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장하드 파먹기 #6
전 날 후라노를 당일치기로 다녀온 후
많이 피곤했지만
바로 다음 날도 일정을 이어갑니다.
10년 더 젊을 때의 일이지만서도
다시는 이런 하드캐리 일정을
소화하고 싶은 마음은 없어지네요 ㅎㅎㅎ
2011.08.20
이 날도 일찍부터 일정을 시작했어요.
오타루에서 완만카를 타고
요이치 역에 내렸어요.
이 날은 샤코탄 반도를 가는 것이 목적이었거든요.
그런데 웬걸
기차에서 내려 밖으로 나가려니
비가 미친듯이 쏟아지는 게 아니겠어요.
샤코탄 블루를 못 보는 문제가 아니라
아예 들어가질 못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관광안내소에서
그쪽으로 가는 버스 표를 사면서
샤코탄 반도에 갈 거다
지금 입장이 가능한지 여쭤봐 달라고 부탁드렸어요.
직원분이 전화를 해주셨는데
대답은 노!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입장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비가 그칠 때까지 역에서 한 시간 반 정도를 기다렸는데
다시 전화해봐도 강풍으로
입장 불가....
이날 느꼈던 좌절감은
으..........
요이치 역 바깥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돌아가야 한다니
정말 슬픈 날이었어요.
샤코탄 반도에 가지 못한 대신
오타루에 가보기 했어요.
여긴 드문드문 파란 하늘이 보이는데
왜 샤코탄은 강풍인지..
야속하기만 했어요.
오타루 거리를 걷다가
한국 요릿집을 발견해
반가워서 한 장 찍어봤던 사진이에요.
아무런 정보 없이
스시야도리에 있는 가게에 들어갔어요.
안녕하세요~
아무 정보 없이 들어온 가게 치고는
꽤 선방했어요.
이 당시엔 일본 스타일의 숙성한 스시가
제 입맛엔 잘 안 맞았지만
그래도 시장이 반찬이라고
맛있게 먹었답니다.
여름의 오타루는 처음이었어요.
이전 두 번의 방문은
모두 겨울이었는데..
아.. 하늘이 참 파래졌군요.
힝.. 샤코탄 블루..
신의 축복이 필요하다더니
이 날은 축복을 받지 못했었나 봐요 ㅎㅎ
오타루의 다이몬요코쵸같은 곳이죠.
테누키코지는 이전에도 구경만 했는데
이번에도 구경만..
유리공예 체험관을 지나
자그마한 오타루 자연 공방이란 곳에
들어갔어요.
아니 이 부엉이들
어쩜 좋아요.
도저히 가게 밖으로 나갈 수가 없었어요.
부엉이 벽시계가 너무 예뻐서
한참 고민하다가(비쌌거든요..ㅠ.ㅠ)
계획에 없던 지출을 하고야 말았습니다.
에이, 샤코탄도 못 갔는데
부엉이 시계라도 가져야겠다!!
이런 마음이었을 거예요.
지금도 침대 위에서
째깍째깍 잘 돌아가고 있답니다.
10년 동안 고장 한 번 없이
오타루의 기억을 떠올려 주고 있지요.
르 타오 초콜릿에 가서
시식용 초코를 몇 개 먹고
구경하는데
서방이 막.. 흥분의 도가니에 빠지고 있더라고요.
휘리릭 둘러보고
얼른 빠져나왔지요.
그리고 다음 차례는 롯카테이
사카모토 나오유키 화백이 그린
꽃 모양 포장지
롯카테이는 이 포장지로도 유명해요.
너무 예뻐서 보관하고 싶을 정도의
포장지인데
가게 앞에 조형물을 만들어놔서
보기가 참 좋았어요.
1층에 있는 스위츠들을 구경하고
시식도 좀 하고
아이스크림을 사서
2층으로 올라왔어요.
아즈키(팥) 소프트는 신제품이고
유키야 콩코는 롯카테이의 유명 제품이에요.
유키야콩코는
매장이 있는 곳으로 여행 갈 땐
아직도 즐겨 먹곤 해요.
몇 군데 가게를 더 둘러보고
오르골당도 간단히 둘러보고
쉬엄쉬엄 오타루 역에 와서
삿포로행 기차를 탔답니다.
뭔가 샤코탄이란 큰 이벤트가 빠져버려
김 빠진 하루였어요.
호텔에 가기 전
저녁으로 라멘을 먹기로 했어요.
조용한 곳에 있는 가게 중
맛난 라멘 가게가 어딨을까 찾다가
알게 된 가게예요.
깔끔하고 맛있었어요.
바삭바삭한 교자는
진리죠!
저녁 먹고 나오니 6시가 다 되어가요.
이래 저래 움직였더니
12시간이 조금 안되게 시간이 흘렀어요.
오도리 공원에
삿포로 여름 마츠리가 진행되고 있었어요.
이 날이 마지막 날이라
호텔에서 짐 좀 내려놓고 나와서
조금 구경하기로 했어요.
어두워진 공원
조명이 더욱 밝게 빛났고
봉오도리가 진행되었어요.
냉장고에 넣어놨던 맥주를 가져와
구경하면서 마셨어요.
그리고!!!!!!
옥수수!!!!!!!!
맛있는 옥수수!!!!!!!!!!!!!!!!!!!!
세상에 이건 과일이죠 과일
이걸 왜 이제야 먹었을까
막 오오오오오!!! 감동하면서 먹었어요.
마츠리를 즐기는 주민들을 뒤로하고
저흰 옥수수 냠냠하며 호텔로 돌아갔답니다.
이렇게 2011년 여름 여행이 끝났어요.
항상 여행 마지막 날은 아쉬워요.
다음 날 아침엔 비행기 타기 전까지
공항 놀이하며 재미나게 시간 보내고
집으로 돌아갔답니다.
이때만 해도 6박 7일 일정도 꽤 길게 생각했었는데
점점 일주일로는 간에 기별도 안 가는
그런 인간이 되고 말았죠.
다음엔 2012년 겨울 여행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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