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여행] #53 리스본에서 만난 소울푸드, Seoul Dessert

2022.08.10

 

 

전날 밤 문어밥과 젤라또까지 먹고 들어온 직후

전 갑자기 고열과 몸살, 배탈에 시달리게 되었어요.

 

혹시 코로나에 감염되면 어쩌나 확인차 가져온 체온계로 재어보니

계속 39도를 웃돌았습니다.

열이 39도를 넘기니 온몸이 덜덜 떨리더라고요.

숙소에 있던 엑스트라 이불까지 모두 꺼내서 겹겹이 덮었는데도

이빨까지 부딪치며 떨었어요.

 

코로나에 감염되었나 싶어서

가져간 키트로 검사하는데 계속 음성..

도대체 이건 뭐지.. 증상은 딱 코로나인데 음성만 나오니

답답하기만..

 

돌아갈 날이 얼마 안남았는데

이 시점에 코로나 검사를 한다면 격리되면서 출국을 못하게 될 거고

남편만 먼저 들어가게 해야 하나

저도 귀국하면 바로 출근인데 복무 처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너무 걱정이 되더라고요.

 

그렇게 힘든 밤을 보내고 열은 37도까지 내려갔지만

꼼짝도 못 하는 상황

 

 

 

 

 

제가 누워있는 사이 남편이 밖에 나가 바게트 샌드위치를 사 왔어요.

평소에도 이렇게 고열에 시달려본 적이 없어서

(코로나 확진 됐을 때도 저는 무증상 감염이었거든요...)

남편도 옆에서 당황하고 걱정하고..ㅠ.ㅠ

 

 

 

 

 

제가 좋아하는 까눌레도 사 오고

 

 

 

 

 

커피도 한 잔

 

혹시 한국 키트라서 음성이 나오나

포르투갈 코로나는 이쪽 키트로 검사해야 나오나

별 생각이 다 들어서

 

남편이 나갔을 때 사온 이쪽 키트로 다시 검사를 해봤어요.

다행히 계속 음성이라 우선 코로나 검사를 받는 건 미루고

원인을 찾아보기로 했어요.

 

 

 

 

 

저는 도저히 움직일 상황이 되지 않아서

남편 혼자 돌아보고 오라고 했는데

혼자 두고 나가기 걱정됐는지 이날은 그냥 계속 숙소에만 있었어요.

 

저는 가져간 타이레놀과 지사제 같은 약을 먹고 

계속 잠만 잤어요.

저녁즈음이 되니 배탈 증상은 여전했지만 열은 점점 가라앉아서 정상 체온이 되었습니다.

 

먹는 건 제대로 못 먹고 배탈이 계속 나서인지

이제는 배가 고픈데

왜 그런 거 있잖아요. 아플 때 생각나는 소울푸드 같은 거..

책도 있죠..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갑자기 떡볶이가 너무 먹고 싶은 거예요.

리스본에서 떡볶이를 먹을 수는 없겠지? 이야기했더니

서방이 구글에 서울 디저트라는 가게가 뜬다고 

떡볶이가 있다고 하네요.

 

 

 

 

병간호해주느라 미안했지만 염치 불구하고

그것 좀 사다 달라고 부탁했어요.

너무 아프니까 괜히 서럽고 배는 아프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고

 

그렇게 서울디저트라는 가게에서 떡볶이와 삼각김밥, 호떡

피자 가게에서 조각 피자를 사 왔어요.

 

 

 

씨앗호떡

 

 

호떡까지 있다니 정말 제대로 한국 분식집 콘셉트인가 봐요.

 

 

 

romana pizzeria

 

 

피자 한 박스

 

 

 

 

 

이런 것들로 채워왔어요.

 

 

 

 

 

 

 

 

제가 좋아하는 참치 토핑

 

 

 

 

 

떡볶이는 2인분에 18유로였대요.

가격은 후덜덜하네요.

 

 

 

 

 

떡볶이 맛을 보고 깜짝 놀란 게

현지인 입맛에 맞춘 떡볶이가 아니라

찐으로 우리나라에서 먹는 떡볶이 맛인 거예요.

색깔만 봐도 아시겠죠? 똑같아요. 

너무 맛있더라고요.

그런데 이쪽 친구들도 이 정도 맵기의 맛을 먹을 수 있는 걸까요?

 

삼각김밥은 조금 짰지만 떡볶이랑 호떡은 

그냥 우리나라식 맛이었어요.

 

남편 말로는 직원은 전부 현지인이지만

메뉴도 전부 한국어로 쓰여있었대요.

 

남편이 애써준 덕분에 저는 아플 때 먹고 싶은 음식을 먹었고

(피자는 못 먹었어요..ㅠ.ㅠ)

약 먹고 까무룩 잠들다 깨다를 반복하며 하루를 보냈어요.

 

저같이 갑자기 한국 분식이 먹고 싶은 분들은

리스본에 있는 서울 디저트를 꼭 기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