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9(월)
숙소에서 쉬다가 저녁 먹으러 나왔어요.
숙소 앞마당에서 개구리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립니다.
저보다 키가 20cm 정도 더 큰 남편 눈에 창문에 붙은 청개구리가 보였나 봐요.
저보고 청개구리 보라고 얘기를 해주는데
도무지 제 눈엔 보이질 않는 거예요.
어딨는지 두리번거리니까 위를 보라고 하네요 ㅋㅋㅋ
새끼손가락 크기 정도 되는 청개구리가 창문 여기저기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어머, 너는 그 위에서 가로로 붙어있구나. 신기해라...
귀여운데 무섭고 무서운데 귀여운 개구리들...
영상에도 개구리를 담아봅니다.
한 번 눈에 보이니 계속 보이는지 바닥에서 폴짝폴짝 뛰어다니는 청개구리들이
너무 잘 보이기 시작해서 밟을까 봐 걷지도 못하겠더라고요.
너무너무 작으니까 앞만 보고 걸으면 그냥 밟힐 것 같아서
서방 서방 부르며 저는 바닥에 붙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오늘 저녁 먹을 곳에 가니 하.. 도 급 휴일 안내가 붙어있습니다.
점심부터 왜 이러는 걸까요..
이런 휴일은 구글에도 반영되지 않으니 가게까지 가서야 문 닫힌 걸 확인하게 됩니다.
하필이면 히가시카와에 있는 가게 정기휴일이 가장 많은 월요일에 이런 일이 벌어지니
대안을 찾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에요.
문 여는 곳이 한 두 군데뿐인 월요일에 부정기휴일이 발생하니
plan B라는 게 존재하지도 않는단 말이죠.
비는 계속 오고 문 닫은 가게들 덕분에 휑한 거리를 걷다가
거의 유일하게 문을 열고 있는 가게 가까이 갑니다.
온갖 메뉴가 펄럭이는데 도대체 무슨 가게일까요?
유일하게 문 연 가게답게 내부엔 손님이 가득합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 잠시 대기하다 자리 안내를 받고 들어갑니다.
외국인 가족들이 식사 중인 방에 저희를 안내합니다.
이거 뭐 외국인 전용 방인가..
두 사람이라 이렇게 넓은 테이블 필요도 없는데...
꼬마 아이들이 많은 가족이었는데
역시 꼬마 빌런들은 어느 나라나 다 똑같이 존재하는군요.ㅋㅋㅋ
먼저 마실 거리 주문하고
식사 메뉴를 살펴봅니다.
저는 나베야키 라멘이 눈에 들어오네요.
여러 덮밥도 있고
샐러드도 있습니다.
메뉴 사진을 찍어볼까 싶어 메뉴판을 하나하나 넘기다 보니
온갖 메뉴가 다 있어요.
뭐랄까.. 푸드코트나 고속도로 휴게소 식당 같이 없는 것 빼도 다 있는
그런 곳 느낌이 강하게 들어요.
맛은 기대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제가 주문한 하이볼
남편이 주문한 히가시카와 에일
가볍게 한 잔 마시며 식사를 기다립니다.
남편이 아주 애정하는 라멘사라다를 주문했어요.
그냥 채소만 있는 샐러드도 맛있지만 라멘사라다만의 독특한 식감이 마음에 들어서
종종 주문하는 메뉴입니다.
면이 탱글탱글해 보여요.
커다란 볼 안에 있는 면과 채소들을 골고루 섞어주고 먹으니 아주 맛있어요.
어, 맛을 기대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라멘사라다는 맛있네요?
혹시 다른 메뉴도 맛있으려나.. 기대감이 살짝 올라갑니다.
나베야키(구이)라고 하길래 다른 라멘과 뭐가 다른가 싶었는데
비주얼은 그냥 평범한 라멘인데 나베에 끓였다는 정도? 의 느낌입니다.
후후훗
기대라니 제가 뭘 한 거죠?
그냥 처음에 생각했던 그런 맛이에요.
라멘사라다는 신선한 채소와 맛있는 소스 덕분에 맛있었나 봐요.
남편이 주문한 부타동이에요.
부타동은 오비히론데...
돼지고기 두께나 구워진 모양을 보니 얘도 별반 다르지 않겠네요.
뭐.. 아주 못 먹을 정도의 이상한 맛은 아니고요
있으니까 먹는다는 생각을 하며 식사할 때 느껴지는 맛이에요.
선택지만 있었어도 좋았을 텐데
히가시카와에 오시는 분들 식사하시려면 월, 화요일은 되도록 피하세요.
어딘가 다른 골목에는 문 연 식당들이 있긴 하겠지만
압도적으로 월요일이 휴일인 곳이 많답니다.
이런 식당에서 밥을 먹게 됐네.. 허탈한 웃음을 웃었지만
그래도 문 연 곳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얘기하며 숙소로 돌아갑니다.
비도 많이 오고 문 연 곳도 없고 선택지는 숙소 밖에 없습니다. ㅎㅎ
개구리 소리 들으면서 방으로 들어가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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