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식사를 마친 후
직원분께서 잠자리를
언제 깔아드릴까요 물어보시길래
바로 해주셔도 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식사했던 큰 상을 치우고
남자 직원분이 오셔서
후닥후닥 자리를 깔아주십니다.
두 사람 잠자리를 어쩜 이렇게 빨리 해주시는지
깜짝 놀랐어요.
어두운 산속
갈 곳도 없고
다시 호숫가 선착장으로 왔습니다.
사진을 찍어보니
심령사진이 나오네요.
어딘가 기둥에 세워놓고
다시 찍어보았습니다.
플래시를 터뜨린 건 아니지만
어찌어찌
밤의 호숫가
심령사진을 성공(?)했습니다.
야속한 구름..
날이 맑았으면 나이트 크루즈를 하며
호수 위에서 별이 가득한 밤을
볼 예정이었는데 말이죠..
하지만
구름 낀 밤하늘도
역동적입니다.
크..이 하늘에 별이 있었다면..
또르르..
길가로 올라와 터널 쪽으로 갑니다.
문 닫힌 후쿠하라 호텔이 바로 옆이에요.
한 밤중 칠흑 같은 어둠 속
폐허(는 아니지만) 같은 건물,
딱 귀신 이야기할 각이긴 합니다.
무서워요..
얼른 빛이 보이는 쪽으로
이 시간에 여기까지 차를 몰고
올 사람도 없을 것 같고
과감하게 터널 안쪽을 걸어 보기로 합니다.
가까이 갈수록
점점 무서워지긴 합니다.
울림이 좋은 터널 안에서
노래를 불러봅니다.ㅋㅋ
에코 빵빵한 제 전용 노래방이었습니다.
서방이 뭐하는 짓이냐고
막 놀리네요.
오래오래 산책하면서
소화를 다 시키고 싶은데..
갈 곳이 없어요.
불 켜진 곳이 딱 이만큼입니다.
심령사진 찍는 것 말고는
할 게 없어요.
방 안에서 식사를 했더니
배가 더 부른 것 같고 답답한데
어쩔 수 없이
다시 방으로 가기로 합니다.
호텔 로비에 있던 액자입니다.
상형 문자 같은데
첫 글자가 ㄹ 같아서
재미나서 찍어보았어요.
조용한 산속에서 맞이하는 밤도
심심하지만 나름 마음에 들어요.
내일 아침엔 일찍 움직일 거라
배부르지만 잠들기로 합니다.
내일을 기대하며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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