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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 Education/School

[교실 이야기] 3월 셋째 주를 맞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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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이야기

 

 

5학년이 시작되는 첫날,

어떤 아이들과 1년을 지내게 될지

언제나처럼 긴장되는 아침이었어요.

 

26명의 아이들과 처음 눈을 맞추며 

엄청난 하이텐션을 보여주는 녀석들을 보았고,

전 빠르게 머리를 굴리며 

제게 남아 있는 에너지의 양을 가늠해보았답니다.

 

저 텐션이 일 년 내내 유지된다면

과연 감당할 힘이 있을 것인가... 를 말이죠. 

 

마치 사춘기 소년 소녀들처럼

제 말 한마디에 까르르 꺄르르 

리액션은 또 어찌나 풍성한지

몇 번이고 실소가 터져 나와 

첫날부터 다 같이 깔깔거리며 

개학식을 마무리했어요.

 

에너지를 가늠했다 말했지만

사실, 웃기는 얘기에 웃어주고

진지한 얘기에 한껏 진지하게 반응해주는 아이들이

참 고마웠던 첫날이었어요.

 

작년 1년 원격수업에 몸이 익어버린 아이들은

등교 수업 날 9시 등교를 제대로 못하거나

등교 수업과 원격수업의 차이를 혼동하거나 해서

전화해서 애들 깨워서 등교시키고

원격수업 접속하게 하고

학교 온 아이들 챙기랴

전화기 붙잡고 있으랴

꽤 정신없이 흘러갔네요.

 

셋째 주가 되어도

아이들은 여전히 하이텐션이고

저세상 리액션을 보여주고 있어요.

 

아이들이 즐거우면 저도 즐겁고,

수업할 때 말 많이 해주면 저도 신나긴 해요.

조금, 아니 많이 시끄럽지만

너무 조용한 반 보다는 이쪽이 훨씬 낫지 싶어요.

 

 


 

학부모님 이야기..

 

 

1. 

개학 전부터 아침마다 전화로

제게 화를 분출하는 분이 계셨지 뭡니까..

 

친절하게 응대하는 거야 워낙 제 특기라 ^^;;;

2-30분의 전화 통화는 무사히 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2주일째 매일 아침 전화를 받다 보니

저도 좀 힘들어지기 시작하더라고요.

 

부모님의 행동 때문에 제 기분이 상해

아이에게 그 기분이 전달될까

심호흡을 하고 수업 들어간 지가 몇 번인지

 

안 되겠다 싶어서

전체 아이들을 대상으로

궁금한 게 있거나 이상하게 여겨지는 게 있으면

선생님한테 물어보는 게 

부모님께 말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간편하고 해결도 빨리 된단다 

얘기해줬어요.

그 뒤로 전화기는 불이나요..ㅋㅋ

(클래스팅 전화번호라 시간 설정되어있는 게 어찌나 다행인지..)

 

매일 전화하시는 어머님께도 

아이가 제게 직접 물어보고 궁금한 걸 해결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부탁드리고,

그래도 화내시는 부분은

최대한 차분하게 천천히 설명드렸어요.

 

그 아이가 제게 전화하는 횟수가 늘어나니

확실히 부모님 전화는 줄어들더라고요.

다행히도 어머님의 걱정과는 다르게 

아이는 열심히 물어보고 자기가 원하는 대로

문제를 해결해가고 있어요.

 

그나저나

2주간 매일 받던 전화를 안 받으니

편하면서도 조금 이상했는데

오늘 퇴근길에 전화를 받았어요.

허리를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아프셔서

입원하셨다고.. 

 

잘은 모르겠지만

왜 그렇게 화가 가득 차 있으셨던 건지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어요.

 

얼른 건강 회복하시길...

 

 

 

 

 

 

2. 

학부모님께 문자를 많이 보내는 편이에요.

저는 빠지지 않고 설명드려서 이해를 돕는 게

문자 보내는 번거로움 보다

편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작년엔 너무 많이 보내신다고

민원전화까지 받을 정도였으니 ㅎㅎㅎㅎ

작년엔 원격수업을 처음 시작하다 보니

전달할게 뭐 그리 많던지요..

학급 밴드에 써도 못 읽는 분들이 있어서

문자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지요.

 

오늘 근무 중 전화를 해주신 분은

다문화 가정의 어머님이셨어요.

중국 분이시지만 말씀은 아주 잘하셨는데,

아이 문제로 상담을 하다가 

마지막에, 제가 보내드리는 문자가 너무 도움이 된다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이 정도의 수고로움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계속해드릴 수 있을 텐데,

아직은 반응을 좀 더 살펴봐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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