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2.06(월)
언젠가 이 책을 소개받고 이건 도서관에 신청할 게 아니라
내가 사서 소장해야겠구나 생각했어요.
제목부터 너무나 사랑스러운 이 책은
외롭고 무거운 마음을 가진 소년이 친구들을 만나며
작은 용기의 씨앗이 싹을 틔우는 이야기예요.

찰리 맥커시는 일러스트레이터인데 영국의 주간지 '스펙테이터'에 그림을 그리고
옥스퍼드대학 출판부의 표지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고 합니다.
일상적으로 친구들과 나누는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하며
자신의 인스타에 올렸다고 하는데요
용기에 대한 그림을 올린 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출판 되었다고 해요.
얼마나 사랑스러운 그림이길래 그런 걸까요?
어떤 신문사의 추천사에선 '새로운 곰돌이 푸'를 만나보라고 썼더라고요.

첫 장을 넘기면 '안녕'이란 인사로 서문을 시작합니다.
너무나 다정한 작가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서문이 끝나고
소년이 등장해요.
"안녕" 이라고 인사하면서요.
안녕이란 인사말이 왜 그리 따뜻하고 친근한지요.
펜으로 슥슥 그린 것같은 그림체는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소년의 마음을 엿볼 수 있을 것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소년이 두더지와 만나 여러 이야기를 하면서 걸어갑니다.
순수하고 깨끗하고 아름다운 그들의 대화를 따라가다 보니
학교에서 만나게 될 아이들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지고 싶어 졌어요.
아이들은 뭐라고 말하며 자기들의 삶을 이야기할지
너무 궁금합니다.
사실 우리가 생각하는 문제들의 답은 그리 어렵지 않은 경우가 많거든요.
요시타케 신스케의 '더우면 벗으면 되지'에서도
해답은 꽤 단순하고 명쾌해서 감동을 받곤 했어요.
그림책 작가님들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사람들에게 상처로 남은 사건들을 엿보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이 장면이 꽤 쇼킹했어요.
사람들은 잘못 배웠다 여겨지는 것을 해결하는 방법을 알고 싶어 하잖아요.
잘못 배운 걸 잊게 해주는 학교를 원한다니...
직업이 선생이라서 학교라는 단어에 꽂힌 건지도 모르지만 말이죠.

흑백과 컬러의 조합이 참 마음에 들어요.
그림에 색이 입혀진다는 것이 감정을 표현하는데 이렇게 잘 어울린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되더라고요.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가 앉아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너무너무 예뻐서 저도 옆에 앉고 싶었어요.
새로운 곰돌이 푸를 만날 수 있을 거라는 추천사도 이해가 가지만
저는 이 장면을 보면서 어린 왕자를 떠올렸어요.
그냥 앉아서 바라보고 의미 있는 이야기를 가볍게 나누는 모습이
어린 왕자와 여우의 모습처럼 보이기도 했고
어린 왕자와 장미의 모습처럼 보이기도 했어요.
"우리가 건사해야 할 아름다움이 아주 많아."
건사하다는 말은 '제게 딸린 것을 잘 보살피고 돌보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아름다움을 건사해야 한다니... 정말 철학적인 표현,
많이 생각해야 이해할 수 있고 깊이 생각해야 내 문장이 될 수 있는 표현 같아요.
2023년 독서 리스트 시작이 좋네요.
2023-1만 실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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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06(금) 2022년 군서미래국제학교에서 예술융합교과를 가르쳤습니다. 오래전부터 글 없는 그림책을 활용한 수업을 하고 싶었는데 교과서 없는 학교답게 새로운 시도로 그림책 철학 수업을
livewoman.tistory.com
2,3,4는 대 성공입니다.
사실 수업에 사용할 책은 미리 골라놓은 상태인데 조금 수정을 해야겠어요. 좋은 책을 알아본 제 안목에 박수를 보내며오늘의 독서일기를 마무리합니다.
소년과 두더지와 여우와 말
글과 그림의 조화가 아름다운 그림책이기도 이야기책이기도 하다. 밀레니얼들을 위한 삶의 지침을 담고 있는 철학책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을 아름다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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