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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s Journey /Hokkaido 20th_Kamikawa&Obihiro

20th Hokkaido_ #58 나키우사기를 찾아서, 히가시누푸카우시누푸리(東ヌプカウシヌプリ)트래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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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낮 일정은

트래킹이에요.

여행 오기 전 Boreal Forest라는 곳에

미리 예약을 했습니다.

 

이메일로 신청서를 보내고

확인을 받은 후에야

신청이 완료가 됩니다.

 

확인받을 때 여러 가지 질문을 하세요.

일본어를 할 수 있는지를 매우 중요시했어요.

원시림 속으로 트래킹을 하는데

위험한 일이 발생할 수 있으니

언어에 문제가 없어야 하고

건강 상태라던가, 먹는 약이 있다던가

하나하나 꼼꼼히 물어보았습니다.

 

하긴 거기서 다치면

병원 가는 데만도 한 시간 걸리지 싶었으니까요..

 

 

 

호텔 앞에서 가이드 분을 만나

오늘 어떤 콘셉트로 트래킹을 하고 싶은지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나키우사기가 보고 싶어서 가이드분께 이야길 했더니

그럼 조금 힘들어도 우는토끼를 만날 확률이

높은 코스로 가자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도착한 곳이 

히가시누푸카우시누푸리(東ヌプカウシヌプリ)에요.

해발 1252.2m인 산입니다.

정상에 가는 건 아니고 

풍혈 지대 쪽에 나키우사기가 많다고 하여

그즈음을 확인할 예정이에요.

 

 

 

풍혈 지대에 대한 안내

 

 

 

도로변에 차를 세워놓고

등산을 시작합니다.

 

하아.. 등산.. 

평지 트래킹 예정이었는데

나키우사기에 빠져버려서.. 

그 녀석을 보기 전에

이 산을 오를 수 있을지가 걱정이긴 하네요..

 

 

 

아침에 비해 날이 흐려졌어요.

 

 

 

가이드분은 인상도 너무 좋으시고

차분하게 조곤조곤 설명해주시는 스타일이

너무 좋았어요.

 

말 하나하나 안에

자연을 사랑하고, 신비로워하는 마음이

그대로 전달되어서 

이런 분께 가이드받다니 참 다행이다

생각했답니다.

 

작고 예쁜 꽃들도

놓치지 않고 다 볼 수 있도록

걸음을 멈춰가며 설명해주셨어요.

 

 

 

 

 

 

 

 

살짝 젖은 흙냄새가

참 좋습니다.

풀 냄새 흙냄새 가득한

이 산길을 오르고 나면

몸 안이 깨끗해질 것만 같아요.

 

 

 

버섯

 

 

 

(아마도) 소나무를 보다가

가이드분께서 여기 보라고 

바닥의 작은 새싹을 찾아 보여주셨어요.

 

이 커다란 나무의 싹이

이렇게 작답니다~ 하면서요.

이 싹도 시간이 한참 지난 녀석이더라고요.

 

이 새싹이 저렇게 큰 나무가 된다니

자연은 참 신비로워요.

 

 

 

커다란 침엽수 옆에 

활엽수도 있고

이렇게 고산지대에

여러 종의 나무들이 있다는 게

신기해요.

 

 

 

 

 

키 큰 나무들이 많아서인지

다양한 이끼들이 많이 있었어요.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보던 것도 있었고

처음 보는 이끼도 많았어요.

 

 

 

 

 

너무너무 작아서

카메라를 바로 앞에 놓고 찍었는데도

제대로 보이질 않아요.

 

이런 꼬꼬마 녀석들을

가이드분께서는 어쩜 그리 잘 찾아내시는지..

 

 

 

죽은 나무들은

또 다른 식물들의 서식지가 되고

숲은 그렇게 공존하는 곳이 됩니다.

 

 

 

가이드분께서 퀴즈를 내셨어요.

이게 뭘까요..

 

아.. 이거 다른 곳 트래킹 할 때 

설명 들어서 알았던 건데..

힌트를 듣고서야 맞출 수 있었어요.

 

겨울에 나무속 수분이 얼면서

부피가 커져서 이렇게 갈라지는 거라고..

조용한 겨울 숲

산을 울리며 땅~ 하는 소리를

자주 들을 수 있다고 했어요.

큰 나무들이 갈라지면서

어마어마한 소리를 내거든요..

 

한겨울 트래킹에서는 저도 직접 들은 적이 있어요.

 

 

 

 

 

서로 다른 이끼들이 

나무기둥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색깔이 모두 달라요.

 

 

 

벌레가 다녔던 자국

 

 

 

 

 

벌레를 잡아먹은 자국

 

 

 

 

 

불꽃놀이 미니어처를 보는 기분이에요.

퐁~퐁~ 하는 앙증맞은 효과음과 함께

초록 초록한 불꽃놀이가 한창입니다.

 

 

 

태풍으로 쓰러진 나무입니다.

뿌리까지 뽑혀 쓰러진 나무인데

줄기는 하늘로 솟아 올라 아직도 살아있어요.

대단한 생명력입니다.

 

 

 

이 녀석도 태풍의 잔해

 

 

 

왜인지 콧물 흘리는 트롤 같아 보였던

나무와 이끼

 

 

 

콧물 줄줄 ㅋㅋㅋ

 

 

 

 

 

서로 다른 두 나무가

마치 하나인 것처럼

 

 

 

단풍 씨앗

 

 

 

와우~ 여기도 불꽃놀이 한창이네요.

 

 

 

 

 

몇 년 전 홋카이도를 강타했던 태풍 때

이곳도 많은 나무들이 쓰러지고

산사태가 있었다고 해요.

 

하지만 이 잔해들을 다 치우지 않고

아주 위험한 것들만 정리했다고 해요.

그 상태로 자연은 또 그렇게 살아가는 거라고

 

 

 

 

넘어지고 쓰러지고

돌이 굴러온 그대로입니다.

 

 

 

 

 

한참을 올라와 풍혈 지대에 도착했습니다.

여기저기 자연스럽게 생성된 구멍들이

많이 있어요.

 

확실히 다른 곳보다

기온도 낮은 게 체감됩니다.

 

 

 

이쪽에 나키우사기가 자주 출몰한다는데..

워낙 경계심이 많아서..(당연하겠죠..)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하십니다.

 

여기저기서 하이톤의

째지는 새소리 같은 게 들려요.

저게 우는토끼의 우는 소리라고 합니다.

아아.. 가까이 있는데 

보고 싶은데.. 

볼 수 있을까요..

 

 

 

가이드분께서 온도계를

풍혈 중 한 군데에 대어봅니다.

17도를 나타내더니

 

 

 

금방 1도

 

 

 

이번엔 2도

 

 

 

이번엔 4도나 더 떨어집니다.

 

손을 가까이 대어보니

손 시려울 정도의 찬 바람이 불어와요.

천연 냉장고입니다.

 

홋카이도는 음식이 어는 걸 방지하려고

냉장고를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하더니

이 정도 찬바람이라면 

정말 그랬겠어요.

 

 

 

 

 

 

 

이끼들 사이에 노란 버섯 하나

 

 

 

다른 구멍에 온도계를 넣어보니

8도

 

 

 

7도입니다.

 

이 근처 초등학교 아이들이

체험학습을 오면

이런 온도계를 하나씩 들고

가장 낮은 온도를 나타내는 

풍혈 찾기를 한다고 해요.

 

 

 

음.. 토끼가 너무 보고 싶어서인가

저 풍혈과 주변 나무 돌들이

토끼처럼 보이네요.

 

 

 

나오라는 토끼는 안 나오고

나키우사기의 화장실을 찾았습니다.

욘석들 똑똑하게도

꼭 화장실에서만 일을 본다고 하네요.

 

 

 

 

 

 

 

 

 

이 돌에 있는 문양들은

누가 그리거나

얼룩 같은 게 아니래요.

그냥 처음부터 있던 무늬들이래요.

 

 

 

하얀 원도 이 돌의 원래 무늬

 

 

 

 

 

가이드분께서 직접 타 오신

레몬티를 한 잔씩 마시고

내려가기로 했습니다.

 

우는토끼를 보지 못해서

너무 미안하다고 

어유.. 자연에 사는 애들 어떻게 그리 쉽게 보겠어요.

괜찮다고 말씀드리는데도

너무 미안해하시네요.

 

 

 

 

 

앗, 여기도 소나무 어린이가 있어요.

아마 7살쯤 되었을 거라고 하셨어요.

 

 

 

 

 

 

 

벌레같이 생긴 버섯

 

 

 

 

 

가이드분께서 두 번째 퀴즈를 내셨습니다.

이건 벌레가 먹은 자국이에요.

 

어떻게 이렇게 일렬로 먹을 수 있었을까요?

 

 

 

여기도 있네요.

일렬로 구멍을 내었고 

크기도 작은 것에서부터 점점 커진..

 

애벌레가 꿀렁꿀렁 기어가며

먹은 게 아닐까요 대답했더니

 

 

 

이게 정답이라고 하십니다. 

ㅎㅎㅎ

 

이 잎의 새순이에요.

이렇게 돌돌 말려서 나오는데

벌레가 이걸 그리 좋아한답니다.

 

돌돌 말린 상태로 애벌레가 

아작아작 씹어먹으니

위에 사진처럼 일렬로 구멍이 뽕뽕 나게 된 것이지요.

 

 

 

죽은 나무에서

새로이 자라는 어린 녀석들

 

 

 

 

 

산호초 같은 모양의 버섯

 

 

 

이 풀의 높이를 보면

겨울에 이쪽에 눈이 얼마나 쌓이는지

알 수 있다고 합니다.

 

눈이 딱 이 녀석들 키만큼 쌓인데요.

키가 큰 녀석들이 있는 곳은

아주 높이 쌓이고

키 작은 녀석들이 있는 곳은

딱 그만큼만 쌓여서

눈이 쌓이는 높이를 측정하는 

지표 식물이 되어준다고 합니다.

 

 

 

 

 

 

 

이제 다 내려왔습니다.

 

차를 타고 이동하는데

호텔 가는 길에

한 군데만 더 들려보자고 하시네요.

거기선 토끼를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아이고.. 정말 보고 싶긴 하지만 폐를 끼치는 건 아닌지..)

 

 

 

 

신기하게 생긴 꽃들이 있어요

 

 

 

 

 

사슴이 이 식물의 꽃을 좋아해서

잘 뜯어먹는데요.

하지만 잎은 싫어해서

이렇게 퉤 뱉어놓고 간다고 합니다.

길에 나뭇잎만 즐비합니다.

 

 

 

좁고 가파른 길을 올라갑니다.

여기저기서 나키우사기 우는 소리가

들려와요.

어디 있니~ 나 나쁜 사람 아니야

얼굴 한 번 보여주렴

 

쟤네들 외국인은 싫어하나 봐요 

제가 이렇게 말하니

가이드분께서 깜짝 놀라시며

아니라고 차별하는 거 아니라고..

(아우 귀여 우서라~)

 

 

 

 

 

 

 

 

 

와우.. 이 큰 나무도

태풍을 이기지 못하고 넘어갔군요..

 

 

 

 

 

 

 

여기도 풍혈이 있어요.

 

 

 

 

 

 

사실 이 녀석 만나기가 워낙 힘들어서

사진 찍으려는 사람들이 나올 때까지

자리 잡고 기다린다고 해요.

 

저희도 조금 올라갔다가 내려오니

어떤 아저씨께서 차에 살림을 차려놓고

저희에게 말을 거시더라고요.

 

오늘은 아마 못 볼 거라고 ㅠ.ㅠ

 

소리는 잔뜩 들었고

응가도 구경했으니 괜찮아요.ㅎㅎ

다음에 또 도전해볼게요.

 

 

 

시간이 훨씬 오버되었는데

가이드분께서 한 군데 더 가자고 

차 없으면 보기 힘든 곳 보여주신다고

 

호텔이 있는 곳과 반대방향의

호수 끝자락에 데려가 주셨어요.

 

 

 

여기서 세 번째 퀴즈

아유 울 가이드님 퀴즈 너무 좋아하십니다.

 

물속에 있는 이 선로는 

어떤 용도일까요?

 

 

 

깨끗한 물 속에 선로가 있는 걸 보니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장면이 생각나네요.

가오나시와 함께 기차를 타고 가던 

그 장면이요.

 

정답은 겨울에 호수가 얼면

유람선을 끌어올리는데

이 선로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트래킹용 장화를 신었으니

물에 한 번 들어가 보라고 하셔서

성큼성큼 들어가 봅니다.

 

 

 

 

 

이렇게 깔끔한 가이드는 처음 경험해봤어요.

쓸데없는 농담 하면서 지나가는 게 아니라

한 걸음 한 걸음 

발 밑에 있는 작은 생명 하나까지

모두 소개해주시고 설명해주시면서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매우 담백한 시간이었습니다.

 

네이처센터와 보레알 포레스트 두 군데 중에서

어느 곳에 트래킹 신청을 할까 고민하다가

보레알을 했는데 정말 다행이란 생각을 했어요.

 

산을 사랑하시고

자연을 사랑하시는 

생명을 존중하시는 가이드분 덕분에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호텔에 가면

아마 이불 위에 쓰러질 차례인 것 같습니다.

 

 

 

 

https://www.boreal-forest.jp/

 

然別湖ガイドサービス【ボレアルフォレスト】北海道でカヌー&トレッキング

北海道の大雪山国立公園内にある然別湖(しかりべつこ)を中心に、カヌーやトレッキング、冬はスノーシューのガイドサービスを行っている『ボレアルフォレスト』の公式サイトです。北方の自然とふれ合う多彩なプログラムをご用意しています。

www.boreal-forest.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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