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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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트 에코] 동화_ 움베르트 에코의 지구를 위한 세 가지 이야기 2021_14 장바구니에 사고 싶은 책을 담던 중 작가명과 표지가 영 매치가 되지 않던 책이 있었어요. 다시 보고 또 봐도 작가는 분명 움베르트 에코인데, 표지나 책의 두께로 봐서는 딱 동화책이란 말이죠. 뭔가 싶어 찾아보니 움베르트 에코의 유일한 동화책이 맞더라고요. 아니, 우리 움베르트 에코님께서 동화책도 쓰셨다니 사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겠습니까. 책의 삽화는 자신을 이미지 '제작자'라고 부르는 화가 에우제니오 카르미가 그렸다고 해요. 그의 첫 삽화라고 합니다. 나름 동화이기때문에 글은 짧고, 삽화가 차지하는 부분은 꽤 많아요. 덕분에 금방 읽을 수 있지만 역시 움베르트 에코의 작품임은 여실히 드러나고 맙니다. 지구가, 지구인이 온 우주에서 가장 훌륭하고, 지혜롭고, 가장 발전했다고 착각하며 살고 ..
[알베르 카뮈] 소설_ 페스트 La Peste tvN 책을 읽어드립니다에서 소개된 뒤 읽으면 좋겠다 생각해서 구입했는데 막상 첫 장을 열기까지 시간이 조금 걸렸습니다. 코로나19라는 감염병에 때문에 신경 쓰였던 건지 모르겠지만 약간의 시간이 흐른 뒤에 이 작품을 읽기 시작할 땐 코로나는 더욱 심각한 상태였지요. 책을 읽고 있으니 지인들이 "이런 때에 페스트라니 너무 무섭다!"라고 했지만, 194X 년의 오랑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읽다 보니 세월의 흐름과 상관없이 세상사 사람 사는 모습은 정말 똑같구나 체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소설 속 오랑 시민들의 모습과 2020년 대한민국, 아니 세계의 모습은 무엇 하나 다르지 않고 너무나 똑같아 소름이 돋을 정도였어요. 페스트가 발병했을 때 미흡했던 시의 대처와 심각성을 모르던 시민들의 행동으로 인해 그들 속으로..
[윌리엄 폴 영] 소설 _ 오두막 이 책은 2019년 마지막으로 읽었던 책이에요. 제게 가장 인상 깊었고 큰 영향을 끼친 책이라고 자부할 수 있답니다. 어느 날 책을 사고 싶어서 무작정 서점에 들어가 빙 둘러보다가 이 책을 만났어요. 하나님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기독교 서적이 아니라 소설로 분류되었다는 것이 흥미로웠거든요. 연쇄살인범에 의해 딸을 잃은 아버지(매켄지) 가 있어요. 이 가정은 위태위태합니다. 모두 자신의 탓이라 생각하고 있죠. 눈 폭풍이 부는 추운 겨울 매켄지는 의문의 쪽지를 받게 됩니다. 매켄지, 오랜만이군요. 보고 싶었어요. 다음 주말에 오두막에 있을 예정이니까 날 만나고 싶으면 찾아와요. - 파파 오두막은 매켄지의 딸이 살해당한 현장이에요. 파파라니 게다가 오두막이라니...... 혼란에 빠진 그는 화가 치밀어 오르죠. ..
[베르나르 베르베르] 소설_ 죽음(1,2) 베르나르의 작품은 이야기 마무리 때문에 항상 실망 아닌 실망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작이 나올 때마다 안 읽고 넘어가지를 못하네요. 사실 이 작품은 표지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구입했습니다. 제가 반짝이는 걸 참 좋아하거든요. 이 작품은 갑자기 죽음을 맞은 가브리엘 웰즈(의 영혼)와 영매 뤼시 필리피니가 누가 자신을 죽였는지를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이 지구에는 인간과 인간 수의 50%에 달하는 영혼이 함께 살고 있다는 설정이지요. 이야기를 읽다 보니 해리포터가 다니던 호그와트 마법학교가 생각났습니다. 사람과 영혼이 공존하는 공간적 배경이라 조금 어색했지만 작가는 참 많은 것에 관심을 두고 연구하는구나 놀랍기도 했습니다. 누가 자신을 죽였는지 찾아가는 과정은 가볍게 넘어갑니다. 추리 소설이 아..
[움베르트에코] 소설, 제0호 움베르트 에코의 마지막 소설을 반드시 읽어야한다는 의무감을 갖고 있었습니다. 움베르트 에코는 제게 지성의 집약체로 표현할 수 있는 작가였기에 그의 작품은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을 수 있습니다. 석사 논문을 쓸 때도 논문 잘 쓰는 방법이라는 책을 읽고 하나하나 따라 했을 정도였으니 (때마침 지도교수도 전혀 도움이 안되었기에..) 내겐 한 번도 만나본 적 없지만 인생의 한 지점에 영향을 준 훌륭한 지도교수님의 느낌입니다. 그의 첫 소설 장미의 이름은 너무 어렵고, 너무 재미있어서 시간은 꽤 걸렸지만 모두 읽어냈다는 성취감이 매우 높았습니다. 마지막 소설인 제0호는 과연 어떨지 걱정 반 기대 반 마음을 안고 첫 페이지를 열었습니다. 걱정했던 것이 무색할 만큼 내용은 술술 읽혔고 장미의 이름 같은 느낌을..
[베르나르 베르베르] 소설, 웃음 1,2(Le Rire Du Cyclope) 이 작품을 읽으면서 든 첫 번째 생각은도대체 장르를 뭐라고 해야하지? 였습니다. 이야기는 프랑스의 국민 코미디언이라고 추앙받던 다리우스의 갑작스런 죽음에서 시작됩니다. 자연사가 아닌 살인사건이 아닐까 생각한 기자 뤼크레스가 본격적으로 취재를 하며 사건의 진상을 파악해가는 모습을 보면범죄스릴러 장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웃음의 역사를 찾아가는 과정을 보면마치 역사소설의 형태를 취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게다가 중간중간 유머를 소개하는 형태는유머 모음집같기도 합니다. 심플한 것을 추구하는 작가가 아닌 것은 알았지만'웃음'이란 작품도 꽤나 복합적인 장르의 작품이었습니다. 출판사 소개를 찾아보니 범죄스릴러, 유머집, 역사패러디의 속성을 갖고 있는독특한 작품이라고 설명해놓았네요. 웃음을 살인의 소재로 삼을 ..
기욤뮈소 - 브루클린의 소녀 오랫만에 기욤뮈소의 소설을 읽었다. 변함 없이 그는 훌륭한 이야기꾼이었고 그의 이야기 속에는 아름다운 사랑이 있었다. '그리고 그 여자는 내게서 도망쳤다...'라는 첫 꼭지 제목을 보며 예전같이 시공간을 뛰어넘는 이야기가 나오려나 예상했지만, 작가는 생각지도 못했던 스타일로 이야기를 끌고나갔다. 이 작품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하는 두 인물의 행동 스타일을 비교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형사적으로 접근하는 전직 형사 마르크와 소설가로서 인물을 구상하듯 접근하는 라파엘. 두 사람이 안나를 찾아가는 과정이 매우 전문적이고 매우 사실적이라는 생각에 집중할 수 밖에 없었다. 안나가 사라졌다는 사실에 더해 여러 사건들과 인물들이 맞물려 돌아갈 땐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였다. 기욤 뮈소의 소설이 이런 스타일이었나....
[하인리히 하이네] 노래의 책 이 책을 선택하기 전 독일가곡을 통해 만났던 하인리히 하이네의 시들을 떠올렸다. 노래를 통해 내가 기억하고 있는 하이네의 시들은 아름답고 깨끗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이 책에 실린 시들은 그게 아니었다. 사랑의 실패로 인해 한 사람이 얼마나 고통스러울 수 있는지, 살아 있는 것이지옥이라 차라리 죽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절절히 들 정도로 고통스러움이 가득한 시들이었다. 시를 하나하나 읽다보니 이렇게 고통스러웠는데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의문이 들었다. 아.. 이렇게 시로 다 쏟아내었으니 괜찮아질 수 있었을까? 하이네의 이 고통스러운 시를 읽으면서 누군가는 왜이렇게 힘들게 사랑을 하는지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사람을 만나 사랑하고, 헤어지게되고, 견뎌내기까지의 그 무게가 예전만 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