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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s Journey /Hokkaido 15th_Hakodate&Obihiro&Sapporo

15th Hokkaido #5 하나노유_졸리젤리피쉬_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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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26



오늘의 온천은 라무진 마스터가 소개해준 곳으로 가기로했다.

버스를 타고 가야하지만 꽤 괜찮은 곳이라고 꼭 가보라고 권해주셔서 부랴부랴 버스번호 찾고 오픈한지 알아보고 호텔을 나섰다.







버스 정류장 가기 전에 하코다테 역좀 둘러보았다.

여전히 많은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었고, 내부 공사는 다 끝나있었다.






시간이 다 되어가서 5번 노리바에 왔다.

걸음도 빠르고 사진도 많이 찍는 서방님은 내가 사진을 찍고 있는지는 관심이 없는게지..

계속 사진 안에 등장한다.

(자기 얼굴은 소중하다고 공개도 못하게 하면서..칫)







버스 시간표 다시 한 번 확인..

우리가 탈 버스는 130번~









하코다테 여행 중 버스를 타고 번화가 밖으로 나가보는 것은 처음인데..

평일이고 느즈막한 오전이라 그런지 차내에는 어르신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코다테 역을 출발하고 한 50분쯤 지난 것같다.

꾸벅꾸벅 졸다가 구불구불한 마을 길을 보다가 몽롱한 상태로 차에서 내렸다.


정류장 앞에 버스 기다리라고 작은 공간을 만들어놓았는데, 버스 그림이 너무 귀여워서 찍는 찰나..

서방님 또 등장.. 힝..ㅠ.ㅠ  


돌아가는 버스 시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돌아가는 버스 시간표








오늘의 온천은 유모토 하나노유(湯元花の湯)






주차장도 크고 건물 외관도 커보인다.

쇼-가츠 장식도 되어있고, 

우리나라 사람들도 설날 맞이 목욕하듯이 일본 사람들도 그런 마음일까..


여기저기 사람들이 꽤 많다.



  



門松(카도마츠)라고 불리는 장식은 대나무에 솔가지를 장식해서 꾸미는데 천수(天壽)를 누리며 장수하라는 기원을 담고 있다고 한다.

대나무 잘라놓은 단면이 꼭 웃는 입같아서 볼 때마다 만화 캐릭터를 보는 느낌이었다.






온천 입구에 작은 정자같은게 보이길래 뭔가 하고 가보았더니

온천수를 보여주고 있었다.


사진을 찍으려고 하니 사진 오른쪽에 나오신 할머님께서 뭐라뭐라 말을 거신다.

아무 부담없이 유창하게 빠른 일본어로 얘기하시는 것을 보니 우리를 일본인 관광객으로 보신 듯했다.


들어가서 사진 찍을 때 조심하라고(사진 찍으면 안된다는 말이 아니라..ㅎㅎ)

로비에서 아저씨들이 막 벗고 돌아다니는 분도 있고, 내가 원하는 사진이 안나올 수도 있다는 말을 하시면서

아저씨들이 참 주책이야..하는 듯한 장난끼 어린 웃음을 짓고 가셨다.







따뜻한 열기를 뿜으면 물이 보글보글 올라온다.

아~ 얼른 들어가자~~~






자판기에서 티켓을 뽑고 제출하고 들어오니 로비가 아주 넓었다.

온천 좀 하다가 마사지를 받을 예정이라 한 시간 뒤에 로비에서 만나기로했다.


실내탕도 매우 넓었고, 노천탕도 여러 탕으로 나뉘어져 사용하기 편했다.

예전엔 목욕하면서 잠을 잘 수 있을 정도로 실내탕 사용에 문제가 없었는데, 나이들어 그런가..엄마 닮아 그런가..

어느 순간부터 실내탕이고 사우나고.. 안에서는 5분을 버틸 수가 없게되어

온천할 때 노천탕의 유무는 매우 중요한 사항이 되어버렸다.








온천 하기 전에 미리 시간을 예약해놓았다.

이곳에서 마사지는 예전에 산요안에서 에스테틱 마사지 한 번 받아본 것 말고는 처음이다.

설명 상으로는 우리나라에서 받는 것과 비슷할 것같아 신청했다.

가격은 우리나라와 비슷비슷


옷을 갈아입고 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본인 옷을 입고 누워서 받는 형식인데

그건 조금 불편했지만, 마사지사분이 힘이 엄청 좋아서 

돌덩이같은 어깨와 등판을 조금은 풀어주셨다.


자기가 본 사람 중에 어깨가 가장 딱딱하다고 .. 도대체 무슨일을 하시냐고.. 물어보셨다.

흑.. 선생입니다..


"아, 한국도 선생님은 힘들군요..일본도 몬스터부모때문에 선생님들이 많이 힘듭니다." 


세상의 모든 선생님들 화이팅!!







90분간 마사지를 받고 한 번 더 노천탕에 들어가 몸을 풀어주었다.

물안에서 나가기 싫었지만, 더 있다간 현기증으로 쓰러질 것같아서 30분 정도 있다가 밖으로 나왔다.


원래 목욕 후에 마시는 우유가 젤 맛있는데

여긴 커피우유에 소프트를 넣어준다길래 1석2조다 싶어 한 잔(?)씩 마셨다.





마스터 사모님이 챙겨주신 선물 중 한 가지인 캔디

뉴질랜드 마누카 꿀이랑 몸에 좋은 여러가지가 들어간 것으로 

단맛은 꿀의 단맛 뿐이라서 강하지 않아 먹기 좋았다. 여행 끝날 때까지 아껴먹어야징~


버스시간에 맞춰 밖으러 나오니 비가 내리기시작했다. 눈을 내려주세요..비 말고..ㅠ.ㅠ


호텔에 돌아와 허물벗듯 하나하나 떨궈버리고 침대 속으로 들어갔다.

잠만 잔다고 구박하는 서방에게  부러우면 너도 자던가.. 한마디 하고는 

온천과 마사지로 나른해짐 몸에게 잠을 선물로 주었다.





4시면 어두워지는 홋카이도의 겨울..6시도 안되었는데 거리는 한밤중 같다.

점심을 안먹었기때문에 이른 저녁을 먹으러 가기로했다.





오늘 저녁은 졸리젤리피쉬 

오픈시간에 맞춰 온 사람들이 문 밖에서 대기 중이었다.






우리는 2층 테이블에 앉았는데 앉고 보니 옆으로 한국 커플이 있다. 확실히 크리스마스 시즌에 많이들 오시는구나..


나중엔 1층 카운터석에 앉아도 좋겠다는 생각~







내가 주문한 치킨스테피

아웅~ 윤기가 좌르르~~


아마도 버터로 볶았을 밥에서 고소한 향이 솔솔~






버섯 스프가 있어서 시켜보았다.

소꿉놀이같이 생긴 그릇에 담겨나왔는데..





한 입 먹어보니 묽게 끓여진 계란탕 맛이 났다.

ㅋㅋㅋ 아 웃겨..


걘적으로 스프라고 하면 왠지 걸죽한 크림스프를 떠올려서 이런 묽은 아이들이 나오면 매번 당황한다.







서방이 한참만에 고르고 시킨 나폴리탄

쏘야 맛이 난다고 막 웃길래 나도 먹어보니 정말 그리운 쏘야의 맛이났다.ㅋㅋㅋ


아우..맥주 한 잔 마셔야하는거 아냐?



일본어와 한국어와 중국어가 혼합되어 들리는 공간에서 뭔가 재미난 맛이나는 음식들을 먹으며 저녁시간을 보냈다.







식사를 마치고 쿠죠로 발걸음을 옮겼다.

겨울비 내리는 하코다테의 밤거리도 참 예쁘구나..







지난 겨울엔 이 가로등이 눈에 쌓여있었는데..







오래 전 디자인을 한 전차도 한 장..






니지켄자카

장식된 나무들이 어두운 언덕을 예쁘게 밝혀주고있다.







쿠조 도착~





응? 오픈한건가?

어제 라무진 마스터가 우리 간다고 전화해주셨는데.. 아직 준비중이신가?

셔터에..쉬는날이 월화라고 써있는데.. 오늘 월요일인데..뭐지...


암튼 문 안으로 불이 켜져있어서 안으로 들어갔다.


오랫만입니다.. 인사를 나누고 앉는데,  실내 분위기가 영업시작하는 분위기가 아닌.. 뭔가 좀 이상하다..

이상한 기분에 혹시 오늘 쉬는날이냐고 여쭤보니 쉬는 날이 맞다고 하신다.


에에에에에!!!!  

어제 라무진 마스터가 전화하셨을 때 쉬는 날이라고 말해주시지.. 왜 오라고 하셨어요..ㅠ.ㅠ

죄송합니다. 사과드렸더니

스페셜게스트인데 당연히 문 열어줘야지 라고 말씀해주셨다. (우리 하코다테에 보름이나 있을건데.... 다른 날 열어주셔도 되는데...흑흑..)


그러나 스페셜게스트라는 말에 또 한 번 감동..

오늘 여기서 감사한 마음으로 많이 먹자.. (저녁 괜히 먹었엉..)







오토시 등장~

쿠죠 마스터도 음식 솜씨가 장난 아니게 훌륭하시다.

스테이크가 입안에서 살살 녹아 넘어간다.






원래 에델필스를 한 잔 마시려고 했었는데, 여름 한정이라고..

안주는 사시미와 규모츠나베를 추천해주셔서 기다리는 동안 우선 준비운동으로 삿포로 맥주 한 잔 ~





사시미 등장~

어우 신선해~














사케 좋아하지만 잘 몰라서 어떻게 마시는게 좋겠냐고 여쭤보았다.

평소 어떤 맛을 좋아하는지 이것저것 물어보시더니 각각 다른 사케를 따라주셨다.


사케도 와인 보졸레누보처럼 그 해 첫번째 사케가 나온다고 맛보여주시고

계속 다른 것들로 각자 입맛에 맛는 사케를 꺼내주셨다.







유자소스에 절인 타라코

유자 향 덕분에 상큼한 맛이 났다.





사케는 한 잔에 700엔~






규모츠나베


아아.. 내인생 최고의 국물요리를 만났구나.

국물이 너무 단백하고, 채소의 달콤한 맛과 고기육수가 얼마나 잘 어우러지는지


두부는 또 얼마나 맛있는지..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음식은 처음 먹어본다..


너무너무 맛있어요! 마스터 최고!!!

요란 법석을 떨어도 사람좋게 웃고만 계신다. 


두부를 나혼자 다 건져먹고 있으니 마스터가 두부공장이 가까운 곳에 있다고, 수요일엔 일반인들에게 1회용기에 들어있는 두부를 판매하니까 가보라고 하셨다.

지도를 보며 골목골목 알려주시면서 거기 가서 자기 소개로 왔다고 하면 잘 해줄거라고 메모도 써주셨다. ㅎㅎㅎㅎ  



우리가 쿠죠 마스터를 좋아하는 이유가 사케와 음식이 훌륭해서도 그렇지만, 우리와 생각하는 뿌리가 같은 분이기 때문에다.

역사적인 인식부터 일반적인 삶에서 추구하는 가치까지.. 한국에서도 이런 분을 만나보지 못했는데 

이야기하면 할 수록 마스터의 생각에 박수를 보내고 가르침을 받기도한다.


일본은 친구라는 개념 안에서 나이 차를 크게 염두에 두지 않는데, 덕분에 이런 분들과도 편하게 얘기할 수 있지 않았나싶다.


일본 역사의 잘못된 부분 뿐 아니라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문제도 자세히 알고 계셔서 깜짝 놀랐다. 

일본인과 5.18에 대해 얘기할 날이 오리라고 누가 생각했을까..ㅎㅎ



이런저런 얘기하다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버려서

며칠 뒤에 오기로 예약을 하고 가게를 나섰다. 








규모츠나베의 감동의 쓰나미를 이야기하며 호텔로 돌아와 이것저것 정리하다보니 사모님이 주신 선물 2탄 과실액이 생각났다. 

음.. 한달이나 있을건데 이걸 그냥 두었다가 한국에 가져가는 것 옳지 않아....

여기서 먹어야겠어..그치?


물과 잘 섞어서 패트병에 넣고 냉장고에 넣어두었다가 내일 부터 마셔야지~



느긋하고 맛있었던 오늘 하루도 이렇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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