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학교 이야기를 하면서
학부모님 한 분에 대한 글을 썼어요.
그분은 몸이 안 좋아 입원을 하셨었고,
(때문에 민원 전화는 거의 없었죠.)
아이는 편찮으신 어머니를
열심히 도와드리고 있었죠.
장난꾸러기지만
부모님이 걱정하시는 것만큼
부족한 점이 있거나
학습이 뒤쳐지는 것도 아니었어요.
왜 저렇게 잘 하는 아이를 두고
전전긍긍하시면서
당신이 다 해결해야 한다 여기며
스트레스받으셨을까
의아하더라고요.
상담주간, 전화상담을 신청하셔서
방금 전화상담을 했어요.
통화를 하며
건강상태를 여쭙고
아이가 종종 걱정하는 이야기를 한다고
전해드렸어요.
물론 제가 먼저 물어보긴했죠.
어머니 어떠시니?
네가 많이 도와드리니?
힘들진 않니?
아이는 힘들지 않다고, 어머니는
아직 많이 힘들어하신다고
걱정스레 답하곤 했으니
아주 틀린 말은 아니잖아요. ^^
그 이야기를 들으시면서
항상 그렇듯 날 서있던 목소리는
금방 가라앉았어요.
부족한 게 많은 아이라 항상 걱정이다
학교에서 잘 지내냐 이런 질문을 하시길래
어머님이 하도 걱정하셔서
제가 이상한 선입견 가질 뻔했다..
이렇게 잘하고 의젓한 아이를
왜 그렇게 표현하셨냐
저도 질문을 던졌죠.
수화기 너머로 미소 짓는 어머님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더라고요.
실제로도 아무 문제없고
(문제 있는 아이라는 표현도 참 싫지만..)
공부도 노는 것도 잘하는 아이라
그런 아이를 덜떨어진 아이처럼 표현하시는
부모님께 화가 날 정도였거든요.
어머 그래요? 애가 작아서
아무것도 못한다 생각했어요. 그러시길래
어머님이 잘 가르쳐주셔서
학교에서 엄청 잘하고 있다고
걱정 마시고, 혹시 문제가 있어도
저랑 이야기하면서 충분히 고칠 수 있는 아이니
아무것도 신경 쓰지 마시고
건강 회복에만 힘쓰시라 전해드렸어요.
아주 가벼운 목소리로
감사하다 인사하며 통화를 끝내셨는데,
수화기를 내려놓고 가만히 생각해보니
어머님도 당신이 잘하고 있다고
누군가 인정해주길 원하셨을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원인 없는 결과가 없으니
이분의 날 선 말들의 이유는
아무도 당신을 인정해주지 않고
힘든 몸을 도와줄 사람이 없었던
상황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이제 의미 없는 민원전화에 시간 쏟지 않고
아이에게 집중하며 지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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