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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 Education/창작과비평 서평단

[창비 스위치] #5_ 2023 겨울호 '202호' 돌봄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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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겨울

 

 

겨울이 시작되며 바로 겨울호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봄이 되고서야 겨울호 서평을 쓰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교사라면 누구나 바쁠 학년말...

때마침 번아웃이 온 저는 어떤 책도 읽지 못하고 

겨우겨우 좀비처럼 출근해서 수업과 업무를 병행하며 지냈어요.

 

입버릇처럼 말하던 게 

난 힘들 때 오히려 책으로 도망가

라는 말이었는데

이쯤 되니 책이고 뭐고 얼른 이 자리를 떠나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득했었답니다.

 

시계는 잘 돌아가 조금 긴 시간 여행을 갔고

가서 다시 한번 책을 읽을 수 있었어요.

여행 가방에 창비 겨울호를 넣을까 고민이 많았지만

너무 무거워서..ㅠ.ㅠ 

 

쉼 속에서 다 타버린 어떤 것들을 채워갔고

감사하게도 서평 기한을 늘려주셔서 

회복 후 천천히 글을 읽을 수 있었어요.

 

202호를 받고 바로 펼쳐보지 못한 이유는

커다랗게 쓰여있는 특집 제목 때문이었어요.

교사라면 누구나 고민에 빠지게 만드는 '돌봄'

물론 내용은 학교에서의 돌봄이 아니었지만 제목만으로도

머리가 지끈 거리게 만드는 상황이었답니다.

 

아이들에게 돌봄이 필요한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인데

지금 추진하는 것을 돌봄이라고 볼 수 있을까 고민이었어요.

그럼 우리가 지금까지 일상적으로 사용해 왔던 돌봄은 무엇일까요.

 

특집 내용을 보며 돌봄에 대해 생각합니다.

 

부모가 어린 자녀를 돌보고

자녀가 연세 드신 부모를 돌보고

복지 기관이 도움이 필요한 가족들을 돌보고

사람과 사람이 마음을 돌봅니다.

 

작가님들의 손을 거쳐 탄생한 돌봄에 대한 이야기는 참 따뜻하고 애틋합니다.

사람들이 함께 살기 위해, 삭막한 공간에서 살아가기 위해

돌봄이란 말은 꽤 많은 용기를 줍니다.

 

그렇다면 학교에서의 돌봄은 어디에 해당하는 걸까요?

다시 읽기 전 고민으로 돌아갑니다.

지금 추진되는 일에 학교'돌봄'이라는 말을 붙이는 게 합당할까요?

 

작가님들이 쓰신 돌봄에 대한 이야기들 어디에서도

학교'돌봄'의 그 돌봄에 해당하는 이야기는 없는 것 같아요.

 

 

 

돌봄

 

 

돌봄의 뜻은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거나 증진하고, 건강의 회복을 돕는 행위라고 합니다.

상대들 돕기 위해 잘 돌보기 위해선 때로 누군가의 희생도 필요하고

고민과 노력도 필요합니다.

 

저희 학교생활로 돌아와 생각해 봅니다.

전 아이들을 사랑하고 제가 가진 에너지 90% 이상을 아이들에게 쏟아부으며 살아요.

학교생활 전반에 걸쳐 1순위는 아이들이에요.

나머지 10%를 쪼개어 업무를 하고 제 삶을 살죠.

그래서 연말엔 번아웃이 오는 거고요.

 

그런 제게 아이들의 건강한 생활을 위해 에너지를 더 내놓아라라고 한다면

이게 맞는 것일까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창비에 담긴 돌봄을 읽어 봐도 답답함이 해결되지는 않는 답답한 날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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